신문의 위기와 역할
신문의 위기와 역할
  • 시민의소리
  • 승인 2007.04.1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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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가밝아오니]김용주 언론중재위원회 사무총장

4월 7일은 신문의 날이다. 4월 7일은 우리 나라 최초의 민간 신문인 ‘독립신문’ 창간일이다.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신문편집인협회가 1957년에 제정했다.

독립신문은 서재필을 중심으로 한 개화파 인사들이 창간했다. 창간 당시 독립신문은 4면을 주 3회 걸쳐 발간했고, 한글을 전용했다. 또 읽기 편하도록 띄어쓰기를 실시했다. 독립신문은 창간사에서 불편부당한 전 국민의 대변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독립신문은 조선이 열강의 각축장이 되었던 시기에 발간됐다. 이 신문은 대외적으로 자주독립국가를, 대내적으로 대의 민주주의를 이루려고 했다. 독립신문에 게재된 기사는 당시 정책에도 크게 반영되어 사회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이렇듯 독립신문의 존재는 다른 민간 신문의 발간을 자극해 언론발달에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110년이 지난 독립신문의 역할과 위상을 다시금 되새기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오늘날 신문의 위기는 신문이 가져야할 본질적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데서 비롯된다. 독자들을 우선시하고, 국가의 발전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신문이 있는지 반성해야한다.

독자들은 신문을 안 읽고, 신문을 신뢰하지 않는다. 시민들은 포털을 통해서 뉴스를 소비하고, 인터넷매체에 대한 신뢰도는 기존 신문의 그것보다 높게 나타난다. 물론 이러한 문제는 언론만의 문제는 아니다. 사회구성원의 의식이 변하고, 신문 산업의 시스템도 변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신문이 가지고 있는 특수한 사회적 역할은 분명히 존재한다. 지난 6일 신문의 날 기념대회에서 장대환 한국신문협회 회장은 신문의 역할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장 회장은 ‘신문은 냉철한 분석과 합리적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창조적 의제들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좋은 지적이다.

최근 한미 FTA가 체결되었다. 시민들의 대다수는 한미 FTA의 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한미 FTA를 둘러싼 찬반 양 세력간의 갈등만을 보도로 접하고 있을 뿐이다. 신문이 해야 할 일이 명확해진다. 체결된 한미 FTA 내용이 무엇인지, 문제점은 있는지, 그 파급효과는 어떻게 되는지 상세히 전달해야한다. 독자들에게 정확하고 심도있게 전달할 수 있는 언론 매체는 신문이다.

또 올해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다. 국가의 지도자를 뽑는 일이다. 시민들은 지도자가 될 사람에 대해 무한한 그리고 객관적인 정보를 원한다. 신문이 해야 할 일이다. 단순히 후보자들이 제시하는 정보만을 전달해서는 안된다. 후보자들이 내세우는 공약을 철저히 검증해야한다. 물론 후보자들의 도덕성 시비도 확실히 밝혀야 한다. 그것이 신문에게 주어진 사회적 역할이다.

몇몇 신문사에서 참신하고 알뜰한 기획기사를 연재했다. 바람직한 일이다. 기획기사를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철저히 해부하고,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할 비전을 제시해야한다. 신문은 단순한 속보 경쟁을 통해 경쟁의 우위를 점할 수는 없다. 신문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충분히 살려 독자들을 끌어모아야 한다. 또한 이를 통해 올바른 정책들을 확대 재생산해 나가야 한다. 

신문을 구독하지 않는 가정의 30%가 앞으로 신문을 구독한다고 한다. 신문의 날을 맞아 한국신문협회가 신문 비구독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이다. 위기는 기회다. 명확한 의제설정과 정확한 사실 전달을 한다면 우리 신문은 독자들의 무한한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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