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부리고 화내면 행복에서 멀어지지요”
“욕심 부리고 화내면 행복에서 멀어지지요”
  • 최유진 기자
  • 승인 2007.03.17 12: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생공빈(共生共貧)’사상의 선구자, 스치다 다카시 씨 광주강연

▲ 일본인 환경운동가 스치다 다카시 씨.
지난 13일 광주 북구 용봉동에 위치한 ‘미래에서 온 교회’에선 일본의 저명한 환경운동가 스치다 다카시(73)씨를 초청해 현대공업사회에 대한 ‘조용한’ 비판과 생명평화의 메시지를 전해 듣는 강연회가 열렸다.

생명과 환경을 생각하는 종교인 모임·광주한살림·전남광주생명평화결사 등이 마련한 이번 강연회에서 그는 “내 생활이 당연히 풍족하고 잘 살아야 한다는 횡포를 반성해야 한다”며 “좀더 작게, 천천히, 온화롭게 살면 행복과 평화가 온다”고 강조했다.

금속공학자, 대학교수로서 기술문명을 대변해 왔던 그가 자연에 순종하며 사는 삶, 공생공영이 아닌 공생공빈의 길만이 현대 문명을 구할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73년부터 ‘쓰고 버리는 시대를 생각하는 모임’을 설립해 30여년 이상을 직접 유기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의 저서 ‘공생공빈 21세기를 사는 길’의 한글 번역본 추천사를 쓴 이현주 목사는 “아무리 보아도 절망적이며 비관적인 현실에서 그것을 바꾸려는 사회변혁운동에 한평생 몸담아 살았는데도 나이를 먹으면서 전보다 더욱 밝고 희망적인 사람으로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그가 사회변혁운동을 제대로 했다는 증거다. 제 속이 먼저 뜨겁지 않고서야 어찌 남을 덥혀줄 수 있겠는가?”라며 그의 삶 자세를 극찬했다.

다카시 씨는 이 날 자연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공업,과학 문명에 대해 신랄한 비판과 함께 자연을 따라 즐겁게 사는 삶 자체에 평화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평화로운 세상이란 같이 가난하게 사는 길 밖에 없다”며 “내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른 존재들이 함께 살아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기물의 유한함을 알고 많이 차지하려는 욕심을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

그는 “욕심을 많이 내면 확실한 진실을 볼 수 없다. 오만해지면 잘못된 길을 찾아가기 마련이다”라는 알 듯 모를 듯한 명제를 화두처럼 던졌다. 

덧붙여, 지난 세기 인류가 겪어야 했던 세계대전의 참혹함도 자본,자원에 대한 욕심이 부른 범죄행위이고 일본의 한국 식민지지배, 미국의 이라크 침공 등의 제국주의적 정책도 남(타국)의 것을 빼앗아 배를 채우는 일이라며 개탄했다. 결국 그들은 제 욕심을 채우려다 곧 스스로의 생명도 잃게 돼 몰락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예측이다.    

그는 강연회에서 줄곧 작은 일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욕심과 화를 내지 않고 서로가 가난해 지려고 마음먹는 것부터 평화가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강연회의 끝자락엔 “현실은 급속히 절망과 파국으로 치닫는 것에 비해 선생의 생명평화운동의 방식이 너무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물음이 던져졌다.

이 물음에 그는 “탐욕과 분노, 경제력(돈)을 가진 사람은 마치 힘이 있고 적극적인 사람인 듯 보이지만 그런 사람은 오래가지 못한다”며, “목소리만 크고 과격한 사람은 쉽게 포기하는 것을 봐왔기 때문에 난 조용하지만 비굴하지 않게 내 소임을 다할 것”이라며 긴 강연을 마쳤다.

다카시 씨는 이날 광주 강연을 마치고, 다음 날엔 전주, 대전 등 '공생공빈(共生共貧)’사상을 설파하기 위해 전국을 순회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