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과 협박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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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의소리
  • 승인 2007.03.1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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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의 눈]곽규호(편집장)

한국은 지난 해 11월 뼛조각이 들어있다는 이유로 반송 조치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했다. 우리 정부가 이같은 조치를 취한 배경에 역학적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다만 추측되는 것은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으면 한미FTA 협상 진행에 방해가 되어서 그랬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이다.

뼈 없는 미국산 쇠고기, 혹은 아주 작은 뼛조각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는 광우병에서 안전할까. 우리의 우려는 안전하다는 의학적 증거가 제시되지 않은 채 쇠고기 수입이 자유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산 쇠고기, 안전할까

“미국에서 광우병이 처음 확인된 것은 지난 2003년이다. 그해 봄 미국 서북부 워싱턴주의 작은 도시 골든델에서 아홉달 된 수소가 한쪽 뇌가 도려내어져 없어지고, 생식기가 뽑힌 채 사라졌다. 도륙된 소는 양쪽 눈과 혀, 목근육까지 도려내어져 있었다. 누군가가 예리한 수술도구를 이용하여 검사 샘플을 채취한 것이었다.

그리고 몇 달 후인 2003년 12월 23일, 이곳에서 불과 96km 떨어진 곳에서 미국의 첫번째 광우병이 확인되었다.

한편 1989년에 작고한 리처드 마시 박사는 기립불능증에 있는 소를 갈아서 밍크의 사료로 쓴 결과 밍크의 광우병인 전염성밍크뇌증(TME)이 발생한 사실을 밝혀냈다. 마시 박사가 발견한 증거는 광우병이 이미 미국 도처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고려원북스 간 ‘얼굴없는 공포, 광우병 그리고 숨겨진 치매’에서)

백과사전을 살펴보면 광우병은 소에게 발생하는 전염성 뇌질환의 일종. 4∼5세의 다 자란 소에서 주로 발생하는 폐사성 신경질환을 말한다. 치명적인 사실은 광우병에 걸린 소의 고기나 뇌를 먹은 사람이 이 병에 걸릴 수도 있다는 것. 영국에서 매년 50명 정도가 이 질환으로 사망한다는 보고는 쇠고기가 올라온 식탁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미FTA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웬디 커틀러는 지난 8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쇠고기 수입 개방과 관련한 그의 발언은 충격적이다.

우선 그는 “한국측이 뼈없는 쇠고기를 수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제안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 (광우병 등 우려로 쇠고기에 뼈가 없어야 한다는 것은) 과학적 근거를 갖는 게 아니고 상업적으로도 지속가능한 형태가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다. 뼈 있는 쇠고기까지 수입을 개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더 나아가 “쇠고기 완전 개방 없는 FTA는 없다”고까지 발언했다. 협상대표의 거침없는 협박성 발언이다.

커틀러 대표의 발언은 우리 국민으로서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발언이다. 인터넷에 나돌고 있는 미국 쇠고기 공장 동영상을 보면 얼마나 비위생적인지를 알 수 있다. 구역질이 난다. 그런데도 한국사람들은 단지 값이 싸다고 해서 미국산 쇠고기를 먹어야 할까.

비인간적인 한미FTA 협정

광우병의 전염은 여러 형태가 있겠지만 도축된 소의 뇌조직을 송아지에게 먹임으로써 광우병에 감염시켰다는 연구가 있고, 도축된 소의 흉골에서 골수를 뽑아내 생쥐에게 주입한 결과 2~6마리의 생쥐에서 변형프라이온이 검출됐다는 조사도 있다.

골수가 광우병을 전염시킨다는 것. 골수는 뼈 속에 들어있다. 뼈있는 쇠고기는 결코 안전할 수 없다는 게 증명된 것이다. 우리 정부가 당초 뼈 없는 쇠고기의 수입을 허가한 것이 이런 연구결과들에 바탕한 것일 수 있다. 결국 한미간의 쇠고기를 둘러싼 협상에 우리국민의 건강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앞서 인용한 책에서는 미국 전역에서 광우병의 위험이 넘쳐나고 있다는 보고다. 뼛조각이 있건 없건 모든 미국산 소는 위험하다는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는 더 이상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라는 경고다.

우리는 안전한 음식 문화 환경에서 살 권리가 있다. 일부 경제력을 가진 기업과 금융자본의 이익을 위해 국민건강을 시장에 내놓는 한미FTA는 그래서 비인간적이며, 결코 찬성할 수 없는 정책이다. 쇠고기 수입은 말할 것도 없고 한미FTA 전반에 대해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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