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솜방망이 처벌"...건강검진 전면거부 파문
지방노동청장-병원장 등 관계자 14명 검찰에 고소

노동부의 특수건강진단기관(이하 특검기관) 점검결과 광주전남지역 11개 특수건강검진 기관 모두에게 취소, 영업정지, 시정조치 등의 제제가 내려진 가운데 민주노총광주전남지역본부(이하 지역본부)가 노동부의 ‘솜 방망이식’ 처분을 믿을 수 없다며 노동부의 개선방안이 제시될 때까지 특수건강검진을 전면 거부하기로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지역본부는 또 11개 특검기관 대표와 광주지방노동청장 등 14명을 고소키로 해 사태가 확산될 전망이다.

노동부는 2006년 하반기 전국 120개 특수건강진단기관에 대해 일제점검을 실시하고 지정취소 3개소, 업무정지 93개소, 시정조치 23개소 처분을 내렸고, 그 중 광주-전남지역 소재 11개 특수건강검진 기관에 대해서도 각각 취소, 영업정지, 시정조치 등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기아차 광주공장, 금호타이어 송정곡성공장, 목포 삼호중공업, 캐리어 사업장 등 지역본부 소속 노조 노동안전관계자들은 9일 오전 동구 호남동 광주지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노동부의 특검기관 일제점검 결과가 대단히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솜 방망이식 처벌에 그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다수의 특검기관이 무자격자를 고용하여 검진을 할 뿐 아니라 검사방법도 무시하는 등 기관과 기업이 노동자의 건강을 담보로 양심을 판 영업행위를 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일부 특검기관에서는 검진결과를 해석하는 데 사업주의 눈치를 보면서 직업병 유소견자를 일반질병 유소견자로 둔갑시키는 사례를 비롯해 일반검진을 따내기 위해 검진비용을 할인해 주는 이른바 ‘덤핑’행위까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문길주 지역본부 노동안전보건부장은 “상황이 이러한데도 일부 특검기관에서는 전화를 걸어와 ‘우리 사업장은 고발조치에서 빼 달라’고 로비를 하는 등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특검기관의 부실검진으로 자신의 병명도 모르고 죽어간 노동자들을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다”며 특단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이에 앞서 지난 2002년 LG정유 특검 시에도 광주 ‘김병원’에서 서류조작이 사실로 밝혀져 행정처분이 내려졌으나 아직까지 아무런 개선책이 제시되지 않았다며 근로감독기관인 광주지방노동청의 형식적인 점검을 질타했다.    

이들은 ▲사업주와 특검기관 간의 의심되는 유착관계에 대해 노동부의 정밀조사 및 처벌조치와 재발 방지대책 마련 ▲특검기관 스스로의 개선책 제시 ▲특검제도개선 대책기구 구성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한편 지역본부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광주지검을 방문해 박승호 광주지방노동청장, 여수지청장, 목포지청장 등 노동청 관계자 3명을 근로감독관 직무규정위반으로, 전남대병원 대표 등 11개 특검기관 대표를 특수건강검진 정도관리 위반으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 광주지방노동청 특검기관별 불법행위 사유 및 처분내용

해당 노동청	특수검진기관명	위반내용	조치수준
광주  지청	건강증진의원	검사항목 누락	업무정지 1월
	김병원	판정 부적절	시정조치
	보건협회광주전남지부	대행기관 의사가 특수검진 실시	업무정지 1월
	전남대병원	검사항목 누락	업무정지 1월
	한국연합의원	부정방법으로 기관지정	지정취소
	화순전남대병원	지정인력 업무 부적절	시정조치
순천 지청	순천금당병원	허위판정	업무정지 3월
	산재의료관리원 순천병원	정도관리 미이수자 검진참여	업무정지 1월
	(주)포스코 광양제철소 부속의원	판정부적절	시정조치
	여수성심병원	판정부적절 등	시정조치
목포 지청	목포중앙병원	판정부적절	업무정지 3월
	목포한국병원	판정부적절	업무정지 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