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학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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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의소리
  • 승인 2006.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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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대한민국]양지현 시민문화회의 문화예술교육팀
최근 보도된 기사에 의하면 여러 외국의 지리교과서에 한국이 경제적으로 고속성장을 한 아시아의 대표적인 국가로 소개되어 있다고 한다.

우리는 사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어렵다고들 하는데 밖에서 보는 한국에 대한 인식은 그렇지가 않은가 보다.

하긴 전쟁을 겪은 후의 한국사회가 원조 물자에 기대어 살아가던 때에 비하면 국민소득 2만불 운운 하게 되었으니 괄목할만한 경제성장을 이룩했다고 할만도 하다.

그 이면에는 한국 사람들의 근면함과 더불어 높은 교육열이 큰 힘이 되었다는 사실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소위 압축적 근대화라고 하는 짧은 시간의 고도성장이 어찌 누군가에 의한 정치적 지도력이나 기반시설의 확충만으로 이뤄질 수 있는 문제이겠는가? 명석한 두뇌의 우수한 인력들이 한국의 경제발전에 초석이 되었다는 평가를 해준다니 우리 스스로도 한국사회의 높은 교육열에 대해 긍지를 가질 만도 하다.

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 교육이 만족스럽다는 평가들은 어디에서도 별로 들리지 않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공교육이 무너진다느니 소위 사교육비의 지출이 지나치다느니 하는 말들은 어제 오늘에 나온 얘기가 아닌데다가 입시지옥이라는 말은 그야말로 한국사회의 교육현실을 압축적으로 표현해준다고 할만하다.
하지만 이구동성으로 이러한 한국 교육의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대다수가 정작 자식들을 가르치는 학부모들의 입장에 서면 그 태도들은 사뭇 이중적이 되고 만다.

초등학생들을 둔 학부모들은 무슨 피아노 학원이다 미술학원이다 하는 곳을 두세군 데 쯤 보내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까 싶고 요즈음엔 또 무슨 체험학습이다 창의력 개발이다 감수성 교육 프로그램이다 하는 신종(?) 교육 프로그램들이 유행처럼 번지는 것을 보면 역시 한국은 교육 선진국이구나 싶어 반갑고 고무적인 생각이 들다가도 막상 대학입시를 앞둔 고등학교에만 들어가면 웬걸 이제까지의 감수성교육이고 창의력 개발이고는 한순간에 무슨 얼어 죽을 소리냐가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물론 교육의 구조적 문제를 어찌하겠느냐고 묻는다면 쉬운 대답을 할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일 것이다.

그 때문에 최근에는 탈학교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대안 교육시설을 통해 문제해결을 하려는 고심에 찬 학부모들이 늘고 있는 추세가 아니겠는가.

뭐라고 해도 교육의 문제는 미래세대가 그들의 삶을 스스로 가치롭게 가꿔갈 수 있도록 해주는 일이다.

소위 백년지대계라는 말은 명백하게 교육은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동안 산업사회의 분절된 교육방식의 틀 속에서 얼마나 인간으로서의 다양한 역능들이 갇혀있었는가를 반성하는 목소리들이 적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그동안 압축적 경제성장에 짜 맞추어진 조립부품의 생산과도 같은 교육이 여전히 효용을 다할 것이라는 기대는 이제 버리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학입시의 문턱에만 서면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마는 교육현실 앞에서 언제까지 학부모들은 눈치를 봐야하는 것일까?

/양지현 시민문화회의 문화예술교육팀 recess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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