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효(孝)와 가족의 효
사회적 효(孝)와 가족의 효
  • 시민의소리
  • 승인 2006.08.22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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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유등등]조충남 CBS PD
최근 2주 가량의 일정으로 스칸디나비아 3국과 일본 등 노인복지 선진국을 다녀왔다. 창립 45주년 특집 3부작 방송을 위해 취재를 간 셈이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노인 인구 비율을 자랑하는 전남에 주는 시사점들을 적어본다. 이들 나라의 노인 복지는 전 국민이 소득에 따라 납부한 세금 (40-60%)과 이를 기반으로 한 국가적 효(孝) 시스템이라고 특징지을 수 있다. 부유한 사람은 그 만큼의 세금을 내고, 가난한 사람, 약자들은 사회 전체가 함께 돌보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높은 세금 부담에도 불구하고, 조세저항이 없는 것은 불평등한 부(富) 보다는 평등한 가난(하지만 결코 가난하지 않은 나라들이다)을 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국민적 동의다.

세금을 부패 없이 투명하고 깨끗하게 사용하는 정부의 역할도 크다.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이들 나라 대부분이 인구 중 20%이상이 65세 이상 노인인 초고령 사회에 살고 있다. 치매가 걸리면 온 가족의 생활이 엉망이 되어 버리는 한국과 달리 중증 환자는 병원에서 장기 치료를 국가가 도맡아 하고, 경증 환자들은 가정에서 돌보다가 주간에만 요양소에 맡기고, 휴가나 외출을 할 때 잠시 노인들을 돌봐주기도 한다.

스웨덴 나까(NACKA) 코뮨에서는 부유한 사람들에게서 더 많은 세금을 걷고 보다 가난한 코뮨에 재정 지원을 한다. 자치 단체 간 경제력 차이를 조세를 통해 해결하는 일명 로빈후드 제도를 시행한다.
노르웨이에서는 노인들이 요양시설등에 수용되지 않고 편안하게 자신의 집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주택을 노인 편의에 맞춰 국가가 개조해준다. 취사, 세탁, 청소 등 노인이 혼자서라도 살 수 있도록 가정 도우미 파견을 해주는 것은 물론이다.

'시설에서 가정으로!'노인 복지 선진국들의 현재 추세이다. 아무리 훌륭한 의료 시설이나 노인 복지시설이더라도 자신이 살던 마을 공동체, 그리고 가정보다 편안한곳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전남 농어촌에 맞는 노인 복지 모델을 찾아야 한다. 마을마다 산재한 노인정을 활용해 그 공간을 의료와 취미 활동의 공간으로 탈바꿈 시킬 필요가 있다.

노인들을 도시 밖 한적한 요양 시설로 내쫒을 것이 아니라, 마을과 시내 곳곳에 작은 요양시설 등을 만들어 그들의 근거지에서 살게 해야 한다. 3천 5백여명의 주민 가운데 36% 가량이 노인인 일본의 작은 산촌 호시노무라는 매년 자치단체가 나서서 모든 주민들의 건강을 진단하고 이에 맞는 치료를 제공한다. 주민들의 일상 건강까지 챙기는 자치단체의 모습! 인상적이었다.

유럽과 일본에서는 정년을 65세로 늘리고, 퇴직한 노인들을 파트타임으로 재고용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젊은이들 일자리도 없는데, 무슨 노인 일자리냐는 비아냥거림도 있을 수 있지만, 이 문제는 이불 하나로 머리를 덮을지, 발을 덮을지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역할 분담의 문제이다.

퇴직한 노인이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자원봉사 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해야 한다. 노인들의 전문성과 능력을 용도 폐기하면서 사회가 조로화(早老化) 되지 않아야 한다. 이와 함께 늘어나는 노인 인구에 맞춰 실버산업에 하루 빨리 눈을 돌려야 한다. 노인들을 보호의 대상, 사회의 짐으로만 생각하는 사고를 버리고 이들의 능력과 사회적 잠재력을 최대한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노인 수발 보장제도 등 사회적 효와 가족적 효가 어우러져야 한다. 나도 부모가 있고, 노인이 된다.

/조충남 CBS PD jcn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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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훈영 2006-08-27 12:38:51
    사회의 노인에게는 경(敬)이고.가족의 효라는 말은 어불성
    효는 부모.조부모에게만 쓸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