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파티스타의 마르코스 부사령관
자파티스타의 마르코스 부사령관
  • 시민의소리
  • 승인 2006.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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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가 밝아오니]김승환 충북대 교수
자파티스타의 마르코스 부사령관은 복면을 했다. 신비한 카리스마를 가진 그의 얼굴을 본 사람이 많지 않다. 그래서 그가 백인이라거나 교수출신이라거나 하는 등의 억측도 난무한다. 그는 대외적으로 자파티스타의 부사령관이지만 언론이나 대중들 앞에 나서지 않는다. 사령관이 아닌 부사령관이라는 점 또한 의미 있는 호칭이다. 그렇다면 사령관은 누구일까?

아마도 볼리비아의 산중에서 처형당한 체게바라일 것이다. 사령관 체게바라와 부사령관 마르코스, 이 얼마나 애절한 이야기인가? 이 두 역사적인 인물은 모두 저항 반군이다. 혁명가로 일생을 살았던 체게바라는 이미 전세계적인 상징이 되어 있다. 제국주의의 패권에 항거하면서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등 제3세계 민중을 위하여 죽은 그는 역사에 희생된 성자(聖子)로 각인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마르코스의 자파티스타는 무엇인가?

체게바라의 후예들이 바로 멕시코의 원주민과 기층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자파티스타다. 이 자파티스타는 북미자유무역협정(NFATA)이 발효되던 1994년 1월 1일에 봉기하여 적지 않은 사상자를 냈다.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세계의 경찰이자 패권의 진원이고 자본의 심장인 미국과의 북미자유무역협정은 멕시코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멕시코가 더욱 심각한 미국의 원료공급처나 상품판매 시장으로 전락하는 과정이다. 그 결과 원주민들과 기층 민중은 점점 더 어렵고 힘든 삶을 살게 된 반면, 일부 상류계층과 지주들은 점점 더 재미있고 유익한 삶을 살게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양극화가 더욱 심각하게 된 계기가 바로 자유무역협정이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신자유주의와 초국적 자본이 가하는 공격에 저항하는 자파티스타야말로 이 시대의 상징이다. 바로 이러한 과정에서 멕시코의 자파티스타는 전세계의 횃불이 되었다. 반세계화(anti-globalization)와 반제국주의(anti-imperialism)의 상징이 바로 자파티스타인 것이다. 그런 자파티스타 혁명군이기에 복면을 하고 그 복면 속에 감추어진 처절한 저항의지와 분노를 간접화시켜 표출하는 것이다.

2006년의 한반도는 어떤가? 미국과 한국은 이제 양자간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려 하고 있다. 당연히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을 것이다. 한국의 대기업과 정부의 관료들은 무역으로 살아가는 한국과 같은 경우, 초강대국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이 유리하다고 선전한다.

반면 민중노동 단체를 포함한 시민단체는 그 부정적인 면이 많기 때문에 그렇게 속단(速斷)할 일이 아니라면서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다. 무엇이 맞는지는 역사가 답을 해 줄 것이므로 기다려야 할까?

아니다. 우리는 FTA가 단지 경제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미국의 속셈은 전지구적 패권을 유지하는 것이며, 그 유지의 비결은 힘을 바탕으로 해야 하는데 하루 속히 미국중심의 세계체제를 완성해야 하는 것이다.

중국과 일본 그리고 러시아를 정치경제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한 미국은 한반도를 통하여 세계지배의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그 전략실행의 단계가 바로 한미FTA인 것이다. 한미FTA를 한국이 먼저 제안했고 또 자유무역협정이 유리하고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해도, 총체적이고 종합적으로 이 문제를 대해야 한다.

미국의 전략을 알면 왜 FTA를 반대해야 하는 것인지, 어떻게 하면 국가와 민족이 유리하게 할 수 있는지의 답이 나온다. 무조건 반대가 아니라 이유 있는 반대인 것이다.

/김승환 충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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