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하나만의 사랑이 끝날 때
나 하나만의 사랑이 끝날 때
  • 시민의소리
  • 승인 2006.05.24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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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대한민국]임현수 자유기고가
[사랑이 끝날 때] Francis Wiliam Bourdillion

밤은 천 개의 눈을 가졌지만 낮은 하나뿐
하지만 밝은 세상의 빛은 사라진다. 저무는 태양과 함께
마음은 천개의 눈을 가졌지만 가슴은 하나뿐
하지만 한평생의 빛은 사라진다. 사랑이 끝날 때에는

이 시에서처럼 낮엔 하나의 별, 태양만이 존재한다. 그리고 밤이 되면 무수한 별이 뜬다. 시인은 그 많고 많은 별빛 중에 하나의 사랑만을 빛으로 삼는 해바라기 사랑을 시로 표현한다. 천개의 눈을 가졌더라도 내 쉴 가슴은 하나면 족하다는 순애보일 테다.

그런데 이런 사랑 노래를 시인만 부르는 게 아니다. 국가도 부른다. 시인에게는 다소 미안하지만 난 이 사랑노래를 접하고 일본 제국주의가 떠올랐다. '히노마루'라 불리는 일장기는 흰 여백에 태양을 그려 넣었다. 손꼽히는 아름다운 국기다. 하지만 히노마루는 일본이 군국주의로 치달으면서 오욕의 깃발로 돌변했다. 하나의 태양이 천개의 별빛을 삼키듯 일본은 하나의 애국으로 뭉쳤고 그 결과는 일장기 속의 붉은 태양빛처럼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었다. 수많은 희생 끝에 일제는 패망해 하나의 태양은 저물었고 천개의 눈을 가진 민주사회가 될 기회를 얻게 됐다.

헌데 최근 일본 정부와 여당은 애국심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교육기본법을 개정하겠다고 나섰다. 야당과 시민단체 그리고 일선 교사들은 반발한다. 히노마루를 숭배하고 기미가요를 찬송하는 군국주의와 전체주의 교육의 부활을 우려해서다.

교육기본법은 일본 교육의 헌법이라 불린다. 정부 여당의 뜻대로 된다면 일본 내 모든 교사와 학생이 애국심을 시험받게 된다는 뜻이다. 애국심을 가르치겠다는 태도는 우습지만 애국심 측정하겠다는 의도는 무섭도록 분명하다. 일본의 침략전쟁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과편지를 보냈다는 이유로 교단에서 추방당한 도쿄 구단중학교의 사회과 교사 마스다 미야코씨가 이를 증명해 보이고 있다.

"전통과 문화를 존중하고 이를 육성해온 우리나라와 향토를 사랑하는 동시에 다른 나라를 존중하고 국제사회의 평화와 발전에 기여하는 태도를 기른다." 교육기본법에 넣겠다는 내용이다.

이 문장을 정부 여당의 속셈대로 행간을 채우면 이렇게 될 듯하다. "(일본 제국의 군국주의) 전통과 문화를 존중하고 이를 육성해온 우리나라와 향토 (가령 독도와 센카쿠열도)를 사랑하는 동시엡"로 말이다. 그러면서도 국제사회의 평화와 발전에 기여를 해보겠다고 한다.

고양이가 쥐를 생각다 못해 생태계 전체를 걱정해 보겠다는 야심찬 얘기다. 올해도 어김없이 일본의 주변국들은 인내력 시험을 치를 듯하다.

/임현수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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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6-08 09:39:26
    어려워요..현학적 젠체하는 글, 역겹기만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