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라인, 비정규직 양산해서는 안된다
UN라인, 비정규직 양산해서는 안된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6.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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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유등등]이병훈 노무사
지난 3일 전국적으로 관심을 갖던 화물연대의 파업이 노사간의 양보로 극적인 타결이 되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문제의 발단이 되었던 만큼 지역 언론의 관심이 지대하였으며 화물연대 조합원의 실상이 공개되면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기도 하였다.

광주전남지역에서 화물연대와 더불어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의 UN라인과 관련하여 특정 언론이 집중 보도하면서 지역민의 관심을 유도하였다. 그러나 기아자동차 UN라인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온 필자의 입장에서는 보도의 순수성에 의문이 든다.

자금부족 내세워 비정규직 울리지 말라

언론이 보도한 내용을 보면 UN라인의 인원투입규모와 관련하여 노사간의 마찰로 지난 3월 1일부터 생산의 차질이 발생하고 있으며 환율하락과 더불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박광태 광주시장을 비롯한 인사들이 3월 24일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을 방문하여 우려를 표시하기까지 하였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은 IMF 부도 이후에 심한 고용불안을 야기하였으며 신차 중심의 생산설비를 갖출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여 PU, KM, UN 라인으로 재편하기에 이르렀다. 이로 인하여 연간 10만대 생산에서 최대 35만대 생산규모로 전환되었으며 많은 지역민들의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은 공장 재편에 따라 부족한 인원에 대하여 2004년도 하반기에 신규인력을 채용하였으나 여전히 신규인력이 필요한 상태이다. 그러나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은 필요한 신규인력의 채용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아자동차 노사는 부족한 인력을 고등학교 3학년 실습생으로 충원하여 생산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등학교 3학년 실습생이라고 하나 이들은 정규직과 같이 라인에서 작업을 하고 있으며 주야 맞교대로 1일 10시간의 노동을 하고 있다. 특정 부서의 경우에는 1일 12시간의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다, 이들이 지급받는 임금은 최저임금인 3,100원을 약간 상회한 3,169원이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은 고3 실습생 투입으로도 부족한 인원을 '교환-교환체험학습'이라는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화순실업고등학교 2학년 34명을 투입하였다가 문제가 되자 철수시켰다.

UN라인의 본질은 정규직 인원을 몇 명 투입할 것이냐에 대한 노사간의 의견차이다. 1,100여개의 일자리에 노동조합은 정규직을 투입하자는 이야기고 회사는 845명의 정규직을 투입하고 나머지는 비정규직으로 투입하자는 이야기다. 똑같은 일을 하면서 정규직 임금의 50%를 지급받는 비정규직의 투입 규모에 대한 노사간의 의견 차이를 언론이 왜곡하여 보도한 것이다.

양극화 해소 진정으로 원하는가

결과적으로 언론과 광주지역 각계 인사들이 나서서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 비정규직을 투입하도록 여론을 호도한 것이다. 실질적으로 사측이 노사간의 협상을 지속적으로 해태한 것을 고려할 때 언론이 문제의 본질에 대한 파악을 하지 아니하고 보도함으로써 결국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게 된 것이다.

이제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 비정규직이 투입될 것은 자명하며 과연 언론과 각계인사가 원하는 바가 이러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 사회양극화 해소를 진정으로 원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할 때이다.

/노무사 cplalee@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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