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 차이,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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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의소리
  • 승인 2005.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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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대한민국]김우경(미디어 활동가)
한국 사회의 지난 한해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은 극단적 영웅 만들기, 강자에 대한 동일시, 의견의 다양성 배제로 보여 진다.

황우석 사태에서 언론과 정부, 네티즌은 한 개인에게 극단적인 추종과 열광을 보였다. 영웅 만들기의 전형이었다. 여기에는 한국 사회의 맹목적 애국주의도 한 몫 했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너무나 오랫동안 국가 이데올로기에 길들여져서 국가를 개인의 권리 실현을 위한 기구가 아닌 국가가 개인 위에 존재한다는 잘못된 생각에 빠져있기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황우석 개인이 아닌 연구팀이 중심이 되어 그 내용이 소개되고 다양한 의견이 수렴될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하였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한국 사회는 그러한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것을 이번의 사태는 증명하고 있다.

강자에 대한 동일시는 황우석과 삼성의 경우에서 그 논리의 배경이 되었다. 강자들은 도덕적, 윤리적으로 문제가 생겨도 대충 넘어가자는 우리 사회의 인식에는 강자들에 대한 무조건적 응원과 흠모가 깔려있다. 그리고 이것은 군대에서도 그 뿌리가 남아있다.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군대의 논리가 사회와 그 궤를 함께하는 것이다.

의견의 다양성 배제는 세상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당연시 하지 않는 사회에서 나타난다. PD수첩이 진실을 우위로 두고 국익에 벗어나는 의견을 제시하였던 것에 대해 여론의 뭇매질이 이루어진 것이 적절한 예일 것이다. 그리고 최근 인권위가 ‘양심적 병역 거부권’을 인정하고 국방부에 대체복무제를 권고한 것도 의견의 다양성 배제를 벗어나는 사례이다.

이는 국가가 안보를 이유로 개인의 기본권을 제한하였던 과거의 국가주의 사고에서 탈피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체복무제는 이미 독일 등 다른 나라에서 검증된 제도로 가장 합리적 대안으로 보인다. 매년 종교적, 정치적, 도덕적 신념을 이유로 스스로 감옥행을 택하는 600여명의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구할 때이다. 그 외에도 농업개방과 비정규직 문제 등 신자유주의로부터 발생하는 여러 사안에 대한 의견의 다양성 배제가 줄어들길 바란다.

내년에는 월드컵과 지방 선거 등 우리 사회가 뜨거울 것이다. 극단적인 쏠림이 아닌 자발적 참여를 통해 서로의 따뜻한 마음을 나누길 바란다. 동시에 개성이 발현되고 차이를 인정하는 시스템 속에서 그 내용이 제대로 발휘되길 기대한다.

그에 걸맞는 사례일지는 모르지만 한 사례를 소개한다.

지난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조선대학교 생협 강당에는 색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몰래몰래 산타 대작전, 시종 웃음꽃이 피웠다. 새로운 것에 대한 낯설음과 자신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레임. 그곳의 분위기와 공기는 따스함 그 자체였다.
이 행사에는 200여명의 자원 봉사자와 청년단체 회원들이 참여했다. 산타클로스, 루돌프, 마술사, 풍선 왕관 제작, 율동 등을 맡고 사연을 신청한 어린이들의 집을 방문하는 것이다. 그날의 행사는 누가 누군가에게 봉사한다기 보다는 서로가 따뜻함을 나누는 참여의 행복한 모습으로 기억된다.

/김우경 미디어활동가makemovi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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