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 교장의 '참교육' 설계
김선호 교장의 '참교육' 설계
  • 김경대 기자
  • 승인 2005.09.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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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호 신가중 교장.
서슬이 퍼렇던 군부독재 시절, 김지하는 1970년 5월 [사상계]에 담시 '오적'을 발표한다. 시인은 시를 발표한 직후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잡지를 배포하지 않는 조건으로 주의를 받고 풀려난다.

그러나 당시 야당인 신민당이 당기관지 [민주전선]에 시인의 시를 발췌해 시중에 배포하면서 필화 사건의 서막이 오른다. 시인이 구속되고 [사상계]는 정간의 운명을 맞게 된다.

문단 쪽에서는 작가 한수산의 필화사건이 대표적이다. 중앙일보에 연재 중이던 그의 소설 '욕망의 거리'가 군부의 비위에 거슬려 보안사 고문관들로부터 된서리를 맞고 절필 선언을 하기에 이른다.

펜은 죄가 없듯, 필화 사건이라는 게 원래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는 식이다. 세상에는 진실이 알려지는 것이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

김 선호 교장의 경우도 사안의 크기는 다르지만 역시 같은 경우로 이해됐다. [시민의 소리]에 연재된 김선호 교장의 글을 보고, 마침 탄핵 후폭풍을 감당하지 못해 고심하던 보수언론들로서는 쾌재를 부를만한 '건수'가 아닐 수 없었다. 그 다음부터는 짐작하시는 대로다.

약간은 보수적인 공무원 조직사회에서 넘지 말아야 할 '금'을 넘어선 댓가는 혹독했다. 학부모, 교직원 등 2천여명의 탄원이 없었다면 교장이 된 그를 만나러 갈 수 없었을지도 몰랐다.

김선호 교장은 선거법 위반을 조사하는 답변에서 이렇게 말한다.
“과거에 총칼로 정권을 찬탈한 세력이 있었다는 것은 역사적인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법에 의해 처벌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그 세력이 단절되지 않고 연결되어 오고 있다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민주화가 이루어졌는지는 몰라도 우리사회에는 아직도 진실이 알려지는 걸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진실을 외친 한 교사가 교장으로서 신명나는 학교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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