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줄이기에서 주재기자 폐지까지'
'신문줄이기에서 주재기자 폐지까지'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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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후 광산구 공무원 직장협의회장 인터뷰/ 8일부터 구독 희망부수만 배달/ 주재기자 폐지 운동 나설 것// '신문부수 줄이기 운동'을 주도해 뉴스메이커로 떠오른 광주시 광산구 직장협의회장 김종후씨(42.기획감사실 기획계 근무). 김회장은 요즘 지역주민, 시민단체, 동료, 전국공무원 직장협의회 등에서 걸려오는 격려 전화 받기에 바쁘다. 공무원들이 '억지로 보는 신문을 줄이겠다'는 이 운동이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지역언론개혁의 물꼬를 튼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 김회장은 지난달 초 준비단계에서부터 지금까지도 이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기를 극구 꺼려 왔다. "내부적으로 차분하게 전개하려 한 것과, 개인이 아닌 조직 전체 회원들이 추진하는 일이기 때문에 언론에 알리지 않으려 했습니다. 또 직장협의회장으로서의 입장이라 하더라도 지역언론사 주재기자들과 감정적인 대립을 피하고 싶었습니다." '신문부수즐이기운동'을 추진하면서도 정말 힘든 것은 주재기자들이 학교, 지역 선후배라는 사적인 관계라고 털어놨다. "그래도 이번 일을 원칙대로 추진해왔던 것은 개인적인 관계들이 광산구의 발전을 가로막아 온 가장 큰 벽이었음을 20년 공직생활 동안 뼈져리게 느껴왔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광주의 5월을 '언론개혁'으로 열어 제낀 김 회장은 어떤 사람일까. 주변동료들은 "스스로를 조직안에서 잘 융화하고 직원간의 화합을 강조하며 실천하지만 잘못된 일에 대해서는 할말은 꼭 하는 사람 ", "묵묵하게 자신의 일을 성실히 일해오면서도 소외를 받아온 동료들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고 말한다.직장협의회 관계자는 "리더쉽이 강하고 자신의 신명을 굳게 지키려고 하며 아부와 타협은 성격적으로 잘하지 못하는 사람, 포용력을 갖추고 매사에 솔선수범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여름 공무원직장협의회 구성 때 일이다. 참여문제로 동료들이 고민하고 있을때 김회장은 "누군가 한사람은 대변자가 돼야 한다"며 '핸디 오피스(인터넷을 통한 공무원내부 의사개진 페이지)를 통해 '왜 직장협의회를 건설해야 하는가?'라는 글을 띄워 참여를 이끌어 냈다. '할말은 해온 공무원'으로서 신뢰를 반영하듯 이후로 200여건의 찬성과 지지의 글이 올라와 창립준비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었다. 지난해 8월 출범을 앞두고 주변에서는 "직협일을 하게 되면 신분이 불안하다. 승진도 해야 하는데 왜 찍히는 일을 나서서 하느냐. 무난하게 있다가 승진해라"며 적극 만류하고 나섰지만 김회장의 소신을 꺽지는 못했다. 공무원으로서 보람도 "고향마을 어른신들이 민원으로 구청을 찾아올 때 직접 부서를 돌아다니며 도와주고 나면 '아들 덕에 일 잘봤다'는 인사말을 어머니가 전해들을 때"라고 할 정도 소박하다. 지난 79년 당시 전남도 5급 지방행정직 공채로 공직에 들어서 지난 83년 이후 광산군 대촌출장소, 광산군청 세무과, 광산구청 기획감사실 등에서 줄곧 근무해 오며 현재는 기획계에서 5년째 차석(7급)으로 있다. 최근 신문개혁운동이 알려지자 구청 주변에서는 "김회장이 다른사람에 비해 승진이 늦어 저지른 일, 정치적인 야망 있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김회장은 "4∼5년전부터 승진에서 누락이 되자 인사철만 되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사실이나 승진을 위해 조직을 이용하는 것은 생각지도 않고 있다"며 한마디로 일축했다. "공무원 대부분은 조직내에서 성실하게 일하면서 승진하는 것을 큰 보람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일부 인사과정에서 가끔씩 원칙이 무너지는 경우가 있어 일선 공무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려 왔다"며 "이런 구조적인 문제점은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제발 순수한 신문개혁운동을 자신의 승진누락에 맞춰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지 말 것"을 강조했다. 이번 신문개혁운동은 "광산구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점을 집약적으로 드러내는 것으로 내부적으로는 토호세력과 그에 밀착된 지역구조, 여기에서 빌붙은 일부 언론 등의 문제를 그대로 비춰주고 있다"며 "그동안 구청을 중심으로 이권개입 등 폐해를 가져온 주재기자 제도 폐지까지 이어가 공직사회에 새바람을 일으키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8일부터 구독 희망부수만 배달되고 있습니다. 직장협의회가 이뤄낸 일이라 회원 모두에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신문부수줄이기운동'은 '주재기자 폐지'로 이어지면서 공무원들이 앞장선 '언론개혁' '지역사회개혁'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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