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호학원은 겨울공화국?”
“죽호학원은 겨울공화국?”
  • 이상현 기자
  • 승인 2005.04.01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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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우 전 중앙여고 교사(시인) 30년 교단복귀 무산

  “처음이자 마지막 수업으로 명예회복 하고 싶었는데 …”

▲ 30년만에 복직을 거부당한 양성우 전 중앙여고 교사 “죽호학원은 저 뿐만 아니라 광주시민을 두번 죽인 꼴입니다”‘겨울공화국’사건으로 1975년 4월15일 파면당한 양성우 전 중앙여고 교사(62.시인. 사진)의 30년만의 교단복귀 꿈이 무산됐다. 양 시인의 복직을 거부한 죽호학원(이사장 안준 전 광주시교육감)에 대해 문인단체를 중심으로 비난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양 시인은 70년대 중반 서슬퍼런 군사독재 정권을 과감하게 비판한 시를 썼다가 당시 재직하고 있던 중앙여고에서 쫒겨났다. 당시 양 시인은 중앙정보부 광주분실에서 조사를 받고 구례 천은사로 보내져 8개월 동안 외출금지 상태의 감금생활을 하기도 했다. 양 시인의 파면사건은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후 13대 평민당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던 양 시인은 몇 년 전 명예회복 신청을 통해 죽호학원에 복직신청을 냈었다. 그러나 죽호학원은 지난달 26일 ‘관련 서류가 사라져 심의할 수 없다’는 복직불가 통보를 양 시인에게 보냈다. 또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민주화운동관련자보상심의위원회(이하 민주화 보상심의위)가 복직을 권고한 양씨의 복직을 논의한 끝에 징계당시의 공적자료 등 관련자료가 폐기돼 심의 할 수 없었다며 사실상 복직무산을 밝혔다. 죽호학원은 “복직을 하기 위해서는 당시 관련 인사서류 등 문서가 존재해야 하는데 이미 폐기돼 양 시인에 대한 복직을 다룰 수 없었다고 민주화보상심의위에 통보했다. 죽호학원 “30년전 인사 관련 서류 폐기돼 심의 불가능” ▲ 교사 양성우는 결국 닫힌 교문앞에서 아이들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절망하고 마는가. ⓒ안형수
이를 전해들은 양 시인은 “또 한번의 파면을 당한 심정”이라며 “(죽호학원이)자료 운운 한 것은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사립학교 문서보존 연한을 들었다.

특히 양 시인은 “민주화 운동 관련자 증명을 위해 학교에서 ‘파면증명원’을 발부한 사실이 있어 거부 당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지난 2월 당시 동료교사였던 현 중앙여고 교장 및 교사들로부터 축하인사까지 받았었다”고 울분을 쏟아냈다.

   
▲ 학교법인 죽호학원-중앙여고 정문 현판 ⓒ안형수
양 시인은 또 “죽호학원은 금호-아시아나 그룹 계열 학교로 당시 군사정권을 편들었던 기업이 아니겠느냐”며 “민주화 시대에 이해 할 수 없는 사학의 또 다른 폭력이자 두번 죽이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복직이 되면 처음이자 마지막 수업을 하고 싶었다”던 양시인은 “목숨을 걸고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복직투쟁에 대한 다부진 마음을 전했다.         

한편 민족문학작가회의는 두 차례에 걸쳐  죽호학원에 양 시인의 복직결정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으며 전교조 광주시지부도 복직투쟁에 적극 지지지원 할 계획이다.

1970년대 중반 교사의 양심으로 군사정권의 폭정을 시를 통해 통렬하게 비판하고 민중들의 삶을 부둥켜안았다가 거리로 매몰린 ‘시대의 교사이자 시인’ 양성우. 죽호학원은 당시 파면의 일차적인 책임이 비록 유신군사독재에 있었다 하더라도 교사를 지키지 못하고 내몰았던 행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따라서 그의 복직은 당연하다는 여론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양 시인을 두 번 파면시킨 죽호학원은 ‘겨울공화국’의 오명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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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용산 2005-04-16 09:06:13
조한승 지만원 이런 부류의 유신독제 쓰레기들이 아직도 큰소리 치며 이 사회를 구가 하고 있는 현실인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