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희망의 깃발을 세우자
다시 희망의 깃발을 세우자
  • 시민의소리
  • 승인 2004.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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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소설가 홍광석
   
▲ 소설가 홍광석

우리는 보았다. 정부와 여당이 한 조가 되고 보수의 깃발을 든 야당과 일부언론과 일부 종교 세력이 한조를 이루어 이전투구의 양상을 연출했던 갑신년 서울의 모습을.

 연말, 묘기를 보여주듯 '동방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대통령은 일본 온천장을 다녀오더니 국가보안법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슬그머니 바꿨다.

생존권을 외치는 노동자, 농민을 방패로 찍고, 정권타도에 동참하던 언론사 회장을 주미대사로 발탁할 때 예견된 일이었는지 모른다. 원내 과반수를 확보하고도 맥을 못 쓰는 여당은 여전히 갈팡질팡이다.

걸핏하면 탄핵을 들먹이고, 관습법을 들먹여 조롱거리가 된 국가기관을 동원하여 정권 뒤집기를 시도하던 야당은 국회내의 '간첩'운운하더니 국가보안법 사수에 목숨을 걸고 있다.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낮으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소비가 위축되었다는데도 외제차의 수입량은 늘었다고 들린다. 높은 실업률, 길고 긴 불황, 자식을 죽이고 목을 매는 서민들이 늘고 있는데 책임지는 정치인도 없다.

민생을 챙기지도 못하는 정치판, 아예 국민 개혁이 실종된 정치판, 국민이 안중에 없는 그들만의 정치판을 보면서 우리는 절망하고 또 절망한다.

 을유(乙酉)년이다. 12간지 열 두 동물 중에서 유일하게 날개 달린 짐승으로 상징되는 해다. 유(酉)에는 나아간다(就)는 뜻도 있으니 곧 새(乙)가 하늘을 비상하는 해라고 의미 있게  해석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제 비상하는 새처럼 시민이 나설 때다.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은 이미 국회 앞에서 시작되었다. 엄동에 1천명의 목숨을 건 단식은 혁명의 시작이다. 더 이상 대통령에게 기대할 것 없다. 힘을 모으지 못하는 여당, 무조건 반대나 일삼는 야당도 믿을 수 없다. 시민의 힘으로 반인권, 반통일의 상징인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자.

 그리고 절반의 노동자가 비정규직으로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현실을 바꾸자. 생존을 위협받는 가난한 이웃들이 웃음을 되찾고, 일자리를 못 찾아 절망하는 사람들이 희망을 노래할 수 있게 하자. 국민을 무시하고 민족을 배신한 정치인들은 국민의 이름으로 소환하여 솎아내자.

2006년에 실시되는 지방 선거에 대비하여 시민과 함께할 수 있는 일꾼을 발굴하자.
 또 우리를 침략전쟁의 동반자로 끌어들이는 미국의 압력을 당당하게 거부하자. 중국에 빼앗긴 우리 역사를 되찾고 비뚤어진 자들에 의해 농단되는 교육을 바로 세우자. 한류의 열풍에 아름다운 전통문화를 띄워 세계에 소개하는 일도 우리 모두의 몫이다.

끝으로 해방 60년을 되새기면서 자신과 이웃을 지키고 보호할 나눔과 저항의 연대를 만들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갑신년의 상처를 씻고 우리 손으로 희망의 깃발을 세우자.

그 대열에 피와 땀으로 민주화를 이룬 자랑스러운 광주 시민이 앞장서자. 그리하여 진정한 민족 해방을 이루자.

/소설가 홍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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