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영화제]40년 재일동포 1세 삶을 기록한 영화
[국제영화제]40년 재일동포 1세 삶을 기록한 영화
  • 안형수 기자
  • 승인 2004.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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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머니 하루꼬' 실존인물 정병춘씨
   
▲ 나의 어머니 하루코 포스터 ⓒ2004광주국제영화제
2004 광주국제영화제 기간인 9월 3일과 8일 오후 2시 30분 씨네시티에서 상영되는 '나의 어머니 하루코'의 실제 모델인 주인공 가네모토 하루코(87.한국명 정병춘)씨가 방문한다.

광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주인공 가네모토씨와 이 영화의 감독인 노자와 가즈유키씨가 9월 2일 7시 문화예술회관에서 펼쳐지는 개막식을 비롯해 영화제 기간 동안 광주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 <나의 어머니 하루코>는 교포 1세대 여성의 인생 고난사를 가네모토씨의 아들 김성학씨가 무려 40년 동안 촬영한 필름을 바탕으로 제작된 다큐멘터리이다.

이 영화는  당초 후지 TV 에서 방송용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뒤 81분 분량의 극장용 다큐멘터리로 재 편집, 지난 봄 개봉됐다.

극장 개봉 후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한달 반 만에 관객 1만명을 넘어서면서 일본 언론에서도 상당한 비중으로 다뤄졌고, 지금은 동경에서의 재상영과 지방의 확대상영까지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의 주인공이자 실제모델인 가네모토씨는 열두살에 일본에 건너간 뒤 이후 65년간을 일본에서 살아온 교포 1세이다.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이라는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한 재일동포이자 한 가족의 어머니로 꿋꿋이 1남 4녀의 자식들을 키워왔다.

한국과 일본 그 어느 쪽에서도 안식처를 찾을 수 없었던 재일동포의 삶을 투명하게 비춰내는 영화 <나의 어머니 하루꼬>는 한 많은 역사의 뿌리를 정서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또 민단과 총련으로 갈려 같은 민족끼리 벌이던 이데올로기 대립에서 자식들마저 뿔뿔이 흩어져 버린 그의 인생을 통해 영화는 우리 민족사의 점철된 고통을 고스란히 그린다.

일본에 건너 간 뒤 봉제공장에서 일하던 가네모토는 열 일곱살 되던 해 같은 제주도 출신의 김치성과 결혼해 작은 봉제공장을 인수한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전 재산이던 봉제공장이 소실되고, 남편마저 도박과 방랑벽으로 가정을 등지면서 가네모토씨는 아이들과 함께 이 세상에 홀로 던져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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