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인은 이어 조선왕조 5백년으로 이야기를 국한하자며 가장 기억에 남는 임금으로 ‘세종’을 꼽았다. 문자를 창제하고 음악에 문법을 부여했으며 근대지도를 제작해 현재의 한반도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고은 시인은 “한자나 라틴어가 고대부터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글은 근세에 만들어져 가장 위대한 문자”라며 “한글 만한 문자기호가 없다는 것이 세계적 정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단재 신채호 선생이 고구려가 통일을 했다면 만주라는 거대한 대륙을 지배했을 것이라고 개탄했지만 한나라의 진실성은 과장하거나 왜소할 필요가 없다”며 “알뜰살뜰 통일만 되면 한반도는 더 이상 클 필요도 없는 이상적인 땅”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고은 시인은 “민족은 하나의 생명”이며 “두 개의 한국은 생명체 이론으로 따지면 둘이 되는 것이 아니라 죽은 것”이라고 규정했다. 시인은 이어 “그 동안 통일도 못시키고 땅이 쪼개져 살았는데 사람인들 제대로 살았겠느냐”며 “죽음에서 삶으로 가는 역사행위가 바로 통일”이라고 밝혔다.
고은 시인은 또 가장 위대한 군인으로 이순신 장군을 소개했다.
이순신 장군이 문무겸비를 겸비하고 정권을 탐하지 않은 진정한 무인이었다는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최고의 학자로 뽑혔다.
고은 시인은 “다산은 조선이라는 강의 하류에서 모든 학문을 받아들여 집대성 한 최고의 학자”라며 “한국인문학과 사회과학에서 아직도 다산학은 유효성을 담지한 현재진행형”이라고 평가했다.
고은 시인은 이어 “녹두장군 전봉준이야말로 고통 가운데서 탄생한 민중성의 표상”이라며 “동학을 기반으로 했지만 순수한 농민운동을 조직했으며 일본군과 대원군의 회유를 물리치고 죽음을 선택한 순결한 민중의 표상”이라고 극찬했다.
고은 시인은 마지막으로 추사 김정희를 “몽롱한 가운데 본질과
만난 예술가로 적극 평가했다.
그는 추사가 “사물과 대상을 꿰뚫어 보는 투시의 눈(금강안)과
대상의 진실을 끌어낼 수 있는 손(홍의수), 진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핵지이)를 가진 진정한 예술가였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