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민심동요 막아라…민주당원교육> “노 대통령 탄핵은 자업자득”
<호남민심동요 막아라…민주당원교육> “노 대통령 탄핵은 자업자득”
  • 정영대 기자
  • 승인 2004.03.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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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역풍’으로 ‘사면초갗에 처한 민주당이 ‘3·15 대공세’에 나섰지만 성난 민심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민주당 강운태 사무총장은 지난 15일 광주를 방문해 기자간담회와 특별당원 교육을 갖고 ‘대통령 탄핵’에 대한 정당성을 집중 홍보하는 한편 단체장 탈당 등으로 어수선해진 집안단속에 나섰다.

강 총장은 이날 “노무현 대통령에게 선거법 위반에 대해 사과하고 총선 중립을 지켜 줄 것을 요구했는데 총선과 대통령 자리를 연계하겠다고 말해 탄핵을 발의했다”며 “총선을 엉망진창으로 만든 사람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해야 하느냐”고 비난했다.

강 총장은 “일부에서 마치 대한민국에 난리라도 난 것처럼 떠드는데 대통령 탄핵은 헌정질서의 일환”이라며 “의회 민주주의 본질인 다수결 원칙을 거부한 열린당 의원들이 구테타를 자행했다”고 역공했다.

강 총장은 또 “현재 여론조사는 12명중 1명만의 생각을 대변하고 있어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한 뒤 “일부 공중파 방송에서 20시간 방송중 13시간을 탄핵이 부당하다는 내용을 내보내 국민이 흥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 총장은 이어 “탄핵안 가결직후 고건 대통령 대행체제의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적극적인 지지를 결의하는 등 모든 뒷받침을 다할 것”이라며 “(국민들은) 각자 생업에 열중하고 헌법재판소 결과를 기다리는 등 조용한 가운데 총선을 맞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 총장은 박태영 전남도지사의 탈당과 관련해서도 “총선을 한달 앞두고 탈당하는 것은 아군의 등 뒤에 비수를 꽂는 것”이라며 “마땅히 지사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비난했다.

“선거법 위반 사과-총선 엄정중립 요구 거부해서 탄핵안 발의”
“의회 구테타 발언 적반하장…다수결 거부한 우리당 해체해야”
“고건 대통령 대행체제 원활한 국정운영 위해 뒷받침 다할 것”
“총선 전 박태영 지사 탈당은 아군의 등뒤에 비수를 꽂는 것”

다음은 강 총장이 이날 기자간담회와 광주·전남 핵심당원교육에서 발언한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 헌정사상 최초로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이에 대한 소감은.

- 무겁고 착잡하다. 헌정사상 첫 대통령 탄핵정국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많은 생각을 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노풍을 일으켜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만들었고 95%의 압도적인 지지로 대통령까지 만들었는데 탄핵까지 했어야 하느냐 번민과 고뇌가 앞섰다. 하지만 대통령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광주·전남 시도민과 대한민국 국민 그리고 대한민국의 앞날이었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지 못하면 미래가 없다고 판단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 탄핵사유는 뭔가.

- 선거법 위반에 따른 헌법과 국정유린, 대통령 측근비리 등 권력형 부패와 대통령 10분의 1발언, 경제실패로 인하 국정혼란상 등 총체적인 이유로 탄핵을 발의했다. 당초 목표는 대통령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하는 조건부 탄핵안이었다. 선거관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명시적으로 위법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사과하고 4·15 공정 총선을 다짐해달라고 요구했다. 설마 사과는 해주겠지 생각했다.

▲ 대통령이 사과하면 탄핵발의를 안 할 수도 있었다는 것인가.

- 박관용 의장이 탄핵 발의 전 4당대표와 노 대통령의 회담을 제의했는데 청와대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탄핵 발의 하루 전날까지도 청와대가 기자회견에서 사과한다면 한나라당을 설득해야지 생각했다. 그런데 대통령이 잘못한 것이 없다며 4·15총선 결과에 따라 책임지고 물러나겠다는 엄청난 발언을 했다. 선거법을 준수하고 총선 중립을 간곡하게 요청했는데 깡그리 무시하고 총선과 대통령 자리를 연계하겠다고 발언했다. 투표권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발언이다. 그래서 도저히 안되겠다고 판단해 탄핵을 발의했다. 도저히 이럴 수는 없다.

▲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배신론이 이번 탄핵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가.

- 민주당이 아무 잘못도 없는데 왜 고통을 받아야 하나. 노 대통령을 당선시킨 원죄 때문이다. 노 대통령이 민주당의 가슴에 수많은 못을 박았다. 민주당을 찍으면 한나라당이 된다고 했는데 부부가 이혼해도 서로 잘 살길 바라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노 대통령은 민주당을 배신하고 나가서 못된 짓을 많이 했다. 민주당을 찍으면 민주당 후보가 되는 것이 상식이다. 노 대통령이 그 사실을 몰라서 했겠나. 민주당을 찍지 말라는 말이다. 그리고 민주당을 반개혁 세력으로 몰았다. 따르는 사람은 개혁이고 남은 사람은 반개혁 세력이라는 것이다.

▲ 어차피 총선은 정치적으로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의미를 지닌 것 아닌가.

- 국회의원 선거에 대통령직을 걸면 그것이 대선이냐 총선이냐.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이 선거에 관여해 입법부를 구성하려 들었다. 총선을 엉망진창 선거로 만든 장본인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해서야 되느냐. 10분의 1발언은 누가 먼저 했나. 일 잘하는 대통령을 끌어내린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잘못한 것이다. 자업자득이다.

▲ 다수의 국민이 이번 탄핵으로 헌정질서가 중대한 위험에 빠졌다고 보는 것 같다.

- 일부가 의회 구테타다 헌정질서 중단이다 하며 대한민국이 마치 난리라도 난 것처럼 떠드는데 대통령 탄핵은 헌정질서의 일환이다. 공직자와 국회의원이 잘못하면 소정의 절차에 따라 징계를 받는데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탄핵이 되면 즉시 총리가 국정을 총괄 운영하게 돼 있다. 헌법에 나와 있는 데로 질서가 유지되고 있다.

의회 구테타 발언은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열린당 사람들이 의장석을 깔아 뭉게고 의자와 명패를 던졌다. 의회 민주주의의 본질은 다수결 원칙이다. 열린당 의원들이 다수결을 거부하고 구테타를 자행했다. 그 동안 노 대통령을 당선시킨 원죄 때문에 참고 참았다. 노 대통령의 사과를 기대했는데 불씨에 기름을 부었다. 사람을 벼랑에 몰아넣고 잘못한 것도 없는데 죽으라고 하면 누가 죽겠나. 법에 호소할 길밖에 없다.

▲ 언론사 탄핵 여론조사에 대한 조작의혹을 제기한 걸로 알고 있다.

- 여론조사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결과에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 여론조사 응답률이 과거 15%에서 최근 10% 정도로 떨어졌다. 12명중 1명 꼴로 응답한 것이다. 그것을 대한민국 전체의 의견인양 하고 있다. 현재 여론조사는 12사람 중 1 사람의 생각을 대변하고 있다. 말없는 다수의 생각도 중요하다. 공중파 방송에서 대한민국이 마치 난리나 국상이 난 것처럼 하루 20시간 중 13시간을 탄핵이 부당하다는 내용을 내보내고 있어 국민이 흥분하고 있다.

탄핵의 저간사정과 원인, 배경에 대한 설명 없이 부패집단 국회가 멀쩡한 대통령을 탄핵하고 의장석을 점거한 것이 의인인양 하고 있다. 평상심을 되찾고 보면 민주당이 왜 탄핵을 발의했는지, 정치적 타협이 안된 이유는 무엇인지 알 수 있다.

▲ 17대 총선이 탄핵정국과 맞물려 민주당의 고전이 예상되는데.

- 모든 것은 때가 있고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이번 4·15 총선에서 민주당이 제 1당이 되는 것은 하늘의 뜻이자 국민의 뜻이다. 국민의 행복과 후손을 위해서는 민주당이 1당이 돼야 한다. 그 시발점이 이번 탄핵이다. 탄핵은 하늘의 뜻이고 노 대통령 스스로가 만든 것이다. 일각에서 노 대통령이 함정을 파놓고 민주당이 걸려들었다는 말을 하는데 탄핵은 함정 빠진 것이 아니라 하늘이 만들어 준 것이다.

요즘 정치판이 개판이다. 개들의 싸움판에 민주당이 교통정리하고 있다. 개판 정치판을 사람판으로 바꾸려면 사람다운 사람이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 민주당은 당원과 유권자 100% 여론조사 방식으로 상향식 공천으로 능력 있고 깨끗한 사람을 후보로 뽑았다.

▲ 17대 총선전략이 있다면.

- 특별한 기교나 치밀한 전략 없이 한 일에 대해 평가받을 것이다 클린정당, 경제정당으로서 민주당의 정체성을 홍보할 것이다. 정치권이 썩었다. 부패의 늪에 빠져있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민주당은 깨끗하다. 세계 경제가 좋다. 그런데도 대한민국은 저성장에 머물러 있다. 경제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제1당이 되면 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다. 민주당은 IMF 체제를 극복한 정당이다.

▲ 열린우리당의 해체를 주장한 이유는

- 열린당은 깨끗한 사람이 뭉친다는 것과 국민통합 등 2가지 이유로 분당했지만 사이비 개혁정당이자 새빨간 거짓말 당이다. 더러운 돈으로 창당했고 선거법을 가장 많이 위반했다. 한나라당을 뺨칠 정도다. 노 대통령 당선 후 돈벼락을 맞아 16명이 감옥에 갔다. 신악이 구악을 뺨칠 정도로 부패집단했다. 죄를 지으면 벌받는 것은 인과응보다.

정신적 당수인 노 대통령이 법을 깔아 뭉겠다. 정당민주주의의 기본질서를 지켜야 한다. 의회민주주의의 기본원리인 다수결의 원리를 무시한 열린당은 해체·해산해야 한다. 민주주의 기본질서 위반은 정당해산 사유에 해당된다.

▲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협조를 강조하고 나섰는데.

- 탄핵안 가결 직후 민주당은 민생과 국정안정에 주력하고 있다. 고건 대통령 대행체제가 순조롭게 나가도록 적극 돕겠다. 당에서 4당 대표회동을 제안하고 국회차원에서 고 대행에 대한 지지 결의를 추진하는 등 모든 뒷받침을 다할 것이다. 고 대행은 행정의 달인이다. 노 대통령 보다 안정적이고 잘할 것이라는 의견이 70%다. 경제불안은 없다. 각자 생업에 열중하고 헌법재판소의 결과를 기다리는 등 조용한 가운데 총선을 맞아야 한다.

▲ 박태영 전남도지사가 민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는데.

- 아침에 긴급 연락을 받고 (박태영 지사와) 통화하려 했으나 안됐다. 결론적으로 정치 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마땅히 지사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맞다. 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았고 민주당 후보로 당선됐기 때문에 임기가 끝날 때까지 당직을 유지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다. 총선을 한달 앞두고 탈당하는 것은 아군의 뒤에 비수를 꽂는 것이다. 김혁규 경남지사는 한나라당에서 열린우리당으로 갈 때 깨끗하게 그만뒀다. 최소한 그 정도의 양식을 갖고 실천하는 것이 도리다.

▲ 박 지사의 탈당배경을 무엇이라고 보나.

- 한두 달 전쯤 (박 지사의) 검찰소환설이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다. 그 때는 박광태 광주시장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법정구속 된 상황이었다. 파렴치범도 아니고 도주우려도 없었다. 그래서 정치적 박해가 심하다 생각하고 중앙당이 긴장했다. 그런데 10일 후 박 지사 소환설이 흘러나와 박 지사에게 무슨 죄가 있어 소환설이 나오는지, 어떻게 도와주면 좋겠는지 뜻을 물었다. 그때 (박 지사가) 알아서 해결할 테니 중앙당이 가만히 있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알아서 판단해달라.

▲ 박 지사가 지역발전을 위해 탈당한다고 했는데.


-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겠지만 그렇게 사리분별력이 없나. 지금 여당이 어떻게 존재하느냐. 대한민국에 여당이 없다. 총리령에 따르면 대통령이 속한 당이 여당이고 당정협의를 할수 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이 아직 당적이 없어 열린당이 집권당이라는 근거가 없다. 지사를 해봐서 알지만 여당에 속한다고 무조건 지역이 발전되는 것은 아니다. 김대중 정부 5년 때 해놓은 게 무엇이냐. 굵직한 사업은 모두 야당 때 싸워서 따온 것이다. 원내1당이 어떤 당이 되느냐에 따라 지역발전의 향배가 결정된다. 박 지사의 지역경제 발전논리는 말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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