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한나라 공천자들 “총선 불출마”
광주 한나라 공천자들 “총선 불출마”
  • 정영대 기자
  • 승인 2004.03.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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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 호남 몫 홀대·최악 지지율 이유 ‘공천장’ 반납
“당대표가 바뀔 때마다 호남을 배려한다고 하더니….”

한나라당 광주지역 총선 후보자 6명이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두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중앙당의 ‘비례대표 호남홀대’에 쌓였던 울분이 폭발한 것. 이와 관련, 한나라당은 30일 비례대표 순위 44명의 명단을 발표하고 안희석 후보(전남)와 양방승 후보(광주)를 각각 26번과 36번의 순위에 배정했다.

그러자 광주지역 총선 후보자 6명이 ‘울고 싶은데 뺨맞은 격’으로 공천장을 반납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가뜩이나 불편했던 심사에 중앙당이 불길을 내지른 것이다.

   
▲ 후보직 사퇴를 선언하는 한나라당 광주시당 후보들

이에 앞서 광주시당과 전남도당은 이환의, 진선수, 김면중, 양방승 후보 등 4명을 중앙당에 비례대표 후보로 신청했었다. 그 중 안 후보와 양 후보가 가까스로 순위 안에 포함되긴 했지만 ‘당선권’과는 거리가 턱없이 먼 ‘후 순위’를 배정 받았다.

“평균지지율 0.7%…특정정당 탄핵 바람몰이로 총선참여 의미없어”
“비례표 3석 안정권 배정 약속 묵살…중앙당 원칙없는 공천 항의”

이와 관련, 박영구 후보(북구 갑) 등 광주지역 총선 후보자 6명은 30일 오후 한나라당 광주광역시당(위원장 이환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악의 지지율’과 ‘비례대표 호남 홀대’ 등의 이유를 들어 총선 불출마를 결행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광주 한나라당 후보자에 대한 평균 지지율이 0.7%라는 최악의 상황이며 (총선을) 탄핵정국으로 몰아가는 특정정당의 여론몰이 (때문)에 총선 출마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불출마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이어 “호남 배려차원으로 비례 3석을 안정권에 배정하겠다는 약속마저 묵살됐다”며 “중앙당의 원칙 없는 비례대표 공천을 강력히 항의하면서 공천장을 광주시당에 반납했다”고 말했다. 결국 ‘총선 불출마’를 배수진으로 한 ‘호남 몫 비례대표 상위 배정’ 요구는 그렇게 ‘물거품’이 됐다.

이와 관련, 박 후보는 “광주지역 공천자들의 불출마 선언은 박근혜 대표가 광주를 방문했을 때 합의된 것”이라며 “박경헌(광산구) 후보를 제외한 6명이 모두 동의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어 “불출마 선언은 비례대표의 문제도 있지만 이런 정세에서 출마한다는 것이 아무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탄핵정국에서 한나라당의 정체성이 묻힌 것은 광주의 비극”이라고 주장했다. 

강경구 후보(북을)도 “대표가 바뀔 때마다 호남을 배려한다고 말해놓고 비례대표를 안정권 안에 배정하지 않은 것은 전라도를 버린 것”이라며 “박근혜 대표와 모든 당직자들이 각성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심안섭 후보(서갑)도 “이런 식으로 간다면 호남지역에서 더 이상 한나라당 할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라며 “더 이상 쓸개빠진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정필중 후보(동구) 역시 “호남후보가 안정권인 15번 이내에 1석이라도 들었으면 이렇게 분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광주를 배제한다면 한나라당을 할 이유가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윤인포 후보(남구)는 “지금이라도 광주 몫으로 비례대표 1석을 안정권에 배정하면 열심히 뛸 용의가 있다”며 “도저히 지역을 대변하지 못할 후 순위에 배치한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17대 총선 광주지역 한나라당 총선후보자는 정필중(동구) 심안섭(서갑) 이정현(서을) 윤인포(남구) 박영구(북갑) 강경구(북을) 박경헌(광산구) 후보 등 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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