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인사모 언론개혁 부부 이색 결혼식
여수 인사모 언론개혁 부부 이색 결혼식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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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머리 파뿌리될 때까지/ 언론개혁에 앞장서겠습니다"// '여수 인사모(인물과 사상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김현석.김혜미씨 '엽기결혼식'/ 식장 단상엔 '언론개혁' 플랑카드/ 전국 각지서 얼굴도 모르는 하객 문전성시/ 강준만교수 언론 비판서 읽고 전율/ "재미있고 오래가는 운동을 하자" 다짐/ '상태좋은 부부 돼야 사람도 모이겠죠"// "한 길 가다보면 사람을 만나고, 사람을 만나면 길이 보인다." 언론개혁모임에서 만나 결혼에 골인한 김현석씨(36. 번역사)와 김혜미씨(여.31. 번역사)에게 딱 들어맞는 말이다. 지난달 31일부터 1박2일에 걸쳐 특이한 결혼식이 전남 여수시에서 열렸다. 여수 인사모('인물과 사상'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장인 현석씨와 사무국장 혜미씨의 '언론개혁 결혼식'이 바로 그것. 여수문화회관이 고스란히 결혼식장으로 변하는가하면, 식장 단상 위엔 '언론개혁' 프랑카드가 내걸렸다. 서울, 대구, 부산, 광주 등 전국에서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하객이라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혼인서약도 부부가 함께 언론개혁에 앞장설 것을 다짐한다는 내용이었다. 일반적인 결혼식 개념을 단숨에 뒤집었다해서 주위에선 '엽기 결혼식'이라 했다. 사실 이들의 엽기성은 이미 만남에서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다. "아버지 고향이 경남 남해이고, 지금도 친지들 대부분이 사셔요. 고모님이 아버지를 보고 연락이 뜸하다며, '전라도 가더니 못된 것만 배웠구나'고 말씀하시면 '망국병 지역감정'이란 단어가 저절로 떠올랐어요. 그런 친지분들 90%가 조선일보 정기구독자였구요" '김대중 죽이기'를 비롯한 강준만(전북대 신방과) 교수의 언론비판서들은 김씨에게 전율 그 자체였다. 그는 사람들을 모았고 그 속에 혜미씨가 있었다. 여수사랑 마음이나 언론개혁에 대한 생각이 너무도 잘 들어맞았던 것이다. 이들의 한 마음은 여수 인사모의 '활동지침'에도 녹아 있다. 재밌고, 오래가는 운동을 하자. 가정에 충실한 운동을 하자. 자력갱생에 충실하자. 언론개혁은 힘이 있으면서, 아주 오래가야만 가능하다는 이들의 지론인 것이다. 언론개혁의 길에서 만난 두 사람이 발견한 앞길은 어떤 모양일까. "'상태 좋은 부부'가 될 것을 약속했어요. 우리 스스로도 밝고 건강하게 살아야 우리주변으로 좋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죠. 언론개혁도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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