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경감 '성취도 기준 평가'전환이 관건
사교육비 경감 '성취도 기준 평가'전환이 관건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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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육인적자원부가 고액불법과외에 대한 집중단속과 이에 반발하는 사교육계의 집단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현재 점수 및 석차위주 평가를 폐지하고 국가수준 성취도 기준에 의한 평가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달 25일 오후 600여명의 교사 학원관계자, 학부모가 참석한 가운데 한국교육개발교육원 주최로 광주학생문화회관에서 열린 광주·전남·북지역 순회 '사교육비 경감대책 마련을 위한 공청회' 에서 주제발표를 한 최상근 한국교육개발원 학교교육연구 본부장은 이같이 주장했다.

최 본부장은 사교육의 발생원인으로 교육 내적으로 △점수 및 사열위주의 평가제도 및 대학입학제도 △점수에 의해 서열화된 대학 △학생 개개인 수준에 맞추지 못한 학교수업 △단위학교 자율역량과 교사책임의식 부족 △다양한 교육수요에 대한 학교의 대응력 부족 및 진학 진로 체제 미비 등을 들었다.

최 본부장은 또 사회구조적인 요인으로 △학력·학벌주의 인재관 및 채용구조 △자녀감소·소득증대에 따른 교육열 과다 △맞벌이 부부 비율 증대로 탁아성격의 학원수요 증가 등을 꼽았다.

또 과거 정부의 과외종합정책에 대해 "사교육 욕구의 배경에 대한 근원적인 처방 없이 욕구 자체를 인위적으로 규제하거나 입시상의 병목현상을 다음단계로 이행시키는 대증요법식 과외정책을 시행해 교육현실을 더욱 열악하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특히 새로운 평가 체제의 틀에 대해 최 본부장은 "현행 점수위주의 서열평가에서 모든 교과목에 대하여 국가수준의 성취도 기준에 의한 평가(Pass/Fail)로 전환, 고교 2∼3년의 경우 모근 교과목을 평가 할 것이 아니라 학생의 적성과 진로에 따라 핵심보완교과로 구분하여 핵심교과에 한하여 기술식 평가를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대입선발방식도 단기적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점수제를 페지하고 등급제(20∼30등급)를 실시하면 1∼2점에 의한 학생 대학 및 학부의 극단적인 서열화 현상을 완화 할 것"이라며 "장기간의 걸친 학생의 성장과정 참조자료(portfolio)를 주요 전형자료로 활용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성장과정 참조자료'는 전공관련 문헌 독서 및 보고서 작성, 프로젝트 학습실적, 현장체험 학습, 봉사활동 내역 및 특성, 행동특성(가치관 협동심 인간관계 등) 등을 말하며, 대학은 사전에 각 학부별로 요구되는 수학능력 및 자격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 자율적으로 선발권한을 갖도록 해는 새로운 경쟁의 틀과 선발방식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교육비 경감방안 중의 하나로 '방과후·방학 중 교육활동 활성화'도 주목을 받았다. 이는 현 학교건물을 외부인에게 위탁, 또는 직영운영을 통해 특기적성교육과 과외, 보육의 가능까지 담당하는 교육체제로 교육과 보육을 통합하는 새로운 교육형태(에듀케어)로 이미 선진국에서는 이를 실시하고 있다.

석차평가에서 독서 현장체험 등 성취도로 개선
학벌 대학 서열화도 폐지하고 능력중시 사회로
방과 후 '보육+교육'위한 '학교운영재단'운영도


이 같은 한국교육개발원의 주장에 대해 전교조 광주시지부는 "사교육비 원인에 대한 진단은 비교적 솔직했으나 문제해결방안으로 학벌사회 타파, 입시제도 전면적인 개혁, 교육공공성 강화, 공교육정상화는 정확하게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사교육비 대응개념으로 '공교육의 책무성'에만 급급하는 근시안적 대응에 매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방과후 학교운영재단 설립추진'에 대해서도 "학교공간을 대자본과 교육시장에 통째로 내주는 결과를 가져 올 것"이라며 "광주 운남고의 경우처럼 특기적성이라는 이름으로 실제로는 교과 보충학습이 이뤄지는 등 학교의 학원화라는 극단적이고 위험한 논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유질의에서 윤민자 광주지역 학부모는 "특기적성교육에 대한 방안이 초기도입과 다를게 없으며 외부전문강사를 도입한 운영은 현직교사를 절처지 무시한 발상"이라고 비판하면서 "대학을 나와야 가격증을 취득해야 하는 현 학벌사회를 타파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김명일 광주전자공고 교사는 "대학입시제도의 획기적인 개선 및 출세위주의 교육풍토 개선하고 학교에서 다양한 감성교육실시"를, 전북 남원의 한 학부모는 "공중파 교육방송 청취를 통한 사교육으로 비용절감"을 등을 각각 내놓으며 교육개발원의 방안과 교육정책을 비판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 장소 입구에는 광주시 학원연합회 명의로 '학교의 학원화 결사반대', '교육파탄 초래하는 학교과외 중단하라', '양심없는 대기업의 학원진출 왠말 이냐'는 등의 학원계의 주장을 담은 프랭카드가 나붙는 등 최근 교육부의 과외 집중단속에 따른 반발여론과 사교육시장의 위축감을 드러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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