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화의 수도 '교토'
일본 문화의 수도 '교토'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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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시(京都市)는 일본의 관서지방에 위치하고 있는 인구 약 150만명의 내륙도시로 남북으로 긴 형태를 띠고 있다. 교토(京都)는 문자 그대로 일본의 서울이라는 뜻이다. 1868년 명치유신으로 일본의 수도가 도쿄(東京)로 이전하기 전까지 1,200여년이 넘는 오랜 기간 교토시는 일본의 수도이었다. 도쿄시는 이름 그대로 동쪽의 수도일 뿐이다. 흔히 도쿄시가 행정의 수도라고 한다면 교토시는 역사문화의 수도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상업이 발달한 오사카시(大阪市)를 포함하여 통상 행정과 문화 그리고 상업을 대표하는 3도(都)라고 부른다.

1994년은 교토시가 도시 건립을 수립한지 1,200년이 되는 해이었다. 1,200년 전 교토시는 중국 당나라의 장안(長安)을 본 따서 만들었으며 서쪽은 가츠라강(桂川)과 동쪽은 가모강(鴨川)이 흐르는 지역에 위치하였다. 당시 교토시는 장안의 3분의 1의 크기인 규모이었고 지금의 상업지역이 분포하고 있는 교토시의 구시가지인 도심에 해당한다.

교토시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폭격을 받지 않아 과거의 문화유산이 거의 원형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그래서 교토시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은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인상을 받게 된다. 먼저, 교토역에서 내려 조금만 걸어가면 처음 도시를 만들 때부터 형성된 듯한 바둑판같은 가로망과 오래된 건축물들을 만나게 된다. 도로는 자동차중심으로 도로가 아니라 사람중심의 걷기 편하고 도시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듯하고 상가건물들은 전통적인 건축양식인 건물의 전면은 폭이 좁고 깊이가 긴 마치야(町家)라는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그래서 이러한 분위기의 교토시를 제대로 알려면 걸어서 다녀보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오래된 건축물과 인간중심의 도로망을 보존하기 위해서 교토시는 중앙정부에서 역사보존에 대한 제도가 제정되기도 전인 1972년에 '교토시가지경관조례'를 제정하였다. 이 조례의 제정으로 역사지구보존, 미관지구지정, 옥외광고물 규제 등 교토시를 역사문화의 도시로 만드는 독자적인 행정을 추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밖에 시가지주변의 산록이나 사가노(嵯峨野)의 전원지대에 있는 역사적 건축물이나 정원, 유적 등이 주변의 자연경관과 일체가 되어 형성된 지역에 대해서는 중앙정부차원에서 특별보존지역으로 지정되어있다. 이러한 역사문화유산들이 1994년 12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교토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는데 적용된 기준은 '건축이나 도시계획, 경관에 큰 영향을 미친 것'과 '어떤 양식의 건축물 혹은 경관에 대해 훌륭한 본이 된 것'이었다.

시민들과 고락을 같이하고 묵묵히 역사를 지켜본 우리네의 오래된 유산들을 하루아침에 치워버리는 현실에서 착잡한 심정이 들기도 한다.
교토시가 문화도시라고 평가를 받는 데는 도시가 탄생 때부터 갖고 있는 역사유산이 많이 남겨져 있고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도 그러하지만, 아무래도 일본인의 정신적 마음의 고향으로서 갖고 있는 의미가 더 크다고 하겠다. 일본을 방문하면 기차를 많이 타게 되는데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교토시를 안내하는 관광포스터이다.

이 포스터의 문구가 '일본인의 마음의 고향 교토시에 오시오'라는 글귀를 어렵지 않게 보게 된다. 일본인들은 중고등학생 시절 수학여행 등을 통해 꼭 한번 들르는 도시라고 이야기를 들을 적이 있다. 이러한 정신적 문화적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교토시 만의 축제, 음식이 아닌가 한다.

축제의 나라 일본에서도 교토시는 많은 축제가 있고 일본을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토시의 축제가 여느 축제와는 다른 점은 교토시의 역사문화를 축제로 재현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아오이마쓰리는 옛날에 황실이 각 신사로 참배하러 가는 모습을 재현한 축제이다. 또한 기온마쓰리는 이 축제를 보기위해 전국에서 백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보러 온다.
또한 교토시는 교토시만의 독특한 음식문화로 유명하다. 오죽했으면 교토의 요리를 교료리(京料理)라고 한다.

일본의 요리는 눈으로 먹는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 대표적인 요리가 교요리가 아닌가 한다. 교요리는 조미료를 적게 쓰고, 그릇에 음식을 잘 담아내는 것을 중요시하는 특징이 있다.
여기에 교토대학은 명실상부한 일본 최고의 대학이다. 동경대학이 고위공무원의 양성소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반해 교토대학은 순수학문을 중시하는 분위기이며 노벨상 수상자도 여러 명 나왔다. 반면에 동경대학은 지금까지 한명의 노벨상 수상자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순수학문을 하려면 교토대학에 가라는 이야기가 있다.

여기에 시내를 관통하는 가모강(鴨川)은 1급수의 맑은 물에 주변 건물들과 어울려 시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주변의 가로수와 어울려 멋있는 풍광을 연출하고 저녁에는 가로등의 야경과 함께 멋스런 모습을 뽐낸다. 자동차로 뒤덮인 광주천과는 그 모습을 달리한다.
교토시는 일본에서도 가장 일본다운 문화가 집중되어 있는 곳이다. 그래서 한때 교토시를 문화수도로 만들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는지 모른다. 그 이야기에 걸맞게 교토시는 일본의 문화를 대표하는 도시임에는 틀림없다. 문화수도를 지향하는 광주시가 그 모델도시로서 한번 검토해 볼만한 좋은 도시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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