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은 안된다
골프장은 안된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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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건설에 관해 찬반이 팽팽한 가운데 곳곳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28홀 규모로 회천면 전일리, 혹은 동률리 야산 일대를 개발하여 골프장을 건설하겠다는 보성군의 계획은 전라남도에서 관광 전남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투자유치 홍보를 하면서 시작된 듯 합니다.

도청에서는 보성군 뿐 아니라 전남도내의 전 시군을 상대지역으로 조사를 벌여 그 가운데 몇 곳을 선정하여 자본을 유치, 집중 투자를 할 모양입니다. 그러니 재정이 열약한 전남도의 대부분 기초단체들이 더욱 유치에 혈안이 된 듯 보입니다.

물론 보성군도 예외는 아닙니다. 아니 보성군은 그것만이 살길인양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도의 계획대로 된다면 그야말로 전남은 골프장 천지라고 해도 심한 표현은 아닐 것입니다.

전남 골프장 유치 계획, 땅에 대한 개념조차 부재
골프장은 후손에게 물러줄 가장 큰 죄악 중 하나


참 야심 찬(?) 계획이고, 그러면서도 한심한 계획입니다. 또 전율이 느껴지는 계획입니다.

골프장의 폐해에 대해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그것에 대한 부언은 줄이겠습니다. 그러나 전남의 계획에 사람의 삶과 그 토대인 땅에 대한 기본적 개념조차 없다는 사실이 당혹스러울 뿐 아니라 우리를 분노하게 합니다.

돈에 관해 우리는 부끄러운 점이 많습니다. 없을 때 느껴지는 박탈감이란 견디기 힘들지요. 그럼에도 돈 때문에 우리 삶의 뿌리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것을 볼 때마다 ‘本末顚倒’ 라는 말이 절실합니다.

이미 우리는 인간의 무차별적인 개발이 얼마나 엄청난 재앙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 여러 곳에서 보고, 느끼고 있습니다. 제비가 없는 농촌의 풍경은 더 이상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복합적인 요인이 있을 수 있겠으나 제비가 작년에 왔던 집을 찾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 인간 위주의 사회에 그만큼 재앙이 가까이 다가왔음을 의미한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빙하가 녹고 있다는 보고, 작년에는 그로 인한 수위상승으로 세계 최초의 환경난민들이 생겼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돈도 좋지만 아무리 큰 희생 따라도 저지해야"

아니 멀리서 찾을 것도 없습니다. 우리지역의 가장 성공한 사업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해수녹차탕’이 회천 앞 청정갯벌을 급속히 망가트리고 있다는 것도 생각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보았음직한 일 아닌가요. 그 갯벌을 다시 원상태로 회복하려면 지금 투자한 돈과 벌어들인 돈의 몇 십, 몇 백배가 들어가야 할지 모릅니다. 그런데 거기에 골프장이라니,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그래서 신음하는 사람에게 총질을 해대는 경우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우리는 단언합니다. 회천에 골프장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우리가 우리 후손들에게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죄악 가운데 하나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골프장 건설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입니다. 거기에 따르는 희생이 아무리 크다 한들 우리의 자녀들, 후손들이 겪을 눈에 선한 고통과 희생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이라는 이미 검증된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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