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유 광주시장의 애처로운 '평양길'
고재유 광주시장의 애처로운 '평양길'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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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안나와 출국 일주일만인 17일에야 입북/ 고재유 광주광역시장이 출국 일주일만인 17일 오전 11시 30분, 마침내 '북한 들어가기'에 성공했다. 지난 2월 25일에도 '북한 들어가기'를 시도했다가 무산된 적이 있는 고시장. 그는 이번에도 일주일이라는 긴 기다림의 순간을 참아낸 뒤에야 '입북티켓'을 받을 수 있었다. 이를 두고 지역 여론이 날카롭다. 고재유 시장이 방북에 집착하는 이유 고재유 광주광역시장은 올해 초부터 '광주김치축제'와 '광주비엔날레' 행사를 남북교류협력 행사로 치르겠다며 방북을 준비해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두 행사에서의 남북실질교류를 성사시키겠다는 것이 고시장이 내민 방북의 변이었다. 하지만 고시장의 방북추진과정은 여러 가지 허점을 드러내며 외교적 망신을 자초했다. 북한과의 교류협력사업은 매우 복잡한 정치적 가변성을 함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업은 치밀한 준비와 능란한 대응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재유 시장은 '정치적 성과'에 집착해 졸속으로 방북을 추진해왔다. 지난 2월 25일에 무산된 1차 방북 시도는 거론 자체가 우스울 정도다. 북한을 방문하기 위해 고시장 일행이 출국한 것은 3월 10일. 예정대로라면 13일 오전 평양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다. 북한 대사관, '자료미비' 이유로 엿새동안 비자발급 안해줘 그런데 중국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은 일주일 동안 고시장 일행에게 '입북비자'를 발급해주지 않았다. 그들이 내세운 이유는 '자료미비'. 논의의 중심이 될 '광주김치축제'와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자료가 충족되지 않다는 것이었다. 베이징에서 광주광역시로 다급한 연락이 왔다. 두 행사와 관련된 자료를 다시 작성해서 보내라는 것이었다. 광주시청이 보낸 자료를 북한 대사관에 제출한 고시장 일행은 북한측 답을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밖에 없게 됐다. 회담에 들어갈 사람이 회담자료도 없이 회담날짜만 기다린 꼴이 되고 만 것이다. 날카로워진 지역여론 "고시장 귀국하시오" 고시장의 '북한 들어가기'가 계속되자 한 시민단체는 성명서를 발표, 고시장의 귀국을 종용했다. 참여자치21(대표 정 담)은 16일 오후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사전준비소홀·전시행정에 바탕을 둔 지방자치단체의 남북교류사업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참여자치21은 "고시장 일행의 '베이징 대기중 상태'가 6일째 이른 것은 우려의 수준을 훨씬 넘은 것"이라며 "고시장의 이번 방북목적이 2002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전략적 차원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공격했다. 특히 참여자치21은 광주광역시의 시장방북을 위한 사전준비 내용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며 "6일간 시정공백(행정력, 예산낭비)에 대한 대 시민사과와 이에 따른 예산을 반환하라"고 고시장을 압박했다.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급증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남북교류사업 자체를 문제삼을 순 없다. 그러나 차기 선거를 의식한 일부 단체장들의 무리한 방북추진은 남북교류사업의 본래 취지를 퇴색케 할뿐이다. 현재 고재유 광주광역시장의 북한 일정은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광주시청의 한 관계자는 "(고시장 일행이) 11시 30분 비행기로 평양으로 들어간다는 것 외엔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전한다. 대북밀사도 아닌 고재유 시장이 평양을 나와 광주로 돌아올 때 어떤 선물을 내놓을 것인지 그 보따리가 궁금해진다. 만약 고시장이 북한측 인사들과 찍은 '기념사진'을 보따리의 맨 위에 올려놓는다면 시민들은 그의 졸속방북이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었는지 허탈한 웃음과 함께 확인하게 될 것이다. /이주빈 기자 이주빈 기자는 오마이뉴스 기자로 활동중이다. ------------------------------------------------------------------- 다음은 '시민의 소리' 3월 16일자 기사입니다. -- ---------------------------------------------------------------- 고재유 광주시장의 북한행이 단단히 우세를 사고 있다. 고시장은 당초 지난 13일 오주 광주시의회 의장 등 방북단 6명과 함께 평양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비밀리에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으나 비자가 나오지 않는 바람에 난감한 처지에 빠지기 시작했다. 이로인해 광주시는 이날 오전 11시30분발 평양행 비행기에 고시장 일행이 몸을 싣는 순간 기자회견을 통해 방북사실을 발표하려던 깜짝 이벤트도 무산됐다. 오히려 치밀한 준비도 하지 않은채 무리한 전시행정성 방북을 추진한다는 언론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고시장의 방북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우선 아무리 변화무쌍한 북한을 상대로 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일개 광역단체장이 철저한 사전준비없이 출국, 이국땅에서 15일 현재 나흘째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함께 방북목적에 대해 의아해하는 이들도 많다. 문화, 예술교류를 목적으로 한다면서도 정작 방북단은 이와 관련된 인사는 없고 오주 광주시의회 의장, 김대기 광주시건설협회장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도대체 왜 이 시기에 고시장이 무리하게 북한행을 감행하고 있느냐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내년 지자제 선거에서 재선을 꿈꾸는 고시장의 업적쌓기용이라는 분석이 압도적이다. 고시장이 광역단체장이라는 직함을 내걸고 김진선 강원도지사에 이어 두 번째로 북한을 방문했다는 것만으로도 남북화해시대를 맞아 선거에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구설수가 고시장이 우여곡절 끝에 북한을 다녀오더라도 그가 생각한 만큼의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박광우 기자> ---------------------------------------------------------------------- *다음은 참여자치 21의 논평입니다. ---------------------------------------------------------------------- 광주광역시장의 사전 준비 없는 방북을 반대한다. 작년 6·15 선언을 기점으로 이제 남북관계는 화해와 협력교류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어 자치단체들의 대북한 방문 ·교류사업들이 활기를 띄고 있다. 물론 광주광역시도 예외는 아니어서 「남북교류협력」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추진 중에 있다. 남북화해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노력들은 환영받아 마땅하나, 사전준비소홀·전시행정에 바탕을 둔 지방자치단체의 남북교류사업은 비난받아 마땅할 것이다. 현재 중국베이징에는 고재유 광주광역시장일행이 방북하기 위해 6일째 대기중에 있는 것은 우려의 수준을 훨씬 넘은 것이라 생각된다. 김치축제와 비엔날레 행사 관련하여 방북 한다고는 하나 일행중에는 시의회 의장, 건설회사 대표들 뿐 두 행사와 관련된 인사는 단 한 명도 없다. 또한 시정현안이 산적해(도청이전 논란, 광주-인천공항간 직항로등)있음에도 중국 베이징에서 6일째 허송세월하는 것이 진정 140만 광주시민을 위한 일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결과는 고시장의 이번 방북목적이 2002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전략적 차원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이에 참여자치21은 남북화해시대에 지방자치단체의 남북교류는 보다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 고재유 광주광역시장은 시민의 혈세를 더 이상 낭비하지 말고 방북을 단념하고 즉시 귀국하라. ○ 광주광역시의 시장방북을 위한 사전준비 내용을 공개하라. ○ 6일간 시정공백(행정력, 예산낭비)에 대한 대 시민사과와 이에 따른 예산을 반환하라 2001. 3.16 참여자치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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