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민주노총으로 중심이동
철도노조, 민주노총으로 중심이동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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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철도노동조합은 지난 6일 상급단체 변경을 위한 조합원 총투표 결과, 철도청의 조직적인 부결공세를 뚫고 54%찬성으로 민주노총 가입을 결정하였다. 철도노조의 상급단체 변경은 2001년 54년 만에 첫 직선제로 치러진 노조위원장 선거에 김재길 위원장이 당선되고, 지난 보궐선거에서 현 천환규위원장이 상급단체 변경 총투표의 연내 실시를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이미 예견되었다.

이번 상급단체 변경결정은 시기적으로 하반기 정기단협 투쟁과 대선 이후 들어설 새 정권과 예상되는 철도민영화를 둘러싼 격돌을 앞두고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한국노총이 참여했던 해고자 복직협상이 10월 12일 최종 결렬되고, 지난 2.25 총파업때 맺은 합의안이 일방적으로 파기되고 있는 상태에서, 새 정권에서 예상되는 강력한 철도민영화 정책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2.25 철도총파업에서 나타난 상급단체 문제를 정리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또한 단위사업장을 넘어 국가기간산업 민영화를 저지하기 위한 역사적인 철도, 가스, 발전 3사 파업에 '연대총파업'으로 화답해준 민주노총에 대한 약속이자 의무이기도 했다.


순천지방본부 전임 간부 4명에 대한 파면과 해임에 이어 투표가 시작된 지난 4일 급기야 노조와 조합원 92명의 개인재산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하는 등 파상적 공세속에 얻은 54%는 또 하나의 투쟁이자 승리이다.
한국노총의 산파역이자 전위대 역할을 해 오던 철도노동자들이 지난해 54년만에 첫 민주집행부를 세우고 올해 다시 민주노총으로 상급단체 변경을 결정한 것은 민주노조운동에 적지않은 의미를 지닌다.

이번 상급단체 변경은 24시간 맞교대, '침목 하나에 시체 하나'라는 말처럼 열악한 조건에서 '더 이상은 노예처럼 살지말자'라는 철도노동자들의 선언이자, 과거의 잔재를 청산하고 일본 식민지시대 철도부설 반대투쟁-미군정시기 전평 총파업투쟁 그리고 88년과 94년, 지난 2.25총파업의 역사성을 계승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2,25 총파업을 이끌었던 발전노조와 더불어 가스, 철도노조가 연이어 민주노총을 결정하면서 국가기간산업의 민영화 저지투쟁에 강력한 연대를 형성했다는 것도 의미 있는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철도노조의 상급단체 변경은 한국노총의 가장 큰 사업장(2만5천 조합원) 이자 한국노총의 핵심사업장이었다는 점에서, 이후 한국노총의 위상에는 적지 않은 타격이면서 동시에 민주노조운동이 대세로 잡아가는 역사적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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