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여덟 젊음의 날개짓으로
열 여덟 젊음의 날개짓으로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11.0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드.디.어. 마지막 모의고사를 치룬 날.
수능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탓인지 모의고사 시험지를 채점하는 손길들이 짐짓 경건하다. 이제 마지막 정리 시간을 갖어야 하는 순간인데 모의고사 시험지의 빨간색 동그라미는 늘 줄 모른다. "이제 곧 수능인데..."

초조함과 긴장감 때문인지 저녁 먹고 돌아서기 무섭게 금방 또 입이 궁금해진다. 엄마가 챙겨주신 귤봉지를 꺼내 짝꿍하고 나눠먹는데 여기 저기서 달라고 난리다. 그러는 통에 귤 몇개가 콩한쪽이 되어 교실에서는 순식간에 귤찬치가 벌어진다. "수능만 끝나면 친구들이랑 학교앞 분식집의 떡볶이며 라면이며 모두 거덜내야지." 그 순간에도 칠판 구석 앞쪽에 앉은 영희는 손거울을 놓을 줄 모른다. 얼굴에 뭐가 꽃 피었는지 '관리'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게 영희의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때마침 쉬는 시간. 마지막 모의고사 치룬 후 긴장과 초조가 감돌던 수험생의 교실이었나 싶게 야단법석, 시끌시끌. 10분안에 온갖 스트레스를 젊음으로 발산하는 경연장 대회 같기도 하다.

차가운 초겨울 밤공기가 교실밖에 차오를때 그제서야 마지막 모의고사 날을 마감하고 교문을 나선다. 지난 1년 동안 잠을 쫓아가며, 유혹을 뿌리쳐가며 준비해 온 수능의 그림자를 벗고, 열여덟 젊음의 빛을 발산할 날도 이제 몇 일 남지 않았다.

-수능7일전 광주경신여고에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