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자락의 가을 운동회
무등산 자락의 가을 운동회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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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국기가 연단에서 건너편 플라타너스까지 팔랑팔랑 내걸리고 갈퀴로 긋듯 반듯하게 그어진 달리기 선들. 축구골대위에는 출전문이란 간판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구름 몇점 맘에 걸리지만 벌써 아침 일찍 다녀가신 소나기님 덕분에 누가봐도 오늘은 국어사전에 나와있는 가을하늘이다.
학교 운동장에는 귀빈석 천막이 잔칫집처럼 세워지고 동네 어른들은 뒤에서 교장선생님과 담소를 나눈다.


▲국기에 대한 경례도 천진난만하게

▲출발신호를 잘봐야지~

‘탕!'
총소리 울리고 화약냄새가 터지면 "와~~!" 함성이 운동장을 흔든다.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자기네들 키 두세배 되는 깃발을 흔들며 이끄는 삼삼칠 박수가 물결처럼 분위기를 요동치게 한다. 전교생이 흰 티셔츠에 간단한 운동복바지, 단출한 운동복이지만 날개라도 달린듯 신바람이 난다.
▲아! 30점 차이를 어떻게 따라잡지

▲내가 꼭 역전시킬거야


응원전이 무르익을 때 낡은 정전이 되고 낡은 영화 필림 끊기듯 쩌렁쩌렁 울리던 행진곡이 뚝! 그쳤다 순식간에 다시 이어진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보물 낚는 강태공 놀이에 절로 흥이 오르고 골고루 돌아간 작은 선물꾸러미에도 감격을 나눈다.

▲할머니! 할아버지! 선물 많이 낚으세요

▲청군이 이겼다고 전화왔어요~

오재미 한판 박 터트리며 모든 놀이는 끝나고 지지징징~ 풍물소리 잦아 들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어울린 운동회는 가을 노을 속으로 사진 한장 추억으로 갈무리 된다.



광주동초등학교(충효분교) 가을운동회
200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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