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닷컴]상도(商道)를 묻기전 언도(言道)를 살피다
[기자닷컴]상도(商道)를 묻기전 언도(言道)를 살피다
  • 이광재 기자
  • 승인 2002.09.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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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일보의 롯데백화점에 대한 일련의 보도를 보며 상도(商道)를 묻기 전 언론의 신뢰를 자문하게 된다.

열악한 지방신문의 재정을 감안할 때 월 수백만원짜리 광고를 외면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광고주의 문제를 꾸준히 제기한다는 것은 박수 받아 마땅하다. 또한 기업조직 구조상 상급자의 무심한 한 마디는 하급직원입장에서 엄청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상품권 강매가 결과적으로 사실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 같은 문제가 이 지역 거대기업내에서 관행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면 그 불합리성에 대해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

이것이 무등일보가 '박수'받아야할 이유다. 물론 이는 사실확인을 전제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지역 언론계의 반응은 박수만이 아니다.

이 지역 한 일간지 기자는 "명절을 앞두고 지역 언론들이 백화점을 한번씩 다루는 경우가 있다"며 "그러나 대부분 몇차례 하다가 광고를 통해 합의하는 선에서 매듭짓곤 한다"고 말한 적 있다. 따라서 광고로부터도 떳떳하려면 그간의 보도에서도 자유로와야 할 것이다.

지난 8월 이 지역 언론계에서 벌어진 광주신세계백화점 관련보도, 특히 무등일보의 태도는 그런면에서 아쉽다.
   
▲ 대인동 롯데 백화점 전경

신세계백화점 1층 공간의 구조변경을 두고 지역언론의 난타가 이어지던 지난 8월 초. 무등일보도 8월2일자 관련보도에서 "광주 신세계 '돈벌이용' 구조변경 말썽"이라며 날을 세웠다.

그러나 그로부터 3주뒤 신세계백화점 개점7주년이 되자, 무등일보는 26일자에서 같은 공간에 대해 "생활문화명소 우뚝, 1층 새단장, 복합쇼핑몰 신축, 중장기적 비전'"이라며 전혀 다른 보도태도를 취했다. 물론 그 와중에 무등일보를 비롯한 전체 지역신문에 신세계백화점 광고가 실렸다.

언론이 거대자본 앞에 당당할 수 있는 것은 공공성과 신뢰 때문이다. 이는 공정성을 바탕으로 한 납득할만한 논리와 근거로 뒷받침 된다. 그러나 이것이 충족되지 못한다면 언론사 역시 기사의 표현대로 '천박한 상혼'이나 '졸렬한 태도'라는 비판에서 예외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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