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시장, ‘의회 권력’도 거머쥔다 ?
강기정 시장, ‘의회 권력’도 거머쥔다 ?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4.06.06 21: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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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시의장 선거...차기 광주시장 대리전 성격
친강 對 반강 구도...친명계 반전 시도 ‘촉각’
재선 박미정·심철의 선전 여부 ‘주목’
​​​​​​​“정치적 입김에 초선이 시의장 돼서야”우려도

[시민의소리=박병모 대기자] 제9대 광주시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가 심상치 않다.

제9대 전반기 광주시의회 개원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는 강기정 시장/광주시

2년 전 전반기 때와 판이하게 다른 양상으로 치닫고 있어서다.
당시에는 민주당 시당위원장이었던 송갑석 의원이 맘대로 교통정리 했었다.

물론 이용빈 의원, 강기정 시장 등 전남대 운동권 출신들의 교감하에서 였다.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은 누구로 하라고 방침을 정하면 그대로 따랐던 게 전반기의 상황이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후반기에는 정치 지형이 친명계로 넘어간 만큼 그렇게 까지 자의적이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순 없을 것 같다.
아시다시피 광주지역 국회의원 8명 중 7명이 낙선했고, 특히 이병훈 시당위원장이 떨어지면서 그만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의장 후보들은 각자도생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거론된 후보로는 재선의 박미정(동구), 신수정(북구), 심철의(서구)가 나섰고, 초선으로는 꿈도 야무지게 강수훈(서구), 박수기(광산)기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하지만 의장단 선거가 차기 광주시장 선거의 대리전 또는 전초전이라는 데 상징적 의미를 부여할 수밖에 없어 안타깝기 그지없다는 여론이 분분하다.
쉽게 말해 친강과 반강의 구도 싸움이라는 말이 벌써부터 나도는 것도 그래서다.

현재 광주시의원 23명 중 국민의힘과 무소속을 뺀 21명의 성향을 분석해 볼 때 친강 측은 대체로 9~10명에 달하고, 반강 측은 10~11명으로 분류된다.
이런 상황에서 친강 측에서는 초선의 강수훈 후보를 암묵적으로 밀고 있다.

아직 선거 구도와 프레임이 확실하게 드러나진 않았지만 현재의 판세나 흐름을 볼 때 친강을 등에 업고 나선 강 후보가 한 발 앞서간 형국이다.

그렇다면 이번 시의장 선거는 “게임이 끝난 것 아니야.” “초선인 강 후보가 재선을 제치고 되는 것 아니야” “싱겁기 그지없네” 라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강 후보로서는 상임위원장 등 9개의 자리를 보장해주고 2~3개의 표를 잡으면 되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과거 강기정과 낙선한 조오섭 의원 계보로 분류된 신수정 후보의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선거 과정에서 석연찮은 갈짓자 행보로 친강 측과 서먹서먹한 관계로 변했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단순논리로 볼 때 그렇다는 얘기지, 속내를 더 들여다보면 복잡다단하다.
시의회를 둘러싼 정치지형이 그리 녹록지 않아서다. 
몇가지 측면에서 그만큼의 반전이 있을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다.

광주시의회 회의 모습
광주시의회 회의 장면

말하자면 강 시장이 집행부는 물론 대의기관인 의회 권력까지 장악하게 된다면 민주당은 물론 광주시의회 마저 사당화로 전락될 수 있다.
광주시의회가 그렇게 쉽게 되지 않을 거라는 측면에서 몇가지 변수를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로, 강 후보가 초선이라는 점에서다.
143만 광주시민들 대표하는 대의기관 수장을 아직 정치경험이 2년 밖에 안된데다, 송갑석 전 의원이 일방적으로 공천한 초선 의원을 뽑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합리적 의문으로 부터 출발한다.
아무리 그렇다하더라도 강 시장이 초선 의원을 밀어 대의기관인 의회 권력까지 거머쥐는 것은 가당치 않다는 반발 여론 또한 덩달아 급부상하고 있다.

두 번째는 친강 측의 대척점에 있는 민형배 의원의 행보를 들 수 있다.
어차피 광주시장 선거에 나올 것으로 점쳐진 상황에서 이를 민형배가 조용히 지켜보지 않을 거란 대목이다.

자신은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출마하고, 그 대신 친명 강성지지 세력인 더민주혁신회의 공동대표를 맏고 있는 강위원 정무특보가 시당위원장으로 출마를 고심하고 있어서다.
그렇게 되면 민형배와 강위원은 한뜻으로 초선인 박수기 후보를 밀어 강 시장의 독주를 막는 튼실한 견제 세력으로 키워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박 후보는 광산을 출신의 시의원 2명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 그치고 있지만 이재명을 등에 업고 당선된 국회의원들의 적극적 지지를 얻게 된다면 상황이 반전될 수 있다는 게 정치권 주변의 애기다.

셋째로는, 지난 총선 때 강 시장과 감정적으로 서운한 관계에 일부 국회의원들이 반 강기정의 편에서 자신의 지역구 시의원을 조종할 수 있다는 대목이다.
이번 의장 후보로 나선 심철의 후보의 경우 재선에다 재력이 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상임위원장단을 제대로 구성할 경우 해볼만한 후보라는 관측이다.

심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서구을에서 당선된 양부남 의원의 캠프에서 큰 역할을 했다.
따라서 양 의원으로서는 강 시장 측이 자신의 캠프를 도맡았던 전직 시의원에게 자리를 주겠다고 빼내간 뒤 과거 광주시경제문화부시장 출신의 김광진 후보를 돕게 한 점에 대해 “정치 도의상 예의에 어긋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 시장에 대한 서운한 마음이 도사리고 있다.

네 번째는 광주가 민주·인권·평화의 도시를 슬로건으로 내걸면서도 부산이나 대구와는 달리 여성 시의장이 한번도 없었다는 점을 들수 있디.
집행부를 견제하고 시의회의 민주성과 다양성을 위해서나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실력과 능력과 전문성을 두루 갖춘 여성 의장이 나와야 된다는 논리다.

그가 바로 박미정 후보다.
박 후보의 당당함 속에는 자신이 민선 8기 전국 조례 제·개정 부문에서 전국 2위를 한데 이어 9대 때는 광주시의회에서 가장 많은 22개 조례를 만드는데 모범을 보였다.

특히 박 후보는 조례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국회나 중앙정부에서 법률로 제정케 하는데 앞장서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광주다움 통합돌봄’ 조례다.
이 조례는 강기정 시장이 지난해 12월 전 세계 54개국 198개 도시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중국 광저우 국제도시 혁신상에서 최고상의 영예를 안겨주었다.

광주시의회에서 제정한 조례가 전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대표적인 롤 모델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결국 광주시의장 선거는 2년 뒤에 치러질 광주시장 선거의 대리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관심이 크다.
민주당의 일당 독식에 이골이 난 것도 지겨운데, 그나마 시민들의 대의기관의 수장마저 몇몇 정치인의 졸개로 변질된다면 광주시민들의 희망은 퇴색될 수밖에 없다.

정치도, 경제도, 민생도 뭘 기대하고 살아가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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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야 2024-06-08 12:59:10
지지도 꼴등인 강기정라인을 탄 의원들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줄 알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