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지사 진정성이 '함평 군공항 유치' 누그러뜨렸다
김영록 지사 진정성이 '함평 군공항 유치' 누그러뜨렸다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3.11.22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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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함평 도민과의 대화서 분위기 ‘반전’
1조8000억 사업, 구체적·현실적 비전 제시 ‘지적’도
함평군수, 행정 철학과 자신감 없는 방향성 ‘도마’
​​​​​​​金. "광주 민간·군공항 함께 이전해야 전남 발전" 쐐기

함평군이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았다. 광주군공항 유치 분위기가 누그러졌다는 얘기다.

함평군에서 열린 도민과의 대화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는 김영록 지사

그도 그럴 것이 광주군공항이전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함평군 일부 주민들은 유치를 바랐었다.
광주시가 주민 설명회를 하겠다고 미끼를 던졌을 때 덥석 물었던 게 그 방증이다.
그러면서 광주시 담당 공무원과 함께 대구 공항 유치에 찬성한 군위를 현장 견학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민간공항과 별도로 군공항 만 유치한다는 것은 국가균형발전 계획에 어긋남은 물론 제도적 틀과 국고 지원이 녹록치 않음을 깨닫게 된다.
특히 함평군을 광주로 편입해달라는 희망을 던졌지만 행정 절차상 여의치 않다는 사실도 새삼 깨닫게 됐다.

함평군이 광주군공항 이전에 대한 광주시 공론화에 선뜻 끼어들게 배경을 살펴보면 어쩜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인구 3만명이 깨질지도 모른다는 절박감에 한발 더 나아가 더딘 지역 발전도 한 몫 작용했기 때문이리라.

함평군에서 열린 도민과의 대하 현장

가까운 나주에는 빛가람 혁신도시가, 영광에는 발전소가. 무안은 공항과 전남도청이, 영암에는 삼호조선소가 각각 자리매김하고 있음에도 함평군은 어느 것 하나 내세울 게 없다.
쉽게 말해 '귀가 빠진 동네'로 전락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농경사회 땐 사방팔방으로 먹거리가 천지에 널려있을 정도로 풍부하다고 해서 속칭, ‘함평 천지’로 불리워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래서 함평 일부 군민들은 광주군공항 이전에 편승해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 창출. 산업단지 유치 등을 통해 세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욕심을 부렸던 게 아닌가 싶다.

이러한 분위기는 21일 함평군에서 열린 김영록 전남지사와의 도민 대화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도정 브리핑에 이어 질의 응답 시간에는 지역 민원 및 현안 문제가 주류를 이뤘다.
시간 절약상 광주군공항 이전 문제를 뒤로 미뤄 의견을 나누면 어떠겠냐는 김 지사의 간청에도 아랑곳 없이 지난 9월5일 열린 함평발전비전 선포식에 초점이 맞춰졌다.

온라인에 이어 행사장 프런트에 있던 한 주민의 거침없는 질의는 귀를 솔깃하게 했다.
"전남도가 함평군에 1조8400억원을 들여 지역 발전을 앞당기겠다고 했는데, 2045년까지 마무리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아무리 주민 달래기용이라고 하더라도 용두사미로 끝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당장 실천할 사업 부터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고 다그쳤다.

그러면서 대안도 제시했다.
"함평과 광주 경계선에 위치한 빛그린 산단에 광주시는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조성을 위한 국가기본산단 1백만평을 들어서게 했는데,정작 전남도는 뭐했느냐, 인근 함평 나산 지역의 2백만평을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일자리를 창출해서 갈수록 쪼그라드는 인구를 3만명에서 5만명으로 늘려야 하지 않느냐"고 촉구했다.

그동안 진행된 도민 대화와는 달리 김영록 지사가 ‘갑’에서 ‘을’로 입장이 변한 상황이었다.
이에 김 지사는 공무원들이 통이 작아 그림을 크게 그리지 못했다고 전제한 뒤 45년까지 완성을 한다는 말은 와전된 것이고, 함평 지역발전을 위한 일부 사업들은 곧바로 시행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함평 주민들이 요구에 맞서 김 지사도 큰틀의 전남 발전을 위해서는 몇가지 약속을 주문했다.
일단 김 지사는 광주군공항은 함평 보다는 무안으로, 그것도 민간공항과 함께 이전하는 것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군공항 유치의향서의 경우 단체장인 함평군수 명의로 올릴 수도 없고, 있을 수도 없으며 이는 전남지사가 열쇠를 쥐고 있다고 못박았다.
요즘 함평군이 여론조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행태도 조목조목 지적했다.
소음으로 인한 혐오 및 기피시설에 대한 찬반 여론을 물으면 으당 찬반양론이 팽팽하다며, 이는 주민간 갈등은 물론 혼선만 더욱 부채질하게 되니 반드시 전남도와 협의를 해달라고 가닥을 추렸다.

이 발언은 광주시가 함평군을 매개로 한 정책 도구로 활용하고 있음을 우려함과 동시에 이상익 함평군수의 어정쩡한 태도를 우회적으로 질타한 것으로 보인다.

도민과의 대화가 끝난 뒤 김 지사와 함평 기관장과의 기념촬열을 하고 있다. 

실제 이 군수는 광주군공항 유치를 위한 여론조사를 한다고 해놓고 지금껏 뒤로 미뤄온 상태다.
일단 함평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주민 여론을 수렴하고 이를 토대로 미래 예측 가능한 방향과 장기 비전을 제시했어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한 대목이 없지 않다.

그동안 언론에서 보도됐던 인터뷰는 한번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짜뉴스라고 한 이 군수의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그리고는 함평 군민의 뜻에 따라 군공항 문제를 해결해 나갈 방침이라는 대답 만 되풀이 했다.

민주주의 다양성을 내세우면서 때를 놓치면서 주민 뜻을 따르겠다는 언급 자체가 그만큼 자신의 행정 철학은 물론 군공항에 대한 자신감과 방향성을 상실하고 있음을 내비친 대목으로 읽힌다.
모름지기 함평을 이끈 수장이라고 하면 도민과의 대화 자리를 빌어 함평발전에 대한 백년 대계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중장기 비전은 제시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전남도가 1조8천억 사업을 지원한다고,이를 딸랑딸랑 받아 챙기는 것으로 만족하는 군수의 고답적인 행태는 아무래도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이번 도민과의 대화를 통해 누가 봐도 광주군공항은 민간공항과 함께 무안군으로 이전해야 만이 시너지 효과는 물론 광주·전남을 넘어 국가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는 게 확인된 셈이다. 

이 대목에서 김 지사가 광주공항 동시 이전을 해야한다며 도민을 향해 큰절을 올린 것을 언급하면서 이는 감성팔이가 아니라 진정성에서 우려나온 행동이라고 강조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결론적으로 도민과의 대화는 함평군의 군공항 유치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인하는 시의적절하고 반향을 울리는 자리였다고 평가하고 싶다.

이제 앞으로 전남도와 광주시, 그리고 무안군의 3자 회동을 통한 광주공항 해법이 도민들의 바람대로 이어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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