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정율성’논쟁 강경대치 앞서 ‘시민의 뜻’ 따르라
강기정, ‘정율성’논쟁 강경대치 앞서 ‘시민의 뜻’ 따르라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3.08.29 11:2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주시 불로동 정율성 역사 공원 조성 논란
광주민주화운동부상자회까지 나서 철회 촉구
姜, 철 지난 이념·계속사업 ‘반박’
​​​​​​​대한민국 역사적 흐름 정권 따라 ‘표리부동’ 여론도

[시민의소리=박병모 대기자] 광주가 철 지난 이념 논쟁에 휩싸여 있다.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났던 금남로(구 전남도청)에 인접한 광주시 불로동에 정율성 생가를 300평 규모의 역사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 때문이다.

광주시 양림동에 조성된 정율성 거리 전시관
광주시 양림동에 조성된 정율성 거리 전시관

윤석열 정부와 광주시가, 문재인 전 정권과 현 정권이, 진보와 보수가 서로 앞을 보고 한 치 양보없이 달리는 소위, ‘치킨게임’을 벌이는 형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8일 광주시청 앞에는 광주 보훈단체들과 자유통일당이 ‘공산당 나팔수 정율성 사업 철회’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과 태극기를 들고 사업 철회를 촉구하는 반대 집회에 나섰다.

이쯤에서 눈여겨 봐야 할 단체가 있어 관심을 끈다.
3개 중앙일간지에 역사공원 건립 반대 광고를 실은 5개 단체 가운데 5·18민주화운동의 핵심 단체인 부상자회(황일봉 회장)와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가 포함됐다는 점이다.

어찌보면 광주 정신의 가치를 오롯이 대변해야 할 황일봉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장이 이념적 논쟁에 가세했다는 자체가 지역 여론을 사분오열로 몰고 가는 느낌이다.
한마음 한뜻으로 공감대를 이뤄도 시원잖은 마당에 518부상자회를 중심으로 한 공법단체가 명분도 없이 겉과 속이 다른 행동으로 일관하고 있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과거 황 회장은 민선 3기인 남구청장 재임 때인 2005년 정율성 음악제를 만들어 중국과 광주를 오가며 행사를 개최한 인물이다.
자신을 운동권 투사로 자처했고, 이를 계기로 정치권에 입분한 황 회장이 시대 상황에 따라 일관성 없이 표리부동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 광주 지역 시민단체들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지적한다.
무슨 믿을만한 뒷배가 있어 그러는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심심찮게 거론된다.

황 회장은 이와관련, “청장 시절 정율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중국과 교류를 했었으나, 지금은 5·18의 북한군 침투설을 여과없이 믿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공산주의자인 정율성 사업을 반대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념적 대립 속에 곤혹스런 입장에 처한 이는 바로 강기정 시장이다. 
그가 어제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얘기를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정율성 사업은 노태우 대통령 시절부터 35년 간 중앙 정부 차원에서 진행된 한중우호의 상징 사업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김영삼 대통령 재임 때인 1993년에 이어 96년에는 문체부에서 한중수교 기념으로 정율성 음악회와 작품 발표회를 개최한 점을 사례로 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2015년에는 중국 전승절 기념식에 참석해 정율성 곡이 연주되는 퍼레이드를 참관했다고 거론했다.

이에 발맞춰 광주시도 2002년부터 줄곧 20여년 간 기념사업을 진행해 왔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역사적 맥락 속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율성 선생 사업이 뭐가 그리 잘못됐으냐고 반문한다.

때 아닌 이념 논쟁에 휩싸인 광주시 불로동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
때 아닌 이념 논쟁에 휩싸인 광주시 불로동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

둘째, 정율성 사업은 2020년 지방비 48억원이 투입된 사업이고 이중 35억원을 땅값으로 이미 지출한 상태이며 연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광주시내 중심가의 지가를 계산할 때 몇 천억을 들인 것도 아니고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상징적 차원에서 300여평 규모로 생가 리모델링, 정자를 짓는 것에 불과하다.

이런 소규모 사업을 중앙정부가 나서 뒤늦게 제동을 거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견해를 강 시장이 우회적으로 표현한 셈이다.

강시장의 이러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념적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가 사업을 강행할 경우 보훈부는 물론이고 3개 중앙부처, 그리고 감사원 까지 나서 손을 보겠다는 강경 입장이라는 점에서다.
탈탈 털면 먼지가 나지 않겠느냐는 속셈에 지나지 않다.

그렇다면 강 시장은 윤석열 정부의 공세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 강 시장은 정치인이 아닌 행정가 입장에서 사태 추이를 바라봐야 한다. 

우선 중앙 정부와의 원활한 관계 속에 광주 발전을 위한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하는 수장이라는 점에서 철 지난 이념 논쟁이라고 맞받아 치기 보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긴 호흡으로 일을 마무리 해야한다.
시민들은 이념 논쟁에 먼저 불을 붙인 현 정부에 대해 드러내놓고 얘기하진 않지만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헤아리고 있다.

그런 만큼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을 찾는다면 시민의 소리를 듣고, 그 뜻에 따르는 게 합리적 대안이 아닌가 싶다.
대한민국 이념과 정체성은 역사적 평가에 맡겨야 할 사안이라는 점에서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강 시장은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기 보다는 광주의 분열된 민심과 민생경제를 최우선적으로 추스르길 고대해본다.

최신 HOT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팩트를 미화하지말자 2023-09-17 13:16:46
    정율성이란 인물에 대해서 잘 생각해야 합니다.
    5.18 정신이 뭔가요?
    독재에 항거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항쟁이 아닌가요?

    그런데 6.25당시 북한 인민군 행진곡 작곡한 사람 공원을 만든 다는 것이 말이 되나요?
    지금도 호시탐탐 대남도발을 일삼는 북한이 있는데 정율성 공원을 만들면 광주,전라시민은 북한한테 무슨 빚을 졌길래 저럴까 손가락질 할 것입니다.

    제발 이상한 발상 그만하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곳은 자유대한민국입니다. 계속해서 공산주의 사상을 주입시키지 말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