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이순신과 거북선[47회]-이순신, 백의종군 길을 걷다
충무공 이순신과 거북선[47회]-이순신, 백의종군 길을 걷다
  • 김세곤 역사 칼럼니스트
  • 승인 2023.08.0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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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7년 4월 1일에 의금부 감옥을 나온 이순신은 4월 3일에 서울을 떠났다.
그는 6월 4일에 도원수 권율이 있는 경상도 초계(경남 합천군)에 도착할 때까지 62일간 백의종군 길을 걸었다.

이순신 어머니 사시던 곳 (여수시)

백의종군 길에 특기할 것은 모친 변씨(1515~1597)가 4월 13일에 별세한 일이다. 4월 5일에 이순신은 아산 선영에 도착하여 성묘하였고, 저녁에는 외가로 내려가 사당에 곡하였다. 이후 이순신은 며칠간 아산에 머물면서 친척들과 함께 지냈다.

4월 13일에 이순신은 어머님의 임종 소식을 들었다.
전라좌수영 본영

고음천(여수시 웅천동 송현마을)의 별장(別將) 정대수 집에 기거하고 있었던 모친 변씨 부인은 아들이 잡혀갔다는 소식을 듣고 4월 초에 부랴부랴 배를 타고 서울로 올라갔다.
그런데 고향 아산까지 올라오는 도중에 서해 해상에서 풍랑을 만났다.
결국 모친은 고통 끝에 배 위에서 숨을 거두었다. 향년 82세였다.

4월 16일에 빈소를 차리고 나서 이순신은 소리내어 울부짖었다.

그런데 금부도사가 길을 재촉했다.
19일에 이순신은 모친상도 제대로 치르지 못한 상태에서 다시 길을 떠났다.

4월 25일에 이순신은 남원 운봉에 머물렀는데 거기서 도원수 권율이 순천으로 떠났다는 소문을 들었다.
4월 27일에 도원수 권율은 이순신이 순천에 온 것을 알고 군관 권승경을 보내 조문을 하고 안부를 물었다. 저녁에 순천부사 우치적이 찾아왔다.
늦은 밤에 정사준이 찾아왔다. 정사준은 왜군의 조총보다 성능이 우수한 정철 총통을 만든 이순신의 심복이었다.

4월 28일 아침에 도원수 권율은 다시 군관 권승경을 보내어 문안하면서 두 가지 배려를 베풀었다.
하나는 ‘상중에 피곤할 것이니 몸이 회복되는 대로 나오라’는 것이었고, 둘째는 이순신이 그를 보좌할 친분이 있는 군관을 거느리도록 한 것이다.

4월 30일 아침에 이순신은 전라병사 이복남을 만났다. 이복남은 원균의 일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하였다.

5월 2일에 도원수 권율은 보성으로 가고 전라병사 이복남은 본영으로 갔다. 전라도 순찰사 박홍로는 담양으로 가는 길에 이순신을 만났다.

5월 8일에 원균이 편지를 보내어 조문하였는데 이는 도원수의 명령에 따른 것이었다.
5월 12일에 이순신은 부체찰사 한효순을 만났다.
부체찰사는 도체찰사 이원익이 원균의 일에 대하여 많이 탄식하더라는 말을 전하였다.

5월 14일에 이순신은 순천을 떠났다. 정사준과 정사립, 양정언도 동행하였다. 저물녘에 구례에 도착하여 다시 손인필의 집에서 머물렀는데 구례현감 이원춘이 찾아왔다.

5월 19일에 이순신은 도체찰사 이원익이 구례로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저녁에 도체찰사가 고을에 들어왔다.

사진 1 이순신 어머니 사시던 곳 (여수시) 이순신 모친 기거지
이순신 모친 기거지

5월 20일에 이원익은 사람을 보내어 조문을 하고 저녁에 이순신을 만났다.
이순신과 이원익은 밤이 깊도록 이야기를 하였다. 이야기 중에 이원익은 ‘음흉한 원균이 무고가 극심한데 하늘이 굽어살피지 못하니 장차 나랏일을 어찌 하겠는가?’ 라고 말하였다.

23일에도 이순신은 이원익을 만났다. 이원익은 시국이 이미 잘못 돌아가고 있음을 분하게 여기면서 단지 죽을 날만을 기다린다고 하였다.

6월 2일에 이순신은 삼가현에 이르렀고, 6월 4일에 이순신은 권율의 원수진이 있는 경남 하천군 초계 모여곡에 도착했다. 모여곡은 지금의 경남 합천군 율곡면 낙민리이다.
이곳에서 이순신은 7월 18일(7월 16일 칠천량 해전으로 수군 전몰 이틀 후)까지 머물렀다.

그런데 이순신은 TV 드라마나 소설에 나오듯이 노역을 하면서 백의종군(白衣從軍)한 것이 아니었다.
백의종군이란 글자 그대로 ‘흰옷을 입고 종군하는 것’으로 특별한 직책 없이 공을 세우게 하는 조선 특유의 처벌인데, 이순신은 도원수 권율의 원수진에 소속되어 자문관 역할을 하였다.

                                                                                         <‘임진왜란과 호남사람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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