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 강기정 시장에 알아서 기는 기관 ‘전락’
광주시의회, 강기정 시장에 알아서 기는 기관 ‘전락’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3.02.20 22:4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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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임시회,송곳 질의 대신 ‘집행부 해명 기회 준 꼴’비난
광주시의회,“강 시장 6시간 ‘집’ 행적”유야무야 넘어가
시나리오 대본 그대로 읽다 ‘순발력’ 한계 노출
광주시의회 75%가 초선...민주당 ‘막대기’공천 후유증 결과
​​​​​​​시민,“초선의원 능력과 자질, 함량 미달‘지적도
상수도본부 특별회계 운영...수도요금 인상시 반발 거셀 듯

[시민의소리=박병모 대기자] 옛 속담에 ’빈수레가 더 요란하다‘고 했다. 그만큼 알맹이가 없었다는 얘기다.
광주시의회가 지난 16일 제9대 의회 출범 후 처음으로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었다.

광주시의회 전경 

하지만 143만 광주시민들의 대의기관으로써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겉핧기식 질의에 그쳤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이번 임시회를 ’맹탕 질의‘로 바라보는 데는 두 가지 관점에서다.
하나는 본연의 기능인 감시와 견제를 넘어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강기정 시장에게 외려 해명의 장을 제공했다는 점이다.

광주시민들에게 생명수나 다를 바 없는 수돗물을 각 가정으로 보내는 유유출밸브가 열리지 않아 수돗물이 도로에 철철 넘쳐나는 상황은 이미 언론에서 지적한 바 있다.
그럼에도 시정 질의에 나선 의원들이 이를 반복해서 묻거나 자신들이 써온 시나리오 대본을 읽어 내려가는 데 급급했다.

특히 강 시장의 행적 6시간을 묻는 질의에 “집에서 있었다”고 답변했음에도 어물쩍 넘어갔다.
식수 안전사고에 대한 시장으로서 사후 대처 능력과 안이함, 그리고 리더십 부재를 질타하지 못한 채 그냥 질의를 한번 해본 것으로 만족한 듯 싶다.

광주시는 늑장 대처의 원인으로 노후설비 탓으로 둘러댔지만 이에 맞서 시의원들은 어느것 하나 날카롭게 조목조목 짚어내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집행부의 답변 또한 미지근한 결과를 낳았다.

사고 원인 규명을 하려 질의 했지만 이미 나온 내용 그대로의 답변에 불과했다.
물론 강 시장의 사과를 얻어냈다 하더라도 사후 대책은 추경에서 예산을 편성하겠다는 게 고작이었다.
특히 책임자 처벌에 관련해서는 질의도, 대답도 없이 그냥 그렇게 넘어갔다.

세월호 참사가 났을 때 국민들은 차가운 바닷속으로 학생 등 304명이 빠져 들어가는 배를 지켜보면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던 자괴감을 느꼈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청와대에서 7시간 동안 뭐했나며 ’이게 국가냐‘고 비난했다.

지난해 이태원 참사로 159명의 희생자가 발생했을 때 당시 이상민 행안부장관 또한 사후대처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함에 따라 불명예스럽게 탄핵을 당했다.

강기정 시장의 가뭄 대비 물절약 동참 운동(좌)과 13일 발생한 수돗물 사태 

그렇다면 광주시의회는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강기정 시장이 수돗물 공급 중단 사태가 났을 당시 오전 11시에 나타나 30분간 머물다가 떠난 11시30분 이후 어디서 뭘했느냐를 논리적으로 파고 들었어야 했다.
이게 임시회의 핵심 포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까 강 시장이 사고 현장에서 곧바로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실국장들을 불러들여 역할 분담을 시키거나 유관기관과 긴밀한 연락을 통해 피해 최소화를 위해 진력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는 애기다.

하지만 강 시장은 상수도본부장의 업무 보고를 받은 뒤 안전 재난 메시지를 수정하고 보완하는 것을 끝으로 집으로 귀가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강 시장은 집에 있으면서 현장에 있는 행정부시장과 이정삼 상수도본부장과 통화를 하거나 메시지를 11번 주고 받았다는 게 전부였다.

그렇다면 광주시의회는 강 시장이 귀가해서 수돗물 사태가 거의 종료된 5시 30분까지 6시간 동안의 행적을 심도있게 따져 물었어야 했다.
더 나아가 강 시장이 광주시민의 수장으로서 세월호나 이태원 참사처럼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점을 지목한 뒤 시장으로서 안전관리에 대한 안이함과 비상대책회의를 제때 열지 않았던 대목을 날카롭게 지적했어야 했다.

특히 상수도본부는 시민들로 부터 수도요금을 받아서 운영하는 특별회계 기관이다. 출자·출연기관도 아니다. 회계 자체가 독립적이다.
그런 상수도본부는 20년과 22년 순세계 잉여금으로 각각 110억을 남겼다.
수돗불을 길가에 버리고 공공요금이 오르니까 혹여 수도요금을 덩달아 올린다고 한다면 시민들이 들고 일어날 텐데...
강 시장의 입장은 무엇이냐고 질의를 했어야 했다.

지난 17일 광주시 공기업에서 공사 도중 수도관을 건드려 도로에 수돗물이 넘쳐 흐르는 모습 /독자제공
지난 17일 광주시 산하 공기업에서 공사 도중 수도관을 건드려 도로에 물이 넘쳐 흐르고 있다./독자제공

물론 초선의원 입장에서야 최선을 다했다고 강변할 수 있겠다.
하지만 시민들의 눈에는 ”강 시장에게 해명의 기회를 준 꼴이 됐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아니, 좀 심하게 얘기하면 강 시장에게 스스로 알아서 기는 모양새가 아닐런가 싶다.

광주시의회는 당초 임시회 질의자로 최지현, 이명노 외에 행자위 등 상임위 3곳에서 1명씩 5명을 투입키로 했으나 3명이 포기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이런 소극적인 의정 활동의 이면에는 민주당 일색의 구태 공천에서 비롯됐다.
광주시의원 23명 가운데 6명을 제외한 17명, 즉 75%가 초선이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시의원의 자질과 능력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입맛대로 막대기 공천을 한 결과다.
그것도 모자라 상임위원장 등 집행부 구성에도 깊숙이 개입한 탓이다.

광주시의원들이 시민의 대변자로 나서기 보다는 강 시장에게 괜시리 밉보일 필요가 없다고 스스로 위축됐다면 시민들은 누굴 믿어야 할지 절로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그래 시의원들의 능력과 자질이 딱 여기까지”라는 한 시민의 푸념이 들려온다. 씁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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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 2023-03-04 16:18:16
    맞말추

    이율곡 2023-02-21 11:35:48
    남구 소재 교회에 오셨어요 우리 교인들은 다 아는데

    김태량 2023-02-21 08:35:28
    기사 수준이라고 ㅠ 기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