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검찰에 출석했다.
현직 야당 대표 중 처음이다. 이 대표는 검찰의 ‘티 타임’ 예우도 거절한 채 도착 즉시 수사에 임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19분경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단대동 수원지검 성남지청 앞에 도착했다. 이 대표는 경찰의 호위 속에 청사 앞 포토라인에서 “소환 조사는 검찰이 파놓은 함정”이라며 “무혐의로 처분된 사건을 다시 꺼내 없는 죄를 만드는 사법 쿠데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35분경 성남지청 관계자의 안내를 받으며 청사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청사 도착 후 곧장 성남FC 사건 후원금 의혹 사건을 맡아온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로 향했다.
성남지청은 당초 이 대표에게 수사 시작 전 이창수 성남지청장과의 티 타임을 제안했지만 이 대표 측이 거절했다.
유 부장검사가 직접 조사를 맡았으며 이 대표 측 변호인 중에서는 박균택 변호사(전 광주고검장)가 입회했다.
검찰은 통상 전직 대통령 혹은 재벌 총수 등 거물급 인사의 소환조사를 할 때 예우 차원에서 조사 전 수사 책임자와 5~10분가량 차를 곁들인 독대를 하곤 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도 2006년 4월 불법 대선자금 모금 관련해 대검 중수부에 출석해 수사 전 안대희 당시 중수부장과 5분가량 독대했다. 이 전 총재는 당시 안 중수부장에게 “본인이 모두 책임질 테니 관련자들을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2009년 4월 대검찰청에 출석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검 도착 후 수사 책임자인 이인규 당시 대검 중앙수사부장을 만나 10분가량 차를 마셨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1년 출간한 ‘문재인의 운명’ 회고록에서 노 전 대통령과 이인규 중수부장의 환담에 대해 “이인규 중수부장이 대통령을 맞이하고 차를 한잔 내놓았다. 그는 대단히 건방졌다. 말투는 공손했지만 태도엔 오만함과 거만함이 가득 묻어 있었다”라고 기술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티 타임 불발은 이 대표 측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그 밖에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