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뿌리 내리려면 광역ㆍ기초의원은 정당공천 배제해야
지방자치 뿌리 내리려면 광역ㆍ기초의원은 정당공천 배제해야
  • 주종광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22.06.04 16: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종광 객원논설위원
/ 법학박사, 공학박사

선거에서 투표는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다. 그러기에 이 땅의 주인인 민주(民主)로서 투표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선거 때마다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후보를 보면서 왜 그들에게 투표해야 하는 것일까?
어쩔 때는 도대체 누구 좋으라고 광역의원이나 기초의원을 뽑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소위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특정정당에 오랫동안 길들여진 걸까?
유권자는 “그래도 ○○당이지”하면서 후보자의 능력과 청렴은 아예 볼 생각도 안하고 투표하는 현상을 보면서 문득 그런 부질없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표심은 마치 독자적인 자율 투표 의지를 상실했다는 생각에서다.
특정 정당의 당원도 아니면서 그 정당에 의존하면서 삶의 변화나 심리적 안정을 꾀하고, 그 정당의 품 안에서 허우적 댄다. 보호 본능과 함께 필요한 욕구를 해결하려는 투표심리를 보이는 것은 마치 '유사(類似) 신데렐라 콤플렉스'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생각이 차라리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라면 좋겠다.

6ㆍ1 지방선거풍토에서도 민주적 다양성을 기대할 수 없었다. 정치개혁을 바라는 민심 또한 물거품이 됐다. 이번에 무소속 후보들이 대거 출마해서 나름대로 선전하며 소기의 성과를 거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현실의 벽은 높았다.

어떤 후보는 지역의 특정 정당의 경선과정에서 다양한 유혹을 떨쳐내려 했다. 바르고 깨끗하게 경선에서 탈락하는 것이 더 어려웠다고 이야기를 할 정도였다. 
이 후보는 비록 경선에서 탈락했지만 그 누구보다도 훌륭하게 경선을 치뤘다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이 후보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고, 정말 훌륭하게 떨어졌다는 찬사를 보내고 싶다. 바르고 깨끗한 후보, 능력 있는 후보를 내지 못한 특정 정당의 메커니즘과 공천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정 정당은 앞으로 인물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게 뻔하다. .

어차피 지방선거에서 지역의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것이 불보듯 뻔한 데 공천을 받지 못한 채 출마를 하면 뭘 하나? 생각한다.
27년간의 일당 독식 체제하에서 다른 정당이나 무소속 후보들이 출마를 꺼리는 상황에서 말이다.
그러다 보니 민주당 후보들은 대거 무투표 당선되기 일쑤다. 이런 고답적인 정치행태를 보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참으로 심란하기까지 하다.

이번 지방선거결과를 보면, 정치변화나 개혁 없이는 유권자의 생각이 좀처럼 바뀌지 않을 것 같았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조금 국민의힘이 선전하는 기회와 분위기를 맛보았다.
전국 판세로는 지방권력이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이동했지만 호남과 제주 경기도 만큼은 지도상 '청색의 외딴섬'이 됐다.

그렇다면 민주당의 텃밭이라는 광주에서의 투표율이 가장 낮았던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번 지방선거 성적표를 들여다보면서 그나마도 위로가 되는 것은 민주당에게 일방적으로 '묻지마 투표'를 하기 보다는 소신 투표를 하는 유권자들이 많이 생겨났다는 점이 눈에 띈다.
희망이 보인다고 애기하고 싶은 것은 그래서다. 

한국은 한 때 잘 살기 위해 산업화에 매진했었고,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시절이 있었다. 이들 산업화 세력도 민주화세력도 모두 국가발전에 기여한 공이 크다.
이제는 산업화세력과 민주화세력을 편 가르지 말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민주적 다양성에 눈을 돌려야 한다.
특히 지방정치에서 민주적 다양성을 잃으면 지역 발전은 고사하고 훌륭한 인재를 발탁할 수 없게 돼 호남지역 같은 경우 뒤쳐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대통령 후보와 같은 전국적인 인물이 나올수 없게 된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추론해 볼 수 있겠다.
민주주의라는 것이 본래 ‘지지고 볶으면서 시끄러워야 제 맛이 난다’는 생각에서다.
그런 정치환경에서 단단해진 인물이 전국적인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고 경쟁력을 통해 지역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말하자면 '민주적 다양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아쉬웠던 대목은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에 출마한 후보들이 민주당에 줄을 서고,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생각에, 민심(民心)보다는 당심(黨心)을 얻기 위해 할짓 못할 짓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정책선거는 뒷전일 수밖에 없었다.
오로지 당심만 얻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정치구조에서 무엇 하나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호남 유권자들이 가지고 있는 민주당에 대한 부채의식을 탕감할 수는 없을까?
한국사회에서 풀뿌리 민주주의가 제대로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지방선거에서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의 정당공천 배제를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물론 기득권 정치나 줄세우기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썩 좋아하지는 않겠지만, 이제는 풀뿌리 민주주의가 튼튼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방선거제도를 개혁하는 것이 이 땅의 주인인 민주(民主)에게 충성을 다하는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최신 HOT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