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역병 속.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삼는다'
코로나 역병 속.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삼는다'
  • 이월태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22.02.1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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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태 시민논객(화순 전주 광고 대표)
이월태 객원논설위원
​​​​​​​(화순 전주 광고 대표)

이미 수도권 인구가 50%를 넘어 비수도권을 앞질렀다. 상대적으로 전남 지역은 85.4%가 인구 소멸 위험지역으로 변해갈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지방이 살아남으려면 이에 상응하는 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 국가와 지방정부는 귀농⋅귀촌을 위해 수년 전부터 여러가지 정책과 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있는 것도 그래서다. 

하지만 이런 정책의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요즘 농촌에서 태어난 젊은 세대들이 ‘인 서울’을 외치며 수도권으로 이동을 했다가 다시 귀농귀촌하게 되면 변화된 시골환경에 적응하며 살기가 쉽지않기 때문이다.
귀농⋅귀촌이라는 장미빛 청사진을 그리며 은퇴후 시골에서 남은 여생을 마치겠다며 내려왔지만 그러한 기대와는 달리 주말농장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 됐다.  

어런 상황에서 코로나에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해 지방의 사정 또한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도시와 마찬가지로 이른 저녁시간에도 암흑천지가 되어 고요함과 적막감마저 흐른다. 그런 시골에서 어느 누가 들어와 살겠는가? 귀농귀촌을 위한 각종 정책과 청사진이 겨울철 얼어버린 배추처럼 퇴색해가는 모양새다. 
청년들이 왜 서울에 살고 싶어 농촌을 무작정 떠나야만 하는지를 곰곰히 생각해본다.   

요즘들어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많은 출마예정자들이 수많은 민생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국민들의 삶을 챙기는 사람이 많은 것을 보니 확실히 민주주의는 인류의 위대한 유산인 것만은 분명하다.
“나라는 백성을 근본으로 삼고,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삼는다”는 조선 세종의 애민정신이 도도하게 흘러 실학의 발전으로 이어진 게 아닌가 싶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강조한 목민(牧民)은 애민(愛民), 교민(敎民), 양민(養民), 휼민(恤民)이다.
2020년 1월 20일 첫 코로나 환자가 발생한 이래 최근들어서는 확진자가 5만여명대에 이르고 있어 도시나 농촌 모두 일상에 갇힌 사람들이 고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이 힘들게 살아간 게 벌써 3년째로 접어들면서 이제는 더이상 버틸 힘이 없다며 아우성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집합 인원을 줄이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영업시간까지 제한하다 보니 영업손실로 인해 먹고살기 힘들다 그러한 손실을 보상 할 때 업종별 영업성격에 따른 세심한 보상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다산이 말한 목민은 그저 힘들어하는 국민을 단순히 구휼한다는, 이른바 '휼민(恤民)'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이들이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부양하는 '양민(養民)'과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도록하는 지침이 되는 '교민(敎民)'과 더불어 이들이 국가의 근본임을 잊어서는 안 되는 '애민(愛民)'이 한데 어우러져야 한다.
정부는 이제라도 손실을 세심하게 살펴보고 불편부당한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게 다산 선생이 강조한 목민지도(牧民之道)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다. .

예컨대 코로나 속 농촌마을에는 그동안 자치단체에서 운영하던 공동목욕탕의 상당수가 문을 닫고 있다.
아파트와 같은 건축물은 외풍이 심하지 않겠지만 시골의 단독주택에 사시는 어르신의 입장에서 보면 공동목욕탕은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제공해주는 공간이다.

민간이 운영하는 대중목욕탕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목욕을 하는 풍경은 스스로 코로나에 대응하는 확실한 방법이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공공목욕탕 역시 민간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사용인원과 시간을 제한하는 등 철저한 방역조치를 전제로 운영하는 것도 적극 검토해 볼 일이다.
무조건적인 규제나 희생만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이제는 세심한 정책과 보살핌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야 공동체가 힘을 합쳐 어려운 재난상황을 함께 이겨낼 수 있다.

필자가 어렸을때는 가족이 3대나 4대가 모여 대가족을 이루고 살아가는 집들이 많았다. 아침에 골목길을 다닐 때는 만나는 어르신들마다 밤사이 안녕하신지 안부를 물어보곤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현대 한국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육체적인 행복을 떠나 정신적 빈곤과 외로움, 가족과 사회로부터 격리된 사람이 많다.
그들에게 따쓰한 온기를 가득 불어넣어 주어야 한다.
​​​​​​​코로나라는 '그놈의 역병'땜에 한국의 옛 전통사회가 더욱  그리워지는 게 아닐런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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