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소외된 약자와 '촌수 맺기'로 훈훈하게 달구자
성탄절, 소외된 약자와 '촌수 맺기'로 훈훈하게 달구자
  • 이월태 시민논객
  • 승인 2021.12.2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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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태 시민논객(화순 전주 광고 대표)
이월태 시민논객(화순 전주 광고 대표)

어느덧 12월이다.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성탄절이다. 어릴적 고무줄놀이하면서 즐겨 부르던 노래가 있다. 
신데렐라를 주제로 하는 동요다.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았드래요⋯<중략>”라는 노랫말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신데렐라는 요즘 식으로 말하면 조실부모한 소년소녀 가장, 이른바 소외된 약자를 말한다.

소년소녀 가장에게 학교나 학교 밖의 세상은 현실사회의 냉엄함을 가르쳐 주기에 충분하다. 혹여라도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왕따, 은따(은근히 따돌린다는 은어) 등을 당하기라도 했다면 이들 소년소녀 가장들의 고충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을게다.

그렇다면 소년소녀 가장들이 살아감에 있어 요즘 세태에서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이들 소년소녀 가장들이 가슴에 사무치도록 필요한 것은 아무래도 가족애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들에게 필요한 가족애를 완벽하게 해소시켜 줄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도움이나 위안을 줄 수는 없을까?
필자는 지역번영회와 같은 대표적인 사회단체 회원들이나 든든한 버팀목인 경찰관들이나 소방관들이 소년소년 가장들과 ‘삼촌⋅이모 맺기 운동’을 전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저소득 어르신들은 더운 여름보다 추운 겨울이 더 두렵다고 한다. 더운 여름은 그늘이나 물로 몸을 씻으면 어느 정도 더위는 피하지만 추운 겨울은 난방비가 늘어나 경제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게 된다는 점에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에서 주는 여러 가지 수당은 식대, 난방비, 병원비, 기타 생활비로 쪼개고 또 쪼개야만이 추운 겨울을 겨우 버텨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사는 전남 화순군에 65세 이상 배우자 없이 혼자 살아가는 사람은 6,800여 명에 이른다. 
2026년이면 초고령화 사회로 변하면서 전체인구의 20%인 약 1천만 명 정도가 노인이 될 전망이다.
참고로 필자도 10년 뒤에는 노인이 되는 기준연령을 65세에서 상향시키지 않는 한 노인으로 분류된다고 하니 결코 남의 일 같지만은 않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발생하기 전에는 그래도 마을 경로당에 모여 점심도 해결하고 따뜻하게 겨울을 보낼 수있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여의치 못하다.

필자가 보기에도 그분들의 삶이 그리 녹록하지 않는 것만은 사실이다. 심지어는 부모님을 부양하지도 않으면서 나 몰라라 하는 자식들이 공부(公簿) 상 등재되어 있다. 그런가 하면 허름하고 돈도 안되는 오래된 집 한 채라도 있는 경우에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하는 노인 돌봄 등 기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게 현실이 아닌가. 그렇다 보니 이분들의 고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참으로 걱정이 앞선다.

더욱이 독거노인들은 사회로부터 격리되면서 정신적인 외로움이나 우울감, 심하면 우울증으로 나타나거나 혼자 방치돼 고독사를 부르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이와 같은 사회복지의 사각지대를 해결하는 것이 비단 정부의 역할만은 아닐 것이다.
분명 지역사회에도 작은 해법은 있을 것이다. 지역사회의 사회단체가 나서야 한다.
이분들의 고충을 전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더라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보살펴야되지 않을까 싶다.
한국의 전통사회는 이웃의 아픔이나 즐거움을 함께하는 공생공존(共生共存)하면서 살아가는 정으로 뭉친 사회다.

그렇다면 지역사회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생각해보자. 앞서 얘기했듯이 독거노인들과 일⋅이⋅삼촌 등 ‘촌수 맺기 운동’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1주일에 한 번만이라도 그 누군가의 일⋅이⋅삼촌이 되어 따뜻한 말과 눈길을 건넬 수 있다면 한국사회는 선한영향력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코로나19가 역병으로 창궐한 이래 벌써 두 번째 겨울을 난다.
이런 겨울이 되면 항상 독거노인과 소년소녀 가장들이 눈에 밟힌다. 이들에게 겨울은 혹독한 시간임은 말할 것도 없다.
한국 사회의 작은 균열이나 틈을 방치하면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에 위험이 미치게 되는 것을 그동안의 경험칙으로 보아왔다. 누구나 나이들면 독거노인이 될 수 있고 후손들 중 누구라도 소년소녀 가장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코로나19 시대, 겨울이 더 추운 사람들을 지역사회가 살피고 보듬어 드려야 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올해 성탄절을 전후로 눈이 많이 온다고 하니 사뭇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을 줄 안다. 코로나19와 함께 하는 이번 겨울에는 독거노인들과 소년소녀 가장들에게도 촌수를 맺은 가족들이 찾아와 가족애가 실천되는 정겨운 풍경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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