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못해먹겠다
국민 못해먹겠다
  • 문틈 시인
  • 승인 2019.11.2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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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얼마 전 ‘국민과의 대화’ 에서 지금 한창 문제가 되고 있는 아파트값 상승에 대해서 ‘전국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오히려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 듣는 국민들이 생뚱맞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

현실과 전혀 다른 ‘말씀’을 해서다. 역대 정부와 비교해보면 이번 정부 아래서 아파트값이 가장 크게 올랐다는 것이 통계치다. 그동안 집권 이래 17차례나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고 급기야는 분양가 상한제라는 시장 원리를 압도하는 초강수 정책을 내놓았다.

그런데도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서울지역 아파트는 더 오르고 있다. 평당 1억원이 넘는 아파트가 수두룩하다. 자고나면 1억씩 오른다는 아파트도 생기고 있다. 광주에도 한 채당 26억원(277평방미터) 나가는 아파트를 짓고 있다.

정부의 치산치수는 곧 안보와 의식주라고 할 수 있다. 국민들 배 안곯게 하고, 집 사서 발 뻗고 안심하고 살게끔 하는 것이 정부 존재의 첫 번째 이유다. 한데 지금 아파트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골칫거리다.

왜 부동산 문제가 난마처럼 얽히고 말았을까. 뭐니해도 아파트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국민이 전문가다. 따로 무슨 교수니, 전문가니 그런 사람들 말 부러 들어볼 필요도 없다.

국민은 안락한 새 아파트를 갖고 싶어 한다. 헌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60퍼센트가 신축 아파트로 가고 싶어 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게다가 자식 교육을 생각해서 국민은 학군이 좋다는 곳으로 이사 가고 싶어 한다. 또, 국민은 값이 크게 오르는 아파트를 사서 돈이 불어나기를 희망한다.

대체 이런 새 아파트 선호, 부동산투자, 자식교육의 관점에서 ‘좋은 지역’ 아파트를 선호하는 국민의 심리를 무엇으로 채워줄 수 있을까?

정부가 부동산 정책으로 내놓는 ‘새로운 카드’마다 별무소용이다. 오히려 시장은 정부가 회초리를 들 때마다 아파트값이 마구 오르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 서울 강남의 ‘좋은’ 지역 아파트값은 34평형이 36억원대 가는 곳도 있다.

36억원이라니! 세금폭탄, 자금 출처조사, 상한제 실시, 보유세 강화 등 허다한 대책을 휘둘러도 아파트는 꼼짝 않는다. 이건 정말 불길한 징조다. 왜 그런가 하면 국민은 지금 경제가 안좋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 그래서 뼛속까지 불안하다.

‘임대문의’ 딱지를 붙인 상가들이 늘어난다. 국민은 내가 보건대 ‘출구전략’을 쓰고 있다. 장사도 안되고, 경제가 안좋고, 돈을 모으고 자식 가르치려면 좋은 지역 아파트밖에 없다. 그래서 기필코 아파트에 마지막 안전 보루를 두려고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동산 해법은 없을까. 앞에서 국민이 전문가라고 했는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보건대 아파트를 많이 공급하면 된다. 노태우 시절 200만호를 지어 아파트를 잠잠하게 한 적이 있다.

쌀값이 오르면 쌀을 풀면 되고, 고추값이 오르면 고추를 풀면 된다. 아파트를 많이 지어서 시장 가격을 낮추면 될 일이다. 값싼 청색전화가 보급되어 비싼 백색전화를 몰아낸 것처럼 청색 아파트를 많이 지어서 경제교란의 주범이 되고 있는 아파트값을 정상화해야 한다. 적어도 서울의 아파트값은 3분의 1로 떨어져야 맞다.

노무현 대통령은 ‘강남이 불패면 나도 불패다’라고 의욕적으로 부동산 정책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시장이 정부보다 힘이 더 센 까닭이다. 몽둥이로 시장을 때려잡을 수 없다.

아파트로 한탕해보려는 투기심리야말로 최대의 적폐다. 이 적폐를 청산하지 못한다면 정부는 다른 분야에서 성공한다 해도 만사휴이다.

규제일변도로는 아파트값을 잡을 수 없다. 특목고를 없앤다고 하자 강남은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상한제를 실시하자 그 옆 아파트들이 엄청 오르고 있다.

정부에겐 아파트값 상승이 눈엣가시겠지만 국민에겐 좌절감, 박탈감을 안겨준다. 있는 자와 없는 자가 아파트값으로 갈라진다니 이 무슨 해괴한 일인가 말이다.

정부가 큰그림을 그리고 부동산 문제를 해결해가지 못한다면 이 정부가 끝날 때 무렵에는 34평형 아파트값이 40억원이 훨씬 웃도는 아파트가 속출할 것이다. 할아버지, 아들, 손자 3대를 이어서 저축한대도 아파트 한 채를 구입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진다는 이야기다.

부동산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국민의 지혜를 구할 때다. 정말 국민 못해먹겠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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