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민간공원 검찰 칼끝, 누구를 향할까
광주 민간공원 검찰 칼끝, 누구를 향할까
  • 고영삼 시민기자
  • 승인 2019.11.07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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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삼 경영본부장/기자
고영삼 논설위원

얼마 전 민간공원특례사업을 추진했을 당시 광주시 환경생태국장 A씨가 구속됐다. 민선 7기 광주시의 시정가치인 청렴도를 구겨버린 사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구속은 공직자의 사기를 저하시키면서 불안 속으로 빠져 들게 한다.

‘민간공원특례사업’이란 게 뭔가. 장기미집행공원을 해소하기 위해 민간자본을 끌어 들였고, 현재 전국 96개의 민간공원이 개발되고 있지만 형사사건으로 비화된 곳은 광주시 단 한 곳 뿐이다. 9개 공원, 총10개 사업으로 추진 중인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아파트 12,000세대 이상을 분양하게 된다.
공원이야 말로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기에 광주시 자체 재원으로 공원 전체를 매입했어야 마땅하나 여태껏 공원 부지를 매입하지 않은 것은 어찌 보면 역대 시장들의 업무태만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형사사건으로 비화된 민간공원 사업은 무엇이 문제였나. 지난해 5월 공고를 통해 제안요청서 제출 및 심사기준을 발표했었다. 그 중 ‘제 19 조 (심사과정) 제1항 심의과정을 보면 ’제안심사 평가내용 등에 대하여는 일절 공개하지 않는다. 사업신청자는 심사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라고 못 박았다.
구속된 A씨는 이러한 규정을 무시한 채 공무상 비밀을 지켜야할 문건을 유출하고 말았다. 제안심사위원들로 하여금 최종 점수를 뒤바꾸고 순위 선정에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다.
조직 구조상 담당 국장 혼자서 두 곳의 우선협상대상자가 바뀌는 데 A씨 혼자서 했겠냐는 의구심이 일면서 검찰 수사는 행정부시장과 감사위원장으로 비화됐다.

부시장은 윗선이니까 그렇다 하더라도 감사위원장은 어떤 역할을 했기에 검찰에서 현미경을 들이대고 보고 있다.
감사위원회가 실시한 특정감사가 과연 광주시의 신뢰를 담보로 한 우선협상대상자를 뒤바뀔 정도로 광주시가 잘못 했을까. 앞으로의 광주시 입찰에서 감사위원회가 직접 나서 감사를 하고 순위를 뒤바뀔 수 있다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어떤 이유로든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중앙1공원이 광주도시공사가 사업자를 스스로 반납하면서 탈락한 한양건설로 넘어간 것도 감사위원장의 부당한 개입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 것도 그래서다. 중앙2공원 또한 금호산업에서 호반건설로 사업대상자가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구속된 A 씨와 현재 검찰소환 조사를 몇 차례 받고 있는 고위 공직자 2명 등 모두 3명에 대한 집중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마치 경기를 제대로 치르려면 우선적으로 심판이 공정해야 하고, 선수들은 경기결과에 승복하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게다.

혹여 감사위원장이 사법처리 대상으로 확정된다면 광주광역시 감사행정을 누구도 믿지 않을 것이다. 행정부시장 또한 사법처리가 된다면 가히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 된다.
어떤 시민이라도 광주가 정의롭고 풍요롭다고 말할 수 없을 게다.

시민사회단체인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4월 민간공원사업에 특혜의혹이 있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하지만 현재의 검찰 수사가 공직자를 중심으로 전방위 수사에 나서다 보니 애잔한 공무원들만이 희생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 또한 적지 않다. 정작 이해 당사자인 2곳의 건설업체 수사는 언제 진행할 것인지, 아니면 수사내용이라 공개할 수 없는 것인지 시민들로서는 의구심이 앞선다.

이쯤에서 필자는 민간공원사업이 시민들에게 행복감을 주어야 함에도 외려 공직자들에게 피로감과 함께 심적 부담만을 주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기껏 민간공원을 풀어놓고 보니까 결과는 공무원만 구속되고 사업대상자만 배불리게 한다면 뭔가 행정이 거꾸로, 산으로 올라간 게 아닌가 싶다.
현재 광주의 아파트 가격은 평당 2천만 원 넘게 고가로 분양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연봉 4천만을 받는다면 12억 원 가는 42평 아파트 한 채를 구입 할려면 한 푼도 쓰지 않고 30년을 저축해야 한다.

이러한 논란 속에 이용섭 시장은 민간공원사업 비리의혹과 관련,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으로 썩은 살 도려내는 것 말고는 다른 길이 없다.’ ‘감사위원회에서는 강도 높은 감사를 통해 한 점 숨김없이 명명백백하게 사태의 진상 규명을 요구’한 바 있다.
제 식구 감싸기 발언으로 오해를 받을까 우려된다.
감사위원장은 현재 검찰에 7번을, 행정을 총괄하는 행정부시장도 6번을 각각 들락거리는 상황에서 이 시장의 얘기를 곧이곧대로 들을 시민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이제 검찰 칼끝이 어디로 향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다행히도 이들 3사람의 고위 공직자가 자신의 소신대로 행정행위를 했다고 진술한다면 과거 강운태 전 시장 때처럼 애잔한 공무원만 희생되는 총인 사태로 끝날 수 있다. 하지만 고위공직자들이 법망을 피하기 위해 “윗선에서 시킨대로 했다”고 고백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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