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 '품앗이 채용 비리'가관…검찰 수사 본격화
전남대병원 '품앗이 채용 비리'가관…검찰 수사 본격화
  • 박병모 기자
  • 승인 2019.10.22 11: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용진 의원 "사무국장·총무과장 짜고 자녀 채용"…시험지 부실관리 의혹도
전남대병원,교육부 산하 최다 채용비리 적발…“물감사 대신 수사의뢰를"
유은혜 교육부장관 "검찰 수사의뢰 하겠다"

[시민의소리=박병모 기자} 전남대학교병원의 채용비리가 국정감사 현장에서 적나라하게 제기돼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다.

교육부 산하 기관 중 채용비리가 가장 많이 적발된 전남대병원(원내 이정삼 병원장)
교육부 산하 기관 중 채용비리가 가장 많이 적발된 전남대병원(원내 이정삼 병원장)

전남대 병원은 사무국장과 총무과장이 서로 짜고 자신의 자녀를 ‘품앗이’로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고 시험지 부실관리도 드러났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채용비리였다.
채용수법은 채용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들 두 명의 관리관이 서로 자녀들을 채용시키기 위해 상대의 면접관으로 참여한 이른바, '품앗이 면접'과 함께 '허술한 시험지 관리'도 도마에 올랐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서울 강북구을)은 21일 열린 국정감사를 통해 "전남대병원 A총무과장은 지난해 B사무국장의 아들이 지원했을 당시 면접관으로 참여해 최고점수인 98점을 줬다"고 밝혔다. 그런 뒤 그 사무국장의 아들은 전남대병원에 합격했다.
이어 "올해 A총무과장의 아들이 지원했을 당시에는 B사무국장이 면접관으로 참여해 똑같이 98점을 줬고 1등으로 합격했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A총무과장과 B사무국장이 자녀 취업비리에 직위 상 상하관계에 있다는 점을 최대한 이용해 ‘콤비플레이’를 했다는 얘기다.

15일 전남대학교에서 열린 국회교육위원회 국정감사장 앞에서 전남대병원 노조가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15일 전남대학교에서 열린 국회교육위원회 국정감사장 앞에서 전남대병원 노조가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박 의원은 "A총무과장과 B사무국장은 지난 2008년부터 2009년 기획예산과에서, 2014년·2015년에도 화순전남대병원 사무국장과 경리팀장으로 5년2개월 동안 함께 근무했다"면서 "총무과장이 직속상관인 사무국장 아들의 면접관으로 참여하는 것은 황당한 '품앗이 채용비리'가 아니고 무엇이냐"며 따져 물었다.
더욱이 "B사무국장은 아들 채용비리가 적발된 뒤에도 올해 3월부터 시험 관리위원으로 4번, 면접위원으로 3번, 서류전형위원으로 2번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이러한 채용비리와 함께 전남대병원의 허술한 시험지 관리 의혹도 지적했다.
또 "B사무국장은 노조와의 공식 회의자리에서 '전남대병원에 오려면 영어공부만 해라. 학교성적 중간만 해도 된다'고 발언했으며, 공교롭게도 그 시험지는 채용 담당 부서의 지휘라인에 있는 총무과에 보관돼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영어의 경우 두 명의 교수가 40문제씩 총 80문제를 제출했는데, 이를 총무과 직원이 프린트해서 고사장으로 전달을 했다"고 질타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영어 출제문제는 “채용비리 당사자인 B사무국장 아들이 봤던 중학교 3학년 참고서와 동일하다"며 "출제 과정에서 '어느 참고서를 봐라' 정도의 간단한 귀띔만 있어도 사실상 시험지 유출 효과를 거뒀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더욱 가관인 것은 B사무국장은 아들과 함께 그의 여자 친구도 채용 했는데 이 또한 모 과 교수가 출제한 문제였고 이를 모두 맞췄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전남대병원은 총체적으로 채용비리가 드러났음에도 교육부는 물감사, 솜방망이 처벌을 했다"며 "채용비리를 막을 수 있도록 검찰에 수사 의뢰, 또는 고발조치 등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이삼용 전남대 병원장은 사퇴해야 한다"며 "병원장의 무능과 무책임이 전남대병원을 채용비리와 온갖 불공정의 소굴로 만들고 있고 청년들을 절망의 나락으로 빠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15일 전남대학교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의 국정감사에도 박 의원은 증인으로 나온 이삼용 전남대병원장과 사무국장 두 명을 상대로 채용비리와 관련된 질의를 했었다.
이 자리에서 박 의원은 “공공기관 채용비리 전수조사에서 교육부 산하 기관 중 전남대병원에서 가장 많은 채용비리가 적발됐다”며 “당시 전남대병원 합격자 10명 중 ‘병원 실습’ 경력 딱 한 줄밖에 없는 사람은 사무국장 아들과 아들 여자 친구 둘 뿐이다”고 질타했다.

15일 전남대학교에서 열린 국회교육위원회 국정감사 현장에서 선서를 하고 있는 에서 전남대 등 호남권 대학 총장들.
15일 전남대학교에서 열린 국회교육위원회 국정감사 현장에서 선서를 하고 있는 에서 전남대 등 호남권 대학 총장들.

“‘아빠 찬스’와 ‘삼촌 찬스’를 넘어 ‘남친 아빠찬스’ 까지 갔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의 질의에 증인으로 나온 사무국장은 “노조의 문제제기를 접하고 아들에게 물어봤더니 (합격한 여자 친구는)학창 시절 친하게 지내다 헤어졌다고 들었고 나중에 알았다”고 대답했다.

이 같은 채옹비리에도 불구하고 사무국장에게는 ‘경징계’ 처분이 내려진데 대한 질타도 있었다.
전남대병원은 지난해 11∼12월 교육부 공공기관 채용 비리 감사에서 부적정 행위가 적발돼 교육부로부터 중징계 1명, 경징계 12명, 경고 9명 등의 조치를 요구받았다.
병원 측은 일부 직원들이 채용 관리 업무에 참여한 것은 맞으나 불법 행위에 이르지는 않았다며 이 중 12명에게 감봉(1명)·경고(11명)등의 조치를 했었다.

하지만 전남대병원은 이 같은 비리에 대해 '불문경고 처분'을 내려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을 받았다.

박 의원은 “직권을 남용하면 형사 처벌될 수도 있는데 교육부는 공공기관 채용 비리 감사에서 경징계를 요구하고 끝냈다. 이러니 대한민국 청년들이 분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삼용 전남대병원장은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나중에 보고를 받아 사실 관계를 확인했고 사무국장은 결재만 하고 면접에는 들어가지 않았다"며 "경찰과 검찰의 수사결과가 나오면 징계 처분할 계획이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노조에서 이미 고발조치를 해 교육부는 따로 하지 않았다"며 "면접 품앗이 의혹은 고발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따로 고발조치 하겠다"고 답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