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광주세계수영대회 후원금이 ‘흥정대상’인가
한전, 광주세계수영대회 후원금이 ‘흥정대상’인가
  • 박병모 기자
  • 승인 2019.06.25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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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올림픽 800억의 1/40 불과…광주시 “차라리 안 받겠다”거절
한전 김종갑,“청와대 국민 청원감”…지역 상생·공동 발전 외면 지적

[시민의소리=박병모 기자]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했다. 아무리 후원하고 싶어도 곳간이 비어있다면 선뜻 내놓지 못할게다. 적어도 개인이나 사기업에서 만큼은 그렇다는 얘기다.

원내 사진은 이용섭 광주시장(좌)과 한전 김종갑 사장

하지만 국가 공기업이요, 글로벌 기업이라고 자처하는 한국전력공사에서 고무줄 잣대를 들이대며, 그것도 대상에 따라 후원금 액수를 달리한다면 그 이유가 어쨌든 궁금증을 더해갈 뿐이다.
그것도 문재인 정부 하에서, 같은 국제행사에 후원규모가 40배의 차이를 보인다면 형평성에 어긋난다. 더 더욱 한전이 이중성을 갖고 앞뒤가 맞지 않는 행태를 보인다면 도통 이해할 수가 없겠다.

2019광주세계수영대회를 17일 앞두고 개최지인 광주시민들사이에서는 ‘한전 후원금’이 이슈가 있다. 한전이 얼마만큼의 후원금을 낼 것인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는 얘기다.
한전은 아시다시피 2018년 2월9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동계 올림픽 후원사로 참여했다. 공기업으로서는 처음이고, 최대 규모였다. 그것도 대회 5개월 반 전인 2017년 8월23일 후원 협약을 체결했다.
무려 800억이라는 적잖은 돈이다. ‘공기업의 이익금이 쌈짓돈처럼 써도 되느냐’고 지적을 받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그런 한전 후원금이 광주세계수영대회를 20여 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분위기가 정반대로 가라앉고 있다. 광주시로서는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물론 한전의 수장이 평창 올림픽 당시의 조환익 사장에서 김종갑 사장으로 바뀌었다고 하지만 후원액수가 몇 백억도 아닌 몇 십억으로 줄어들었으니 한마디로 광주시나 시민들로서는 점잖게 거절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경기 일정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그것도 몇 십억을 가지고 한전과 광주시, 그리고 수영대회조직위 간에 흥정을 하고 있으니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한전 측이 제시한 후원금 규모는 줄잡아 20억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평창의 800억과 비교하면 40분의 1이다. 한전이 독자적으로 내는 건 10억에 불과하다.나머지는 한국수력원자력, 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한전KPS, 한전KDN, 한국전력기술, 한전원자력연료 등 자회사 10곳이 십시일반으로 거둬 합친 액수다.
현재 서로 간에 바라는 후원 규모가 서로 맞지 않아 협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말하자면 서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광주시와 수영대회조직위가 후원금을 물리치자 한전으로서는 당황한 분위기 속에 조금 더 올려주겠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이런 볼쌍사나운 모양새를 지켜보면서 후원금 액수를 떠나 과연 글로벌 공기업인 한전은 해당 지자체 및 주민과의 상생의지가 있는가를 묻고 싶다.

특히, 세계를 무대로 한 똑같은 국제행사인 올림픽을 앞두고, 그것도 광주·전남혁신도시 나주에 자리한 한전이 이중적인 잣대로 지자체와 흥정을 시도하고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한전 측의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
한전은 글로벌 기업으로서 상징성이 있는 만큼 평창 때처럼 맨 처음 후원협약을 체결해 다른 기업이 따라올 수 있도록 견인차 역할을 했어야 했으나 이를 간과했다.
성공적인 올림픽 대회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이고, 더 나아가 각계각층의 관심과 지원을 유도하는데 상징성을 보여줬어야 했다는 얘기다. 그야말로 광주시라는 지자체에서 개최하는 단 한번 국제행사가 잘 치르든지, 말든지 약간의 돈 푼 깨나 던져주고 강건너 불구경 하는 식의 자세가 아닐 수 없다.

광주시와 대회조직위는 세계 5대 스포츠 행사의 하나인 세계수영선수권대회인 만큼 광주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무더위 여름 속에도 하루하루 전쟁을 치르고 있다. 길을 포장하고, 대회 경기장을 점검하고, 자원봉사 교육에 들어가는 등 세계 각국으로 부터 몰려올 선수들을 맞이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수영대회가 지양하는 세계 평화의 물결이 대회를 마치는 날까지 순조롭게 진행시키기 위해서다.
수영대회 마스코트인 수리와 달이는 다리가 아픈 줄도 모르고 전국을 누비고 있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 대회가 제대로 운영되려면 한 시간이 아쉽고, 한 사람의 자원봉사가 아쉽고, 한 푼의 후원이 아쉬운 형국이라는 사실을 한전이 모를 리 없을 게다.

수익자 부담의 원칙에 따라 국민들로부터 전기료를 받아, 아니 국민 세금을 받아 운용하는 공기업이 한전이 아닌가.
고작 20억으로 어물쩍 넘기려는 한전의 깁종갑 사장의 자세는 이중성을 갖고 국제대회 후원금을 흥정하려고 나서는 자세는 볼썽사납고 옹졸하기 그지없다.

한전이 내세우고 있는 지역사회 공헌은 물론이고 지역과의 공동·상생발전, 나눔, 동행, 소통, 배려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그렇다는 얘기다.

굳이 한전 배구단의 연고지 배치 문제를 또 다시 거론하지 않더라도 한전 김 사장의 고답적이고 답답한 행정으로는 글로벌 공기업을 안고가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얘기가 광주시민들 사이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다.

혹자는 더 이상 지역과의 상생발전을 고려치 않는다면 어차피 낙하산 인사를 할 바엔 광주·전남 출신을 사장으로 앉혀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청와대 국민 청원감”이라고 스스럼없이, 드러내놓고 얘기를 하는 광주시민들도 많다는 사실을 함께 직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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