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시장의 '희망'
이용섭 광주시장의 '희망'
  • 정인서 취재본부장
  • 승인 2018.11.0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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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희망’을 안고 살아간다. 학교에서 공부하고 직장에서 일하는 것도 미래의 희망을 위해서라고 할 것이다. 행복한 가족,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어가는 이유도 희망을 실현하기 위해서일게다. 당신의 희망은 무엇인가. 하나일 수도 있고 여럿일 수도 있다. 사람마다 희망은 다를 수 있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결국은 행복이라는 세계에 빠져들고 싶어서이다.

좀 범위를 넓혀보겠다. 우리가 살아가는 광주의 희망은 무엇일까. 의로움, 나눔, 함께 하는 가치를 내놓을 수 있겠다.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광주의 희망은 무엇으로 해야 할까. 우선은 ‘사람’이 그 중심에 있어야 할 것이다. 광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바람을 실현하는 것이 희망을 실천하는 일이다. 따라서 대상은 ‘광주 사람’이다.

이용섭 시장의 희망은 무엇일까. 그에게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시장이 되려고 했던 이유는 광주의 경제적 발전과 시민들의 행복한 삶을 이루기 위해서일 것이다. 매일같이 시장실에서 내리는 결정들은 그러한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가 집행하는 일들은 참으로 많다. 시장이 강조하는 일자리를 비롯하여 주민자치, 주택, 도로, 환경, 교통, 위생, 문화, 체육, 공원, 교육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광주시의 리더인 시장은 어떤 경우에도 의사결정의 잣대는 ‘시민’이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시민을 위한다는 의사결정은 그 무엇보다 우선한다. 설령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궁지에 몰릴지라도, 시장의 자리에서 물러날 일이 있을지라도 마지막까지 타협하지 않아야 할 것은 시민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사람이기에 시장이라는 ‘권력’의 위치에 있다 보면 그런 의사결정을 내리기가 참으로 어려울 것이다.

이용섭 시장이 하는 마지막 의사결정은 148만명의 시민의 희망과 연결되어 있다. 마지막 종이에 사인하는 그 순간이 시민의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 기록은 영원히 역사에 남고 존경할만한 시장인가, 아니면 영원히 비난받는 시장인가는 그의 선택에 달려 있다. 현재의 모습, 현재의 만족에만 치우치면 안 될 일이다.

하나하나의 의사결정마다 많은 이해관계자가 있기 때문에 정말 어떤 것이 올바른 선택인가 알기란 쉽지 않다. 이런 때는 그의 주변 인물들이 충분한 정보를 수집하여 최선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잘못된 선택을 하려 하는 경우에는 자신의 자리보전에 급급하지 않고 올바른 충언을 해야 한다.

문제는 공무원 사회라는 조직구조가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시장과 다른 의견을 내세웠다가는 ‘찍힐 수 있고’ 그의 임기 내내 좋은 자리 내지는 승진은 물 건너가기 때문이다. 이것을 감수하고라도 시장에게 반대되는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공무원이 광주시에 얼마나 있을까.

한 사례가 있다. 오래 전 일이긴 하지만 모 기업의 임원회의가 열렸다. 신규 사업 프로젝트와 관련한 회의에서 잘 나가는 임원이 책임을 맡아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1시간여 동안 발표가 진행되었다. CEO는 마지막에 신규 사업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다른 임원들은 모두 좋다고 했다. 칭찬의 말도 아끼지 않았다. 분명히 잘 될 것이라고 박수를 쳤다. 그렇게 10여분이 흘러갔다. CEO는 이 신규 사업은 보류하겠다고 결정을 내렸다.

왜 그랬을까? 실세 임원이 발표한 신규 사업은 실제로 좋은 아이디어였다. 시장성에 있어서도 분명했다. 그런데 CEO가 보류한 이유는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때문에 반대의견이 있거나 문제점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좋지 않다는 것이다.

광주도시철도2호선을 놓고 광주시 공무원 내부에서는 어떤 의견들이 있었을까. 관련 실국장들의 의견은 들었겠지만 전체 간부회의에서 어떤 의견들이 오고갔는지 궁금하다. 전해들은 바로는 전체 회의에서 의견을 묻지 않았다고 한다. 이 문제는 관련 실국장이 아니더라도 중차대한 문제이다.

지난 오랜 시간동안 도시철도2호선을 놓고 공사방식에 대한 문제로 시간을 허비했다는 의견이 많다. 그럴 수 있다. 차라리 10년 전에 착공해서 지금쯤 완공되었더라면 하는 생각도 있다. 허나 지금은 아직 착공 전 단계이다. 이제는 땅 속으로 들어가는 도시철도는 시대 흐름에 맞지 않고 광주의 인구나 경제력으로 봐도 엄청난 문제를 떠안고 있다.

시민숙의제 공론화라는 방편을 쓰고는 있지만 자칫 형식적 절차를 통해 시장이 ‘시민’이라는 이름을 빌어 면피용으로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바이다. 숙의제 공론화가 반드시 옳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그것은 시장이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한 참고사항일 뿐 최종결정에 대한 책임은 결국 ‘시장’이다.

이용섭 시장께 직언 드린다. 도시철도2호선은 필요하다. 3호선도 좋고 4호선도 좋다. 다만 땅 속으로 가지 말고 속도는 다소 느릴지라도 트램이든, 경전철이든, BRT(간선급행교통체계)방식 이든 땅 위로 가는 게 좋겠다. 한 고위 공무원을 늦었다고 말한다. 절대 늦지 않았다. 한 공무원은 광주 도로 형편상 안된다고 한다. 예정된 2호선 구간을 보면 충분하다. 유럽에서는 2차선에도 충분히 다니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만 말할게 아니라 광주형 교통체계의 재편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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