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불법건축물에 이행강제금만 '몽땅' 부과
광주시, 불법건축물에 이행강제금만 '몽땅' 부과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8.09.05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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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표지판 규모 관계없이 잘 보이는 곳에 부착해야

불법건축물에 대한 실효성 없는 이행강제금 부과가 6대 광역시 가운데 광주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6대 광역시의 이행강제금 부과는 4,198건에 74억5천여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광주시의 부과건수는 36.37%인 1,527건이지만 부과금액은 45.65%인 34억여원에 이른 것으로 분석됐다.

광주보다 훨씬 큰 부산은 부과건수가 1,004건에 부과금액은 11억9천5백만원, 대구는 666건에 14억여원으로 광주보다 오히려 이행강제금이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행강제금 부과대상은 건폐율이나 용적률을 초과해 건축된 경우이거나 허가나 신고 없이 건축한 경우 그리고 무단용도변경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같은 위반건축물은 육안으로 판단이 쉽지 않다. 건축물 대장 등과 비교해야 하거나 주변의 민원이나 신고가 있어야 적발이 가능하다.

관할 시청이나 구청 등에서 정기적으로 항공촬영 등을 통해 불법건축물을 파악하고 있으나 소규모로 이루어진 경우 잘 파악되지 않는 단점도 있다.

불법건축물에 대한 제재수단으로 사용되는 이행강제금의 실효성 논란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불법건축주들이 건축물 임대수익이나 건축물의 가치 상승에 비해 턱없이 적은 이행강제금을 내면서 자진철거 등의 시정을 하지 않는다.

불법건축물이 매년 늘어나는 이유는 건축주는 물론 설계자 및 건축업자들이 준공검사 후에 일부 공간을 무단 용도변경하거나 증축 등을 아무런 죄의식 없이 부추기거나 일상적으로 하고 있다는 데 있다.

최근 들어서는 태양광시설업자들이 태양광시설물로 인정받는 방식을 통해 불법건축물 이행강제금마저 내지 않는 방법을 알려주는 등 역시 ‘불법’을 부추기고 있다.

이개호 의원의 경우도 9일 열린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도 이 후보자 부인이 불법 건축물에 지난 2002년부터 장모가 재산세를 내왔고 2012년부터 건물을 임대해 임대료를 받아왔다는 것이다.

또 이 불법건축물이 이행강제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는 특혜 의혹도 사고 있는 등 이행강제금 부과도 단속관청 ‘입맛대로’ 하는 것 아니냐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광주광역시 건축조례에 따르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는 횟수가 총 5회이다. 위반행위의 종류에 따라 부과금액도 달라진다. 가장 많은 금액이 시가표준액의 50%에 그쳐 건축주들은 한두 달 정도의 임대료이면 이행강제금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불법’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의 한 관계자는 “지난 90년대에 불법건축물 철거강제대집행 등의 규정에 따라 강제집행을 하는 경우 건축주나 세입자들의 반발이 거세 인명사고가 발생하는 일이 잦았다”면서 “이 제도가 없어지고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있는 데 이를 악용하여 돈을 내고 버티면 행정관청은 강제조치 권한이 없어 건축주들이 배짱을 부리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현행 규정상 건축물을 신축하거나 증축하는 경우 일정 규모 이상일 때만 건축 표지판을 노출하여 부착할 수 있다. 소규모 공사일 때는 이런 규정이 없어 적법한 공사인지 불법공사인지를 주민이나 행정공무원마저 파악할 수 없어 제도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부과금만 내고 방치되던 전국의 불법 건축시설물들이 국민 생명안전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행정대집행을 통해 강제 철거하는 행정대집행법 개정안을 지난 3일까지 입법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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