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지사, 역시나 특정인 위한 ‘도민소통실장’인사
김영록 지사, 역시나 특정인 위한 ‘도민소통실장’인사
  • 박병모 기자
  • 승인 2018.08.07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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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합격자 발표...캠프 출신 위해 2차례 인사규정 바꿔

‘역시나’였다. 공개모집을 하고 면접을 봤다. 그래서 정말로 도민을 위한 소통실장을 뽑는 줄 알았다. 그게 아니었다.

▲ 전남도청 1층 현관에 위치한 도민소통실(원내는 김영록 전남지사)
▲ 전남도청 1층 현관에 위치한 도민소통실(원내는 김영록 전남지사)

사전에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겉포장만 그럴싸한 형식적 절차를 밟았다.

6일 끝난 면접시험에 3명이 나타났다. 이 가운데 두 명은 김영록 지사의 선거캠프 사람이다. 합격할 사람은 이미 암묵적으로 내정돼 있었고 김 지사의 핵심측근은 예견대로 면접을 치렀다.

그런 예견된 수순대로라면 8일이면 당락이 결정된다. 그리되면 그는 과거 이낙연 전 지사 때 선거 공신으로 임명됐다가 또 다시 김영록 사람으로 변신해 6년 짜리 도민소통실장 자리에 앉게 된다.

합격자가 아직 발표되지 않았는데, 어찌 그렇게 ‘사전에 짜고 치는 인사’라고 단언하느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그건 도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도정 인사 시스템이 이미 특정인을 위해 작동하고 있어서다.

인사주무부서인 자치행정국은 핵심측근을 위해 두 차례나 내부규정을 바꿨다. 김 지사가 민주당 공천을 받고 도지사 선거가 한창이던 지난 3월 중순에 특정인은 도민소통실장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도는 내부규정을 바꿔 일반직 4급을 그 자리에 앉혔다.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공직자를 말이다.

이를 나무랄 사람은 없다. 업무의 영속성을 위해서였기에 잘한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김 지사가 당선되고 취임한 이후 엉뚱한 사단이 벌어졌다. 전남도가 또 다시 도민소통실장의 직제를 일반직에서 개방형 직위로 7월16일 변경했다.

말하자면 특정인을 염두에 둔 도정 인사 시스템으로 움직인 셈이다. 김 지사의 지시가 있었는지, 아래서 알아서 움직였는지 알 수는 없으나 관료사회의 특성을 감안할 때 김 지사의 지시에 방점을 찍고 싶다.

그도 그럴 것이 공개모집을 했으면 누가 응모를 했는지 밝혀야 함에도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그것도 특정인이 접수를 했냐고 물어봐도 철저하게 특정인을 감싸고 돌았다.

공모라는 민주적 절차를 거친 후에 임명했기에 절차상 아무런 하자가 없는데 ‘무슨 잔소리냐’고 강변할 수 있겠다. 만약 해당 공무원들이 이런 발상을 했다면 도민을 바보로 알거나, 도민의 눈높이를 아직도 폄하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 묻고 싶다.

차라리 김 지사가 도정을 움직이는데 측근 하나 정도는 심어도 되는 게 아니냐고, 캠프 내에서 그만한 인물이 없기에 인사 내부 규정을 바꿔서 했으니 이해해 달라고 하면 ‘솔직하다’고 이해라도 해주겠다.
하지만 이리저리 배배꼬는 인사를 하면서 겉으로는 공정성을 논한다면 이해할 수 없는 게 아닌가.

필자가 지적하는 것은 도민소통실장 자리가 과거부터 핵심측근을 심는 자리로 변질됨으로써 조직 위계 질서 뿐만 아니라 위화감을 조성하는데 앞장서 왔다는 대목이다. 공직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림은 물론이다.

더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철학과도 어긋난다. 문재인 정부가 슬로건으로 내건 나라다운 나라,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기회가 균등하고, 과정이 공정하고, 결과가 정의로운 나라로 만들겠다는 의지와 반대로 가고 있다는 얘기다.

어찌 보면 김 지사는 지난 선거 때 문 대통령의 복심을 입에 달고 다녔다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돼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할 처지에 있다. 당시 선거에 이기기 위해 문재인 팔이를 했다고 볼 수 있다.

기실 김 지사는 취임 후 인수위를 꾸리지 않았다. 부지사를 지냈기에 도정을 훤히 아는데 그런 형식적인 절차가 필요 없다며 곧바로 인수위 대신 취임위로 축소했다.

취임위 보고서대로 라면 농도 전남에 대한 정책과 비전, 그리고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다만 농식품부 장관을 지낸지라 자신이 입안한 ‘1800억 짜리 스마트팜 밸리’사업을 매개로 해서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 일자리 창출에 대한 청사진을 새롭게 내놓았을 뿐이다.

그런데 어쩌랴. ‘믿는 구석에 발등 찍힌다’는 속담 그대로 전남도는 그만 탈락했다.
이유야 어떻든 야심차게 기대를 걸었던 스마트팜 사업 유치가 물 건너 간 것전 농식품부장관 이었던 김 지사로서는 뼈아픈 실책이 아닐 수 없다.

국책사업이건, 인사건 첫 단추를 잘못 끼워 발목을 잡히다 보면 김 지사에 대한 신뢰는 도민들로부터 자꾸만 멀어져간다는 사실을 이쯤에서 깨달았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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