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소리 1년평가-대안언론이 필요없는 세상을
시민의 소리 1년평가-대안언론이 필요없는 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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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2.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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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팔 광주 MBC기자>

1년전 이맘때쯤 '시민의 소리'창간에 대한 지역 언론계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한마디로 '회의와 기대'였다고 말하면 딱 맞을 것이다.

먼저 왜 '회의'인가? 그건 간단하다. 기자들조차 제호마저 제대로 구별하기 어려울 만큼 신문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무슨 신문이냐, 어떤 신문이 등장한다해도 그저 '또 하나의 신문'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인식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좀더 솔직히 말하자면 이미 수요포화상태에서 하나가 더 끼어들어 그나마 적은 몫이 더욱 줄어들지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은 아니었을까? 내친김에 한발 더 나아가자면 '저널리즘 실종지대'라는 따가운 지적이 있는때 기존 언론을 비판하면서 대안언론을 표방하고 나서자 불편함도 작용했을 터이다. 하긴 자신들의 역할을 부정하거나 비판하고 나서는 매체에 대해 박수를 보낼 바보가 어디 있을까?

이번에는 왜 '기대'인가? 기존언론에 식상하고 실망한 독자들 혹은 시민들은 정말 지금까지의 신문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신문'의 출현을 그야말로 학수 고대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작 지역 언론계에서는 냉소적인 반응이 더 강했던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제 1년의 역사를 기록한 '시민의 소리'에 대한 평가는 과연 어떨까? 주변에서는

'시민의 소리'가 표방한대로, 지역 사회 각종 이슈에 대해 심층적인 문제 제기, 기존의 언론이 소홀이 다루고 있는 인권과 노동 분야에 대한 따듯한 관심, 시민사회 단체 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평가, 무엇보다도 지역 언론(인)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역할 등을 나름대로 수행해 왔다고 평가를 하는 것 같다.

특히 기존의 기사 형식에서 벗어나 깊이 있는 취재를 통한 심층 탐사보도를 하고 있는 점을 높게 평가하는 기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채 1년도 되지 못해 일시 발행중단사태까지 겪은 '시민의 소리'에 대해 비판과 함께 한계 또한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전체적인 논조로 보아 너무 경직된 폭로주의에 매몰된 것은 아닌가? 기존 언론이 다룬 문제를 뒤따라 간 적이 많은 것은 아닌가? 너무 많은 문제를 다루려고 욕심을 부리지는 않았는가?

창간 정신에 부끄럽지 않게 정말 성역 없는 기사를 썼는지? 최근 자타칭 인터넷 대안 언론들이 많아지면서 온라인상에서 차별화에 실패하고 있지는 않았는가? 등.

나는 '시민의 소리'가 창간 정신을 잘 살려, 그야말로 잘 커 나가길 바란다. 자본과 사주로부터 자유로운 신문.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고, 사기치는 개인과 집단이 폭로돼 도태될수 있도록 감시하고 견제하는 신문. 지역 사회에 '시민의 소리'가 있다는 것이 위안이고 다행이 될 수 있을 만큼 그렇게 뻗어 가길 기원한다.

아니 그리하여 '시민의 소리'같은 대안 언론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세상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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