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석연찮은 인력조정’
기아차 ‘석연찮은 인력조정’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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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401명의 사내하청 노동자를 해고했던 기아자동차가 최근 일부 해고노동자를 재고용해 앞뒤가 맞지 않는 인력조정을 강행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12월 31일 수출물량 감소에 따라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며 18개 사내하청업체 가운데 7개업체와 재계약을 포기, 하청업체 소속 401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그러다 불과 4일만인 지난 4일 해고된 401명 가운데 38명의 인원을 '리콜'하는 한편 승합라인의 유휴인력 112명을 소형라인으로 전환배치했다.
또 정규직 50명을 신규채용하고 이 가운데 25명은 비정규직 노동자 가운데서 채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 결성됐던 기아자동차 사내하청 노조는 회사측이 오는 4월 임금 및 단체협상을 앞두고 노조의 요구조건이 될 가능성이 큰 2년이상 근속자의 정규직화 요구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정리해고를 단행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기아차 사내하청 노조 관계자는 "당초 사측에서는 2002년도 물량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홍보를 펼쳤으나 최근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올해 목표 물량이 오히려 1만7천여대가 늘어날 전망이다"며 "결국 캐리어 사태를 통해 드러난 2년이상 장기근속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사전에 막고 사내하청 내의 노조 활동가들을 선별해 정리하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아차 사내하청 노조는 사측에 물량감소를 이유로 해고했던 인원 중 일부를 곧바로 재채용한 점, 올 3월부터 2년 이상 장기근속자가 발생하기 시작한다는 점, 리콜대상자들이 대부분 입사 5∼6개월 미만으로 정규직화의 부담이 없는 인원이라는 점 등을 들어 사측의 정리해고에 의혹을 제기했다.

고재한 사내하청 노조 지부장은 "사측이 곧 닥칠 춘투를 앞두고 최대의 현안이 될 비정규직 의 정규직화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교묘한 방법으로 하청 노동자들을 희생물로 삼은 셈이다"며 "대시민 홍보전을 비롯, 모든 방법을 통해 사측의 의도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끝까지 싸우겠다"는 방침을 밝혀 비정규직을 둘러싼 제2의 캐리어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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