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노동상담소 문닫지 말아주오
가톨릭 노동상담소 문닫지 말아주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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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년동안 광주지역 노동자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가톨릭노동상담소(소장 정향자)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천주교 광주대교구는 올 연말까지 사회사목국 관리하에 있던 가톨릭노동상담소를 정리하고 사회사목상담소로 개편, 한달여동안 내부조정을 거친 뒤 2002년 2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11년 노동자 안식처 '역사 속으로'
가톨릭노동상담소 사회사목상담소로 조정확대
노동관련단체 탄원에 "폐쇄 아닌 개편이다'


그동안 노동문제에 전념했던 노동상담소는 천주교의 계획대로라면 법률, 복지, 여성, 가족 문제 등 상담영역을 대폭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편된다.
또 앞으로 각종 상담예약 등을 담당할 실무자 1∼2명을 두고 각 분야별로 자원봉사 전문 상담인력을 영입해 운영하는 방식으로 바뀔 전망이다.
적은 인원과 예산으로 교회의 기능을 더 넓히기 위해 올해 초부터 추진해왔던 조치라는 것이 광주대교구측의 설명이다.

이 문제를 두고 노동계에서는 "노동상담소 폐지는 우리지역 노동자들의 중요한 버팀목을 없애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노동형제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가톨릭 노동상담소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천주교측에 부탁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과 광주지역 각 노동관련단체 대표들은 지난 11월부터 '가톨릭노동상담소는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작성, 서명한 뒤 광주대교구측에 전달했다.
이들은 "노동상담소가 노동법 상담과 노동교육, 노사갈등 중재역할 등 그동안의 역할이 작지 않았다"며 "노동상담소가 정리되고 사회사목상담소로 개편될 경우 이같은 적극적인 역할이 축소될 우려가 있어 노동상담소를 유지시켜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광주대교구는 이는 상담소를 폐쇄한다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폐쇄가 아니라 확대개편이라고 밝히고 당초 계획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재술 천주교 광주대교구 사회사목국장은 "교회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 영역을 다양화해야 되는데 직원 2명이 노동상담에만 묶여있어 개편을 생각하게 됐다"며 "이 방침이 이미 1년여 전부터 추진돼 일각에서 제기하는 천주교광주대교구 노동조합 설립과는 아무런 연관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확대개편하는 방안의 기본은 수정될 수 없지만 운용방안 등에 대해서는 좋은 안이 있으면 수용할 용의가 있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

교구측의 설명으로는 가톨릭노동상담소의 기능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광주전남지역 노동자들의 따뜻한 자문역을 담당했던 '가톨릭 노동상담소'라는 명칭과 기구는 일단 사라지는 것이어서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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