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에서 '세계'로 발돋움-전남대 정석종총장
'민족'에서 '세계'로 발돋움-전남대 정석종총장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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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정석종총장 인터뷰

내년이면 개교 50주년을 맞는 전남대학교가 용틀임을 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전남대는 지난 반세기동안 호남의 거점대학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지역의 중심대학이었고 역사의 고비마다 제자리를 지켰다. 이제는 요동치는 물굽이를 돌아 '세계대학'으로 웅비할 태세다. '민족'에서 '세계'로 나아가는 길목에 선 전남대 정석종 총장(61)을 만났다.

개교 50주년 빛나는 호남 거점대학
다양한 국제프로그램, 세계체험 제공
교육시설 확충, 110억 공학센터 설립
수천명의 동문을 '취업 홍보대사'로


▲개교 50주년을 축하하는 축전인 모양이다. 2차 합격자지만 사시 15명, 군법무관 1명, 공인회계사 최종 합격자 18명을 배출했다. 역대 최고기록인 걸로 알고 있는데, 우수 신입생 유치에도 좋은 홍보효과가 있을 것 같다.
-그동안 '고시원' 및 '경사원'을 중심으로 교수진의 꾸준한 지도와 지원이 뒤따른 영향이다. 모두 고생들 했다. 우수학생 유치는 대학교의 내실있는 학사운영과 교육인프라 구축 및 사회가 요구하는 방향으로의 개혁을 통한 경쟁력이 확보될 때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대학은 최근 생명과학과 자동차공학분야의 특성화와 함께 기초학문 육성에 심혈을 쏟고 있다.

▲구체적으로 올 신입생 및 우수학생 유치전략으로 어떤 메리트가 있는가. 지역인재의 역외유출도 심각한데.
-세계 유수대학과 폭넓은 교류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해외에서 수학할 기회를 찾는다면 우리학교를 찾으면 된다.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교육시설 확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110억원 규모의 교육공학센터가 2004년께 완공돼 지역정보센터구실을 하게 될 것이다.
우수인재의 역외유출은 정말 심각한 문제다. 최근 전국 지방대학과 함께 자금지원을 포함해서 '지방대학 인재 할당'을 요구하는 내용의 법안을 입법청원했다. 지방의 돈 5조원 이상이 매년 서울로 유학간 학생들 때문에 유출되고 있다. 고교, 학부모, 지역사회에 우수인재를 우리학교에 보내 주실 것을 요청하고 협조를 구한다.

▲전남대의 경쟁력은 어느정도 수준이라고 보는가. 교수 연구실적 등 여러가지 기준으로 측정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연구실적으로 본 교수경쟁력은 서울대 다음으로 지방국립대 1위를 다투고 있다. 다만 대우가 안 좋아 장기성이 없다는게 문제다. 기성회비 예산이 부족해서 경북대보다 연봉 4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연구센터 유치도 뛰어난 실적을 보이고 있는데, 교육여건이 개선되면 훨씬 우수해질 것이다. 특히, 생명과학분야 경쟁력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향상되고 있다. 생명공학분야와 함께 화학공학분야, 정보통신분야, 문화예술분야 등 4개 분야의 특성화를 추진해 지역문화산업의 활성화및 국가경쟁력을 제고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학생들 취업현황은 어떤가.
-국립대라 등록금이 싸지만 취업률이 문제다. 그래도 올해 졸업생 10월말 현재 취업률은 62.6%로 매년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 대책으로는 수천명의 동문들을 취업 홍보대사로 임명하고 있기도 하다. 기업체가 요구하는 인재양성을 위해 교과과정을 설정운영하고 현장실습 등 학교교육의 현장화 및 특화교육을 강화해나갈 것이다.

▲전남대의 발전비전은 어디다 맞추고 있나. 연구중심대학인가. 교육중심대학인가.
-같이 가야한다. 공대, 농대, 의대는 연구중심대학으로 맞추고 있지만 기초학문분야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고 있다. 장기비전은 새로운 21세기를 맞이하여 '세계로 열린 지식공동체실현'이다. 이를 위해 우수교원확보를 위한 특별공개채용제도,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ISO인증을 통한 고품질교육과 행정서비스제공, 졸업인증제, 연구력확보, 정보전략회의 운영 등을 학교차원에서 실시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국제교류확대를 위해 많은 대학과 자매결연하고 있으며 학생들을 상호파견하고 있다. 특히, 영호남학생교류는 국내 대학간 교류에서 가장 선진적이고 모범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담양으로의 대학교 이전이나 제2캠퍼스 확보 등 얘기들이 나돌고 있는데.
-광주 평동의 포사격장도 알아보고 담양 대전면 군부대 포사격장부지도 알아본 건 사실이다. 담양의 경우 98만평으로 군이 민간인한테 조차해서 사용해 왔는데, 군부대가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원주민한테 돌려줘야 한다. 다만 공공기관이 특수용도로 쓸 경우 우선권을 주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발전기금도 바닥상태고 돈이 없어 아직은 꿈에 불과하다.

▲공약으로 1,000억원의 발전기금을 조성하겠다고 했는데, 현재 어느정도 모였나. 공개할 수는 없는가.
-발전기금은 현재 130억원정도 된다. 부산대나 경북대의 경우 1,000억원을 넘겼기 때문에 10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전북대도 260억원으로 알고 있다. 발전기금이 중요한데 지역사회도 동문들도 방관하고 있다. 동문들도 '등록금 한번 더내기'운동을 하고 지역민과 기업들도 동참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최근 교수평의원회의 '조사권'문제로 갈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평의원회위상정립을 위한 연구팀까지 꾸려지고 '학내민주주의의 위기'로 진단하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우리대학 평의원회는 학내민주화에 큰 획을 그은 명실상부한 대의기구다. 이번 문제는 전남대가 평의원회규정을 최초로 공포한 대학이 될 수 있도록 규정을 정비하면서 비롯됐다. 문제가 되는 '조사권'은 어차피 '사실확인'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 표현만 바꾸면 될 것이다. 이 조항만 바꾸면 무리가 없을 것이고 실질적 조사권한은 부여할 것이다. '조사권'을 명문화하려면 우선 상위법인 학칙부터 바꿔야 한다.

▲교수사회가 닫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른바 '동종교배'의 문제점이다. 전남대도 학부출신 교수비율이 50%를 넘는데다, 특히 국정감사에서는 교수 불공정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공정성 제고방안은 없나.
-일부학과의 문제가 침소봉대된 것이다. 다른 대학이 벤치마킹할 정도라고 자부한다. 앞으로도 공정성과 객관성을 제고하기 위해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연구실적평가에서 객관도를 높일 수 있는 평가분야를 확대하고, 인용력 영향지수 등 평가척도를 세분화해 계량화할 것이다.

▲'민족'전대로서 과연 '민주,인권'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담고 학문적으로 연구해 이를 정립할 수 있는 교과목이나 연구센터 등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성급하게 할 일이 아니다. 5·18은 이제 학문적으로 성숙해야 한다. 보상받는데 신경쓰는 것보다는 이제 정신계승과 승화에 신경써야 한다. 5·18연구소는 집요하게 키울 계획이다. 다만, 현재는 전담교수나 교과목을 두려해도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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