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로 오세요 - 조선대 양형일 총장
우리 학교로 오세요 - 조선대 양형일 총장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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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대학과 지역의 미래.
인재양성의 요람, 대학이야말로 지역의 활로와 직결되는 것이 아닐까.
입시철을 맞은 대학의 신입생 유치전략과 함께 지역대학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총장 인터뷰를 싣는다. 첫 번째로 조선대 양형일 총장에게 듣는다.<편집자주>


조선대 양형일 총장 인터뷰


지난 99년 11월 '40대 젊은 총장'으로 기대를 모으며 제11대 조선대 총장으로 취임한 양형일 총장(50)에 대한 지역사회의 기대는 컸다. '지역대학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는 말처럼 대학에 거는 기대만큼 이를 이끌어가는 총장의 역할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양 총장 취임이후 조선대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고 신입생 입시경쟁률도 상승세를 기록한 것은 '젊은 총장' 특유의 리더십과 무슨 연관이 있는 걸까. 학내일각에서는 독단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는 가운데 '총장 흔들기'라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총장 취임 2주년과 함께 입시철을 맞아 신입생 '모셔오기'에 분주한 조선대 양형일 총장을 만났다.


▲ 올해 수시 2학기 모집에서 경쟁률 5.2대1을 기록, 광주전남지역에서 최고다. 비결은.

-호남권 뿐만아니라 전국적으로도 높은 경쟁률이다. 특히 2000학년도부터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고 질적으로도 점수대가 높아졌다.

잘 아시다시피 80년대말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학이 안고 있는 우여곡절로 인해 이미지 실추 등 조건이 좋지 않았지만 그 뒤 짧은 시간에 (이미지를)회복, 지역굴지의 대학으로 성장했다고 자부한다. 이는 조선대 구성원 모두가 함께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의 결과라고 본다.

▲ 질적으로도 상승세라고 했는데 실질적으로 이른바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오고 지속되느냐가 과제라고 보는데.

-지역인재의 역외유출을 막고 역내에서 교육적 기반을 통해 육성하는 것은 지역의 미래와도 직결되는 문제다. 이를위해 호남사학의 중심대학으로서 조선대의 역할이 막중하다는 생각이다.

학생들과 학부모들도 간판보다는 전공 선호도가 높아졌으며 그 기준은 교육인프라와 취업 등인데 조선대는 그동안 특성화, 산학협력, 첨단교육환경조성 등 3대 경영전략을 중심으로 착실히 기반을 닦고 있다.

"대학은 제2의 자기발견의 장
잠재력있는 신입생 모십니다"


대학경쟁력 확보차원 투자는 불가피
리더십 둘러싼 비판은 민주화 반증

지역현안 언급회피 대학발전 위한 것
임기 충실 2년후 총장 재선 도전안해


▲ 구체적인 내용과 성과는.

-우선 특성화를 위해 레이져, 정보통신, 단백질소재 중심의 생명공학, 산업디자인, 국제화 등 5개 분야를 집중 투자하고 있다.

산학협력은 대학연구력의 산업체 경영지원측면도 있지만 학생들이 현장체험교육을 보장하고 취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연계에 주력하고 있다.

첨단교육환경시설은 강의실내부에서부터 캠퍼스 외관을 정비했으며 도서관과 기숙사 등 교육시설을 빠른 속도로 추진하고 있다. 도 교육인프라의 핵심인 우수한 교수요원확보에 주력, 전국어느 대학에도 뒤지지 않는 교원확보율을 자랑하고 있다.

▲ 조선대의 인터넷 홈페이지(www.chosun.ac.kr)를 열면 '개성을 중시하는 창조적 인재양성'이란 문구가 처음 뜬다. 조선대의 교육목표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를위해 어떤 학생들이 들어왔으면 좋겠는가.

-교육이념이 개성교육, 생산교육, 영재(장학)교육이다. 대학교육은 제2의 자기발견이며 제2의 자기개발이다. 자기 잠재력을 인식하지 못한 학생들이 무한한 자신의 가능성을 깨닫고 스스로 변화하도록 하는 것이 대학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학생이 들어와야 한다기보다는 자기개발과 자기발견의 동기를 부여하는 대학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말로 대신하고 싶다.

다만 도서지역과 농어촌지역, 도시근로자 계층 등 자기개발의지가 있어도 가정환경이나 학비 때문에 고민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조선대는 장학금 제도 등이 풍부하기 때문에 항상 문호가 열려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이미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에게도 지방대학이라고 소외감을 느낄 것이 아니라 무한한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역량을 키워나가는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학생들이 되길 바란다.

▲ 지역의 위기는 지방대학의 위기와 직결된다고 한다. 최근 지방대학 총장들이 정부를 상대로 특별법 제정운동 등을 전개했는데.

-김대중 대통령도 수차례 지방대학 육성의지를 밝혔다. 대학총장들도 나서서 지방대학특별법 제정운동을 펼쳐왔다. 그러나 아직 미미한 단계이고 딜레마에 빠져있다.

개인적으로는 영남지역 대학총장들이 정부를 상대로 무리한 요구를 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바로 정부주관 등용시험에 지역할당제요구와 정부일반회계 5%(약 5조원)의 지방대학 재정지원을 요구했는데 지역할당제는 위헌소지가 있고, 5%는 지나치게 많다. 1%정도면 몰라도...

현실적으로는 교육정책적 측면, 즉 정보통신분야에서 프로젝트나 인력수요 등이 있을 때 지방대학을 배려한다든지, 재정지원도 현실가능한 수준에서 요구해야 한다.

▲ 요구만 할게 아니라 자체적으로 해야할 몫도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그렇다. 스스로 일어서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아직도 기성세대는 학맥을 무시하지 못하니 서울소재 대학을 선호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대학간 격차가 거의 없어졌다. 조선대는 그렇다고 자부한다. 지역생산성은 대학의 경쟁력과 함수관계에 있다. 지역대학을 키워야 지역이 산다는 것을 스스로 실천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싶다.

▲ 지난 99년 11월 총장에 취임했으니 이제 2년을 막 넘겼다. 그동안 학교운영에 대해 교수협의회 등에서 독단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차기 총장 선거를 염두에 둔 '총장 흔들기'란 반박이 엇갈리고 있다. 어떻게 봐야 할까.

-조선대는 그동안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했다. 그중에서도 교수와 시설 확충 등 교육인프라를 보완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대학의 경쟁력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우유부단하면 안된다. 스피드하고 강력하게 이를 추진해 온 것이 사실인데 그러다보니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분명히 할 것은 전국 193개 4년제 대학중에 조선대만큼 절차와 기구 등에서 민주화가 된 대학이 있느냐. 교수협의회, 노동조합, 총학생회, 동창회 등이 각자 제목소리를 마음껏 내고 있고 다른 대학에는 없는 대자협이라는 기구도 있다. 최근에는 교수노조 위원장도 우리대학에서 나왔다.

과거에는 권위주의적인 시대도 있었지만 지금은 민주화가 되다보니까 비판의 소리도 나온다고 보고 총장으로서 그동안 겸허하게 수용하려고 노력했다.

▲ 그럼 총장 재임 2년간을 평가한다면.

-평가는 시간의 몫이며, 학내구성원들의 몫이라고 본다. 다만 스스로는 2년동안 절대로 게으름 피우지 않았다는 점과 대학이 지역민들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갔다는 점은 말하고 싶다.

▲ 총장취임이전에는 언론에 기고도 많이 하고 현안에 대한 코멘트도 많이 했는데 일절하지 않는 이유는.

- 총장취임이후 내 판단기준은 과연 대학에 무엇이 도움이 되느냐였다. 그 답이 코멘트 사절이었다. 물론 답답했다. 그러나 총장은 대학에만 전념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며 총장은 대학의 이미지와도 직결되는데 개인적 입장이 대학의 입장이 될 가능성이 많고 무엇보다 특정사안에 대해 언급하면 찬반이 있기 마련인데 반대하는 이들은 적이되니 간접적으로라도 대학에 불이익이 올 것을 걱정했다.

▲ 12월 법인 이사회를 개편한다는데 총장으로서 역할은.

-수동적이다. 법인에서 요청하면 개편이 대학의 안정을 저해하지 않은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학교기구의 의견을 들어 적절하게 표명하겠지만 일부러 나서서 밝힐 상황은 아니다. 임시이사체제를 극복하고 정이사체제로 가면 좋겠지만 그것은 대학의 경영주체가 정해진다는 의미인데 지역민의 공감과 사회 경제적 요건이 충족이 전제돼야할 문제로 간단치 않은 문제라고 본다.

▲ 임기가 2년 남았는데 총장 재선에 도전하나.

-2년후에 그만둘 생각이다. 대학화합에 도움이 안될 것 같다. 4년도 짧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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