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매일 폐업을 보는 '엇갈린 시각'
광주매일 폐업을 보는 '엇갈린 시각'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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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매일의 폐업을 바라보는 언론계 주변의 시각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모기업의 부도나 정치권의 외압도 아닌 경영상의 이유로 언론사가 문을 닫는 초유의 사태에 대해 노동계는 즉각 반발을, 언론관련 시민단체는 조심스런 목소리로 '언론 개혁'이라는 대전제를 주목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언론계 주변에서는 '사측의 용도폐기론'에 대한 지적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그동안 지방언론이 언론 본연의 기능에 얼마나 충실했느냐에 대한 회의와 10개가 넘는 광주지역 언론사의 난립구조에 대해 '이번 기회에…'라는 시각이 만만찮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문순)은 광주매일 폐업신고 당일인 지난 26일 성명서를 통해 "광주매일신문사의 폐업조치는 부도덕한 기업의 언론에 대한 용도폐기"라고 규정하며 전국 2만 언론노동자와 함께 끝까지 연대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기자협회도 이날 '광주매일의 폐업은 명분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노조의 파업에 지지를 보냈다.



언론노동계,"용도 폐기론"
부도덕한 모기업
'궁색한' 명분 들어
노동자 거리 내몰아


이에 비해 언론관련 시민단체들은 언론개혁이라는 시각으로 이번 사태를 바라보며 노조측과 약간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광주전남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의장 임동욱)은 노조의 파업과 사측의 폐업방침이 일고 있던 지난 22일 이 지역 시민단체로서는 유일하게 성명서를 발표했다.

민언련은 "사측의 폐업방침은 모기업의 총알받이 역할이 다했다고 수많은 언론노동자를 거리로 내모는 우매한 결단"이라고 비판한 뒤 "노조측도 문 닫으면 우리끼리라도 하겠다는 발상은 버려야 한다. 또 다시 이런 신문을 만들겠다고 한다면 이 또한 엄청난 저항에 부딪치게 될 것임을 주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6일 광주시 서구청이 주최한 서구사랑방 아카데미 언론강연을 위해 광주를 찾았던 김주언 언론개혁시민연대집행위원장도 광주매일의 폐업에 대해서는 사주의 반언론적 태도를 지적하면서도 노조측의 향후 투쟁방향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당초 창간 목적이 언론개혁이지도 않고, 지역민의 큰 신뢰나 지지 속에 성장한 신문도 아닌 바에야 지방신문은 모기업의 방패막이 또는 지방권력의 하나에 불과한 것 아니냐. 언론개혁의 잣대를 대지 않더라도 시장의 자율경쟁 원리에 따라 능력 없는 회사가 문을 닫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언론시민단체,"언론 개혁"
본래 기능 충실했나,
신문사 난립 구조에
"이번 기회에..."


김위원장은 또 노조측의 '독립 언론의 새 길을 닦을 것'이라는 방침에 대해서도 "한국경제구조상 특히 시장이 좁은 지역에서 모기업으로부터 분리된 채 독립언론을 세운다는 것은 쉬운문제가 결코 아니다"며 "만일 기자들의 힘으로 새로운 언론사를 만들더라도 또 다른 모기업을 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이는 결국 지방언론사의 숫적인 추가 그 이상의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신문사 숫자 추가문제를 뛰어넘어 언론본연의 사명을 다할 수 있는 신문을 만들려고 하는 의지에 대한 물음과 그에대한 주문이었다. 신문사들의 언론개혁 의지와 기자들의 끊임없는 편집권 독립을 이뤄내려는 노력이 상시적으로 이뤄질 때만이 존재 의미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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