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광주를 바꾼다
월드컵이 광주를 바꾼다
  • 이광재 기자
  • 승인 2001.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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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포지엄]'월드컵이 광주를 바꾼다'

월드컵문화시민운동 광주광역시협의회가 지난 11일 '월드컵이 광주를 바꾼다'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 2002 월드컵을 계기로 선진 시민의식과 문화수준을 내·외국인들에게 보여줄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심포지엄의 발제문을 요약해 싣는다. /편집자주

■ 외국인이 본 문화시민의식 제고방안-미즈노 슌폐이(전남대 교수)

쓰레기 종량제 자리양보 '미덕'...'교통질서 내가 먼저' 확산을

광주시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인용하면서 광주 시만 의식의 장단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여기서는 광주광역시가 주관하여 사단법인 광주사회조사연구소가 실시한 '시민의식종합조사 및 정책연구'(민주 시민의식 고취와 지역 이미지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한 종합조사 및 정책 연구)를 인용했다.

먼저 광주에서 가장 질서가 안 지켜지는 분야는 65.2%가 교통질서라고 응답하여 세 사람 가운데 두 사람이 교통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쓰레기 버리는 것, 민주시민의식, 주인의식, 주변 환경보호 등이 있었다.

광주시민의 교통질서 수준에 대해서는 65.8%가 낮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질서 수준이 높다고 평가한 사람은 11.8%에 지나지 않았다.

광주 시민이 주로 이용하는 교통 수단은 시내 버스가 55.8%, 자가용이 43.0%로 나타났다. 자전거라는 응답은 1.3%에 지나지 않았다.

쓰레기 처리와 관련, 응답자의 대부분인 92.0%가 집안에서 나오는 생활 쓰레기를 항상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리고 있다. 분리수거는 응답자의 대부분이 재활용을 위해 분리수거를 한다고 응답했다.

광주 시민의 생활 질서 의식에 대한 조사 을 살펴보았던 결과 대중 교통 이용, 쓰레기 종량제, 친절 의식(민주 시민 의식)에 대해서는 높은 평가가 나타났다. 특히 쓰레기 종량제는 일본에서도 부분적으로밖에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제도이며 대중 교통 시설 내에서의 자리 양보도 일본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든 미풍양속인 만큼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하겠다.

반면에 이미 여러 조사에서 지적한 사실이지만 교통 질서는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자신이 교통질서를 잘 지키고 있는데 남이 안 지키고 있다"는 응답이 많았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앞으로 적극적인 홍보와 계도가 필요하겠지만 질서나 규칙은 남이 나를 위해 지키는 것이 아니고 내가 남을 위해 지킨다는 주인 의식이 확산할 때 비로소 교통 질서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 월드컵 문화행사의 성공을 위하여-백형모(전남매일 문화체육팀장)

행사기간 훨씬 전부터 캐릭터 프로그램 시민에 알려라

금강기획은 오는 11월 월드컵 광주경기장 준공 기념 문화행사를 비롯해 월드컵 광주 경기 관련 문화행사를 모두 맡게 됐다.

금강기획이 광주 월드컵 문화행사를 기획하면서 광주를 바라본 상징적 이미지는 세가지다.

첫째는 ‘빛고을’의‘빛’이 주는 이미지를 담은 빛과 생명의 도시이고, 5월광주항쟁 정신을 담은‘민주인본의 도시’이미지, 그리고 예향 이미지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빛고을’의 이미지에 중점을 두고‘광주의 빛’을 이념적, 실제적으로 접근, 개막제를‘동방의 빛’행사로 명명 기획했다.

광주시는 당초 18억원을 월드컵 문화행사로 예상했다. 그러나 정부에서 10개 개최도시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20억원의 국비를 일괄 지원키로 결정, 이에 따라 광주월드컵 문화행사도 40억에 이를 전망이다. 이러한 엄청난 액수에 해당하는 금강기획의 아이디어를 보완하는 실행적 제안을 해 보고자 한다.

먼저, 듣도 보도 못한‘빛돌이’란 캐릭터가 등장하는 이유와 과정을 시민들이 빨리 이해토록해야 할 것이다. ‘동방의 빛’의 구체적 프로그램은 2002년 6월1일 밤 9시부터 금남로에서 펼쳐진다. 레이저와 다양한 조명장치, 금남로 좌우의 옥상에서 스카이 트렉커를 이용해 도심을 비추는 빛의 파노라마 등이 전개된다.

그러나 빛고을’의 이미지를 개막식 행사에 한정한 것은 작위적 인상을 주고 있다. 문제는 대안이 아니라 보다 광범위하고 다양한 시각을 인정하는가의 문제다.

또 금강기획의 아이디어 중에 눈길을 끄는 부분 중 하나가 예술의 거리, 상무지구 등 다양한 공간들에서 월드컵 기간 중 상시적으로 여러 가지 행사를 치러낼 계획이라는 점이다. 거기에는 또한 광주·전남의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어서 더욱 반갑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이것을 행사기간 전부터 상설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행사 기간 중 한달 동안 이 행사를 치르는 것은 그야말로 월드컵만을 위한 일회적 소모적 행사에 그치고 말 우려를 준다.

■ 월드컵을 통한 관광 진흥 대책 - 임경인(광주대학교 관광과 교수)

'월드컵후에는 국제도시로' 장기적 차원 사업추진하라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는 침체상태에 빠져있는 국내 경기를 부활 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한국의 위상과 광주의 국제적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다. 수많은 내외국인들이 광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광주시의 관광관련 준비정도는 미약하다.

2001년 4월 현재 광주지역 여행업체는 국내 전체 여행업체수가 217개소인데 비해 전국의 3.1%에 불과하다. 광주시의 숙박업도 업체수와 객실수에서 전국대비 각각 2.3%, 1.2%로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특히 관광호텔의 경우를 보면 광주ㆍ전남지역에 특 1등급호텔이 1개업체도 없는 현실이고, 이를 기반으로 외국관광객의 유치를 기대하기란 어려운 실정이다.

관광편의시설업은 2000년 6월말 현재 전국적으로 773개업체가 지정되어 있는데, 관광식당업은 총 421개 업소 중 광주에 36개 업체가 있으나, 관광사진업의 경우 전국 46개업체 중 광주에는 한곳도 없다. 이밖에 국제회의를 치를만한 시설과 장소 역시 전국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과 같은 열악한 관광기반시설로 월드컵이라는 국제행사를 치러낼 수는 없다. 따라서 월드컵 자체에 대한 시설투자 이외에 특히 관광과 관련하여 숙박, 안내체계(여행업, 교통 및 관광안내표지판, 인적자원확보), 홍보, 항공, 컨벤션, 시민의식, 외식산업, 기타(도시외관, 쇼핑센타) 분야에서의 시급한 대책들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이러한 대책들은 월드컵이 끝난 뒤의 대비책까지 고려된 중장기적인 계획속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또한 이미 계획이 수립되어 추진중인 관광사업들과 중복을 피하는 방향으로 관련사업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며, 월드컵만을 위한 단기적 시각에서의 사업보다는 광주가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장기적인 사업들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월드컵은 체육시설을 비롯한 국가 기간시설의 정비 및 대회 준비와 운영에 따른 필수적인 고용창출 효과 이외에도 국제 사회에서의 정치, 외교적 위상제고, 그리고 나아가 국제 경쟁력 강화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칠 다시 없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정리 박광우, 이광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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